포춘으로 읽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
캐럴 루미스 엮음, 박영준 옮김 / 비즈니스맵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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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춘으로 읽는 워런 버핏의 투자 철학

Tap Dancing to Work in 2012, 2013

- 엮은이: 캐럴 루미스 Carol J. Loomis

- 옮긴이: 박영준

- 출판사: 비즈니스맵/ 2022-01/ 649/ \26,000


원서 제목이 재미있습니다. 버핏이 출근하는 행복한 마음을 표현한 말이 바로 탭 댄스 추러가는 기분이라고 했거든요.


미국의 유력 경제지, <포춘>에서 1966년부터 2013년까지 워런 버핏에 대해 쓴 기사를 정리해서 엮은 책입니다. 엮은이 캐럴 루미스는 35년 동안 버핏이 작성한 버크셔의 주주서한을 편집한 분으로 게재된 기사에 대한 추가 정보 및 요약해서 독자의 이해력을 높여줍니다. 그래서 649쪽이나 되는 책이지만 술술 잘 읽힙니다.


직접 쓴 책이 없는 버핏의 투자 철학을 배우기에는 매년 버크셔 주주들에게 보내는 주주서한과 주총에서 주주들에 질문에 답하는 글을 최고로 칠 수 있습니다. 또한 버핏의 생생한 가르침은 생각보다 많은 버핏의 강연과 인터뷰 그리고 언론 기사에서도 얻을 수 있습니다.


전자는 에프엔미디어 등의 출판사에서 많은 양서를 출간해줬고 후자는 상대적으로 만나기 어려웠고 주로 다른 책에서 인용문으로 만났던 것 같습니다. (9년 전 기사까지 다루어 아쉬움은 있지만)후자에 속하는 이 책을 번역본으로 읽을 수 있어서 무척 고맙게 생각합니다.


책에서 두고두고 읽고 싶었던 글을 옮기는 형식으로 워런 버핏과의 가르침을 정리해봅니다.


주식투자자에게 유리했던 시장 - 1946~1966

다음 3가지 시대적 상황 속에서 진정한 풍요로움을 느꼈다.

1. 평균 금리를 훨씬 뛰어넘는 기업 수익률의 수혜자가 됐다.

2. 그 수익의 상당 부분이 다른 시장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운 높은 비율로 해당 기업에 재투자됐다.

3. 이 두가지 혜택이 널리 입소문을 타면서 주식 자본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높아졌다.


다시 말해 투자자들은 12%의 수익뿐만 아니라 주식 가치 상승이라는 보너스를 받은 것이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946년 장부가의 평균 133%에서 1966년에는 220%로 상승했다. 투자자들은 이런 주가 인상의 과정을 통해 해당 기업의 경영 실적을 능가하는 수익을 달성할 수 있었다.

-> 시장이 활황세에 접어들면 시장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시장 배수를 더해주면서 상승에 상승을 더하게 됩니다. 그리고 버블을 만들게 되고 버블이 터질 때까지 오르겠지요.


미래 투자수익을 결정하는 3가지 변수

주식의 장부가와 시장과의 관계, 세율, 물가상승률


시장은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는다

그레이엄과 버핏이 모든 면에서 의견이 일치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공통점은 값이 저렴하면서도 시간이 흐른 뒤에 반드시 수익이 날 수 있는 자산을 사들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냉정한 판단과 엄청난 노력이 필요하다.


시장은 신()과 같이 스스로 돕는 사람을 돕습니다. 하지만 시장이 신과 다른 점은 자기기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을 절대 용서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대중에서 벗어나라

대중적이지 않다는 말이 옳지 않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연못이 오히려 고기를 낚기에는 훨씬 좋아요. 월스트리트 사람들이 모두 훌륭한 투자처라고 동의하는 곳에는 비싼 가격을 치러야 합니다.


대중의 도박 성향을 부추기는 유혹

대중의 도박 성향을 부추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막대한 보상과 낮은 진입 비용(실제 성공 확률이 아무리 떨어진다고 해도)입니다. 라스베이가스의 카지노들이 대형 잭 팟이 터졌다고 떠들썩하게 광고를 하고, 미국의 여러 주가 큰 상금이 걸린 복권을 발행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성공하는 사람의 가장 큰 특성은 합리적인 사람

멍거가 작년(1987) 로스앤젤레스에서 개최된 어느 파티에 참석했을 때, 함께 자리했던 어떤 사람이 그에게 단적으로 물었다.

: 당신에게 이토록 엄청난 성공을 가져다준 본인의 특성을 하나만 든다면 무엇일까요?

- 그토록 멋진 질문이 또 있을까요? 그래서 나는 질문한 사람을 한참 바라봤습니다. 그리고..

: 나는 합리적입니다. 바로 그게 대답이에요. 나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거죠.


엄격한 경영자, 워런 버핏

버핏은 어느 자회사가 '인력 절감'을 위해 컴퓨터를 도입하고도 오히려 회계 부서의 인력을 16.5명에서 22.5명으로 늘린 일로 경영진을 크게 나무란 적이 있다. 그는 평소 느긋한 스타일로 조직을 관리하는 편이지만, 그 숫자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기 때문에 화를 낸 것이다.

비즈니스의 실적이 좋든 나쁘든 회사마다 적정 규모의 인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버핏은 불필요한 비용을 낭비하는 조직이나 이를 방치하는 경영진을 참지 못한다.


나는 어떤 회사가 비용 절감 프로그램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접할 때마다 그 회사가 비용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요. 비용이란 그렇게 하루 아침에 줄일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훌륭한 경영자는 어느 날 아침 자리에서 일어나서 '오늘부터 비용을 줄여야겠어'라고 느닷없이 말하지 않습니다. 지금부터 숨쉬기를 연습해야겠다고 마음먹는 일과 무엇이 다를까요?


투자 기회

훌륭한 회사가 이례적인 환경에 놓임으로써 주식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을 때 훌륭한 투자의 기회가 찾아온다. 자산을 매입하기 가장 좋은 시기는 자금을 조달하기 가장 어려운 때다.

-> 2022 10, 지금이 투자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는 뜻이죠?^^


투자에 있어 IQ

투자자가 로켓 과학자일 필요는 없습니다. 투자란 IQ 160 IQ 130을 이기는 게임이 아닙니다. 우수한 두뇌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두뇌를 사용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수많은 사람이 눈앞의 욕심과 공포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는 상황에서 합리성은 가장 중요한 경쟁우위 요소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합리성입니다. 나는 IQ나 재능이 모터의 마력(馬力)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해 모터가 발휘하는 출력(즉 효율적인 작동 능력)은 결국 합리성에 달린 겁니다. 세상에는 400마력의 모터를 이용해서 100마력의 출력밖에 얻어내지 못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보다는 200마력 성능의 모터로 200마력의 출력을 얻어내는 편이 훨씬 낫지요.


능력범위

그동안 저희가 성공적으로 투자를 집행할 수 있었던 비결은 2M짜리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는 능력을 개발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가 쉽게 극복 가능한 30CM의 장애물을 찾아내는 일에 역량을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금융자산의 가치평가

금융자산의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 마법같은 기술은 없습니다. 금융자산이란 지금 돈을 투입해서 사들인 물건을 미래에 팔아 돈을 회수하는 형태의 자산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모든 금융자산의 적정 판매가는, 해당 자산을 통해 세상 마지막 날까지 벌어들일 수 있는 모든 금액을 단일 이자율을 적용해서 현재 기준으로 할인한 가격일 겁니다.

여기에는 어떤 리스크 프리미엄도 있을 수 없습니다. 지금과 영원 사이에서 이 '채권'의 이자교환 쿠폰에 어떤 금액이 찍힐지 우리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1974년이든 1998년이든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만일 이 방법을 사용할 여건이 되지 못하면, 나는 주식을 사지 않고 기다립니다.


투자의 정의

투자는 오늘 돈을 투입하고 미래에 더 많은 돈을 회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더 많은 돈이라는 것은 인플레이션을 고려한 실질 수익을 의미합니다.


금리

금리는 마치 물질에 작용하는 중력처럼 재무적 가치를 아래로 끌어내립니다. 금리가 오를수록 아래로 당기는 힘은 더욱 커집니다. 그 이유는 어떤 형태의 투자에 있어서든 투자자에게 돌아갈 수익은 그가 정부의 국채를 사들여 얻을 수 있는 무위험 이자율(risk-free rate)과 직접적으로 연관되기 때문입니다.


만일 국채 이자율이 오른다면 다른 모든 형태의 투자 수익은 반드시 하향 조정됩니다. 다시 말해 이자율이 상승한 만큼 수익에 대한 기대치가 하락한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이자율이 떨어지면 다른 투자 수익은 상승하게 됩니다.


투자 심리

일단 시장이 상승 국면으로 접어들고 모든 사람이 어떤 시스템을 통해서든 돈을 벌게 되면, 대중은 너도나도 그 게임에 몰려들기 마련입니다. 그들이 투자에 뛰어드는 것은 금리에 반응해서가 아니라 주식을 사지 않는 게 실수처럼 느껴진다는 단순한 사실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시장의 움직임을 견인하는 기본 요인 위에 '나도 빠질 수 없지'라는 투자 심리가 더해지는 겁니다.


투자의 핵심

투자의 핵심은 특정 산업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지, 또는 그 산업이 얼마나 성장할지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기업의 경쟁우위를 간파하고 그 장점이 얼마나 오래 지속될 것인가를 예측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경쟁사가 서비스나 제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주변에 해자를 설치해서 경쟁우위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기업만이 투자자들에게 보상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겁니다.


주가 하락에 대한 생각

저는 삶이 끝나는 날까지 햄버거를 사 먹으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햄버거값이 내리면 '할렐루야 합장'을 부르고, 값이 오르면 모두가 슬퍼합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삶을 살아가며 모든 물건을 구매할 때 바로 그런 태도를 보일 겁니다.


그러나 주식에 대해서만은 그렇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주가가 내려서 자신이 소유한 돈으로 더 많은 주식을 구입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정작 주식을 외면합니다.


장기적인 예측은 쉽다

저에게는 다음 6개월, 다음 해, 또는 다음 2년 동안 주가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희미한 단서마저 없습니다. 그렇지만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 어떤 일이 생길지 예상하기는 매우 쉽습니다.


벤저민 그레이엄은 그 이유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주식시장은 단기적으로 일종의 투표 집계기의 기능을 수행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체중계의 역할을 한다.' 공포와 탐욕은 사람들이 주식에 대해 투표할 때 중요한 몫을 담당해도 저울 위에서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합니다.


한물간 사람, 워런 버핏

워런 버핏은 우리에게 '미안하다'고 말해야 할 것이다. 어떻게 반도체, 무선, D, 케이블, 생명공학 같은 혁명을 놓칠 수 있단 말인가?

- 해리 뉴턴, '테크놀로지 인베스터' 편집장, 2000년 초 기사

: 세간에서 당신을 한물간 사람으로 취급하는데도 상처를 받지 않나요?

- 앤드류 서워, '포춘' 편집장

: 그런 건 아무 상관 없습니다. 독립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지 못하면 투자에서 성공하지 못해요. 사람들의 동의 여부에 따라 내가 옳고 그름이 결정되는 게 아닙니다. 오직 사실과 이성만이 내가 옳음을 증명하는 거예요. 결국에는 그것밖에 없어요. 나의 사실과 이성이 옳았을 때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는 거죠.

- 2000년 초 우리나라 어느 신문에서는, 버핏을 일컬어 새대가리라는 표현을 쓰면서 비아냥거린 자도 있었습니다.


남들과 다르게 하라

내가 항상 하는 말은 남들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부리고, 욕심을 부릴 때 두려워하라는 겁니다. 물론 보통 투자자들에게 그 정도까지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이 욕심을 부릴 때 같이 욕심을 부리거나 두려워할 때 같이 두려워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적어도 그런 현상에서 벗어나려고 노력을 해야 합니다.


금과 채권 두 가지 투자 대상은 과거 투자자들의 두려움이 절정에 달했을 때 엄청난 인기를 끌었습니다. 경제적 붕괴에 대한 공포틑 개인 투자자들을 미국의 국채 같은 화폐 기반 자산으로 끌어들였으며, 통화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는 투자자들을 금처럼 무익한 자산으로 유도했습니다.


우리는 2008년 말 '현금이 제일이다'라는 말을 들었지만, 사실상 그때야말로 현금을 꽁꽁 숨기기보다 과감히 방출해야 했던 시기였습니다. 1980년대 초에는 '현금은 쓰레기다'라는 말이 유행했지만, 우리의 기억으로는 고정 달러 상품이야말로 당시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였습니다.


그런 일이 벌어질 때마다 군중의 호응이 필요했던 투자자들은 마음의 편안함을 얻는 대신 비싼 대가를 치렀습니다.


제가 선호하는 투자 대상은 기업이든, 농장이든, 부동산이든 무언가 생산적인 형태의 자산입니다. 이런 종류의 자산들은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시기에도 투자자들이 구매력을 유지해줄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동시에 새로운 자본 투자에 대한 요건도 매우 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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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를 포함한 대부분의 주식투자자들은 하염없이 빠지는 시장으로부터 받는 피로도가 막바지에 다다른 느낌입니다. 한참 더 빠져야한다는 의견도 들리지만 저는 바닥은 벌써 지났고 지하실을 파고 있다고 보거든요. 바닥은 가치로 따졌을 때 주가가 더 빠질 게 없는 구간이고 지하실은 주가가 가치 아래에 있으므로 지나치게 빠졌다는 뜻입니다.


제 관점에서 그렇고 또한 개별 종목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가치에 비해 비싼 주식도 있으므로 무조건 매수해도 된다거나 물려있는 주식을 들고 버텨도 된다는 의미도 아닙니다.


저는 지금처럼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는 시장을 멀리하고 책을 읽으면서 버틸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좋은 책은 많이 있지만 올해 출간된 이 책 역시 위로받고 배움도 얻고 용기까지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일독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버핏 영감님, 저에게 더 버틸 힘을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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