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과 루비
박연준 지음 / 은행나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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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늘 시인의 소설을 어려워 하는 편이다. 이번에도 만만치 않았다. 세번이나 읽었는데, 책 속에 담겨져 있는 의미를 제대로 읽어내지 못한 느낌이랄까? 여름인데 왜 푸른빛이 도는 보석이 아니라 붉은 루비인 것인지, 어째서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여자들인지, 소설 속 소재목들이 의미하는 것들은 무엇인지, 특별히 쉐이딩이 되어 있는 페이지 (지나간 미래, 미래에도 하지 못할 이야기)는 또 어떤 의미인지. 짧은 소설이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이런(?) 소설은 독서모임을 통해서 함께 읽으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계속 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것은 그 동안 읽었던 성장소설 속 많은 인물들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8살이 되어 아버지와 살게 되었음에도 스스로가 독립했다고 생각하는 여름의 모습에서 <자기 앞의 생>의 모모, <아홉살 인생>의 여민이 떠오르기도 했고, 서로를 아끼면서도 질투하고, 모른척하기도 하고, 멀어지기도 하는 여름과 루비에게선 <나의 눈부신 친구> 속 레누와 릴라도 만났던 것 같다. 물론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도 여름과 루비는 만나지 못했지만 말이다.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한 일상이었지만, 여름과 루비는 충분히 서로에게 눈부신 친구가 되었던 것 같다.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다. 유년이 시절이라는 것. 유년은 '시절'이 아니다. 어느 곳에서 멈추거나 끝나지 않는다. 돌아온다. 지나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다 컸다고 착작하는 틈을 비집고 돌아와 현재를 헤집어놓는다. 사랑에, 이별에, 지속되는 모든 생활에, 지리멸렬과 환멸로 치환되는 그 모든 숨에 유년이 박혀 있다. 붉음과 빛남을 흉내낸 인조보석처럼. 박혀 있다. 어른의 행동? 그건 유년의 그림자, 유년의 오장육부에 지나지 않는다. - p.80

유년의 그림자. 여름에게 루비는 사랑을 가르쳐준 사람이었다. 자신은 사랑이라고 생각했기에 자기를 꼬집어도 참아야 한다고 했던 첫사랑(?)이 사랑이 아니었음을, 누군가를 위해 용감이 나서주는 루비를 통해서 알게되고, 사랑을 받았을 때 그 마음을 함부로 여기면 그 사랑이 떠나갈 수 있음을 마지막에 알려준다. '처음'이 사라질 때 즈음, 그때부터 인간은 '뒤'를 생각하다 잠든다(p.129)더니 말이다. 받는 것에 익숙해 졌을 때, 그 감정에 소홀해 졌을 때, 사랑은 떠나간다. 할머니가, 아빠가, 루비가 그랬고, 여름은 이제 다음 사랑(준식이나 학자가 아닐까?)을 찾게되는 것 같다. 

나는 깜빡인다, 세상에서, 아주 작은 점처럼 깜빡이며 존재한다. 늘 존재할 수는 없다. 욕심쟁이들만 늘 존재한다. 나는 존재하는 것을 깜빡 잊는다. 잊는다는 것을 또 잊는다. 자주 울고, 웃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할 때만, 잠깐 웃는다. - p.19

깜빡이는 아주 작은 존재, 내가 발견한 존재, 나를 발견한 존재를 사랑하게 되는 것 같다. 웃는 것을 잊었다고 생각할 때, 잠깐 웃게 하는 존재 말이다. 어쩌면 모두가 영원하지 않았기에 "유년"속에 박혀 있었던 것은 아닐까? 라미옥이 말했다. 

너네 말이야. 걱정이 생기잖아? 그럴 땐 딱 하나만 생각해. 가장 원하는 게 뭔가. - p.61

우리가 가장 원하는 건, 하필이면 사랑이다. 그리고 그 사랑은 변한다. 책속에 등장하는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사랑을 갈구하지만, 각자의 이유로 사랑에 실패한다. 그러면서도 여전히 다음 사랑을 이어간다. 그것이 우리를 잠깐 웃게하기 때문에. 누군가는 내가 촌스럽다고 생각하는 루비를, 누군가는 내가 제일 싫어하는 계절 여름을 사랑할지 모른다. 그리고 나 역시도 항상은 아니더라도 어느 순간은 그 보석을, 그 계절을 사랑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것들이 사랑받는 총량은 동일할까? 엉뚱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그렇기에 우리는 힘든시간을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든다. 

모든 이별은 언덕 위에서 이루어진다. 사소한 이별이라 해도 그게 이별이라면, 올라선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내려오기. 그게 이별이다. - p.197

소설은 이별로 끝을 맺지만, 책을 덮음과 동시에 다시 올라갈 준비가 된 느낌이다. 왠지 이번 여름은 한번쯤은 사랑해볼 수 있을 것 같다.

일곱 살 때 나는 ‘작은‘회사원 같았다. 하루하루가 길고 피로했다. 맡은 임무가 있었지만 중요한 일은 아니었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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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벌레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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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넛셸>을 통해서 뱃속의 태아를 통해 “존재”에 대한 질문을 던졌던 이언 매큐언의 놀라운 상상력은 이번 신간 <바퀴벌레>를 통해 또다시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닐까 한다. 정치인들을 바퀴벌레에 이입할 줄이야. 더러운 환경속에서 끈질긴 생명력을 가진 존재.

그날 아침 영리하지만 전혀 심오하지는 않은 짐 샘스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거대 생물체로 변신해 있었다.

- p.13 소설의 첫문장

카프카의 <변신>을 떠올리게 하는 이 첫문장은 실상 바퀴벌레가 사람으로 변신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리가 네 개뿐이었고,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니 말이다. 놀랍게도 이렇게 사람으로 변신한 바퀴벌레는 영국의 총리였다.

소설 <바퀴벌레>에서는 바퀴벌레들이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탈을 쓰고 급진적 각료로서 국가경제의 방향을 180도 변화시키는 결정을 내린다 : 역방향주의. (돈의 흐름을 역행. 물건을 사면 소비자에게 돈을 주고, 일을 할 때는 내가 돈을 주고 일을 해야함. 실재로 있는 것인 줄 알았지만, 그건 아니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당장 코앞으로 봤을 때는 마치 시민들에게 이익이 될 것 같고, 경제를 부응할 것 같은, 거기에 당장의 욕망을 충족시켜줄 것 같은 대중영합적인 역방향주의로 경제정책을 선회하지만, 그들은 이 경제 정책이 결론적으로 국가를 무너뜨릴 것을 알 고 있다. 이러한 결정을 내리는데 있어, 국민들의 관심을 ‘애국’이라는 명분하의 국가대 국가문제 (영국 VS 프랑스), 확실한 적을 만드는 것으로 돌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인간이야 어찌되었건, 이 일련의 일들은 바퀴벌레, 자신들의 이익을 위한 것이었다. 빈곤이 찾아오면 바퀴벌레의 세상이 된다. 바퀴벌레들은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의 탈을 벗어던지고 자신들의 삶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착하고 성실한 보통 사람들이 그동안 속았고 앞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은 다른 착하고 성실한 보통의 존재인 우리가 더 번성하고 더 큰 행복을 누리게 되리란 사실을 알게 되면 커다란 위안을 받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 행복의 총량은 줄지 않을 테니까요. 정의는 불변하는 것입니다. - p.123 중에서

사실상 정치가 그런 것이 아닌가? 2016년의 촛불집회를 통해 정권의 교체가 이루어졌다고 하지만, 과연 우리 보통의 사람들에게 그것이 얼마나 피부로 와닿았는지는 미지수이다. 우리는 여전히 힘들다. 그럼에도 정치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권 교체로 인해 권력의 중심이 바뀌었고, 그를 통해 자신들만의 이익을 챙겨가는 또 다른 사람들이 생겨났다. 과연 정치인들이 바퀴벌레랑 다를게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없다. 선거를 위한 선심성 행정에 우리 스스로 눈과 귀가 멀어버리는 건 아닌지. 툭하면 불거지는 국방, 대북, 대중, 대일 정책들로 보아야 할 것들을 놓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당장 코앞의 것만 보는 것이 과연 정치이고 정책인 것인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자신과 다른 존재(책속에는 원래부터 인간이었던 외무부 장관 베네딕트 세인트존)로 배제시켜 버리는 것이 정치이고 정책 결정의 방법인 것인지. 이 책은 2021년의 지구촌 정치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핵심 신념은 변함이 없습니다. - p.122

이제 여러분도 알게 되었겠지만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로 사는 건 쉽지 않습니다.

그들의 욕망은 너무도 번번히 그들이 지성과 충돌합니다. - p.124 중에서

이 책속의 역방향주의는 과연 놀라운 아이디어임과 동시에 전지구가 하지 않는 이상, 선택한 국가를 고립시키는 정책이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책속에 등장하는 영국에서 이를 선택한다는 것은 어쩌면 브랙시티를 선택한 지금의 영국을 빗댄것이 아닐까한다. 기술의 발달 등으로 이제 세계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된 시대에, EU에서 나오면서 자국 위주의 국가주의, 고립주의에 빠져버리게 된 영국. 국민투표로 인한 결정이었다지만, 인구수에서 밀려 브랙 시티에 반대했음에도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젊은 세대들의 불안과 두려움. 그리고 거기에 동조했던 미국 트럼프 정부의 모습까지. 바퀴벌레만도 못한 정치인들을 힐난하며 비웃고 있지만, 우리는 또 그들을 어쩌지 못한다. 결국 화이트홀로 가는 그 많은 바퀴벌레 무리 중에 한마리만 차에 깔리지 않았던가? 한명의 정치인이 잘못에 대해 혼자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지만, 그들의 생명력은 견고하다. 바퀴벌레들처럼 말이다. 이렇게 완벽한 책제목이라니.

왜 이런 일을 하십니까? 왜, 무슨 목적으로, 당신은 나라를 분열시키는 겁니까? 왜 당신은 가장 가까운 우방국들에 이런 요구들을 하며 우리를 적으로 돌리는 겁니까? 왜? - p.109 독일 수상이 영국 촐리에게 하는 말.

과연 누가 이에 합당한 답을 내릴 수 있단 말인가. 역시나 감탄을 자아내며 읽을 수 밖에 없었던 책이다. 포퓰리즘, 고립주의, 만들어진 언론, SNS를 통한 정제되지 않은 정치인들의 언행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어 125페이지의 중편을 이렇게 공들여서 읽게 될 줄은 몰랐다. <어톤먼트 Atonement>를 통해 알게된 작가였고, 그 책을 그 다지 좋아하지 않았기에 관심 밖에 있었던 작가였다. 우연한 기회에 읽게된 <넛셸>과 <바퀴벌레>로 인하여 그에 대한 나의 시각에 변화가 생긴건 확실하다. 작가의 연륜이 현실을 빗대어 그려내는 이야기들. 아마도 그의 책들을 더 찾아서 읽어보게 될 것 같다. 이제는 믿고 읽는 나의 인생작가가 된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이야기로 나에게 놀라움을 주실지, 벌써 신간이 기대된다.

착하고 성실한 보통 사람들이 그동안 속았고 앞으로 고통을 겪게 된다 하더라도, 그들은 다른 착하고 성실한 보통의 존재인 우리가 더 번성하고 더 큰 행복을 누리게 되리란 사실을 알게 되면 커다란 위안을 받을 것입니다. 전 세계적 행복의 총량은 줄지 않을 테니까요. 정의는 불변하는 것입니다. - P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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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로드
조너선 프랜즌 지음, 강동혁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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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스 힐데브란트 부목사의 6명 가족 개개인의 이야기들이 866페이지의 서사를 만들었다. 시대적 배경이 70년대임에도 이 가족은 흔히 말하는 콩가루 집안이다. 가족간의 배려나 사랑보다는 모두가 각자의 삶에만 포커스를 맞추고 있으며, 이들에게 가족은 남들보다 못한 존재로 여겨지는 듯 하다. 크리스마스의 선물(?)같이 다가온 가족들의 고난에도, 서로를 도와줄 수 있는 기회들도 눈감고 지나치고 만다. 러스의 가족은 결국 가족으로써 부활하지 못한다.

부모님이 불행하시다니 유감이지만, 내가 그걸 나아지게 할 수는 없어. 설령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도 말이야. 난 두분한테 그렇게 중요하지 않거든. 부모님은 부모님의 선택을 했고, 오빠는 오빠의 선택을 했고, 나는 내 선택을 했어. 최소한 우리 중 한 명은 자기 선택에 만족하고 있고. - p.852 베키의 편지 중에서

책 표지에서 가족들이 기도하는 사진에 붉은색 "X"표가 되어 있는 건 이 가족에게는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다. 2001년 <인생 수정>을 통해서 냉소적인 가족극으로 평단의 극찬을 받았다고 하는 작가의 "가족"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은 이 책 속에서도 고스란히 들어났다. 가족들이 만나서 하나의 길로 합쳐져 나가는 것이 아니라, 이들은 모두 각자의 길을 갔다. 클램에게 모든 것을 의지했던 베키조차도 자신의 마음을 끄는 태너를 만나면서 클램으로부터 멀어졌다. 베키는 신을 만났다고 했지만, 자신의 부모와는 등졌다. 메리언에겐 자신과 닮은 폐리가 마치 아픈손가락처럼 보이지만, 페리를 돌보는 대신 자신의 옛사랑을 만나는 일에 집중했다. 러스 역시 프랜시스로부터 페리가 대마초를 판다는 사실을 들었음에도 프랜시스의 마음을 얻는 것에만 집중할 뿐 아들을 버려뒀다. 결국 메리언과 러스의 아들, 페리는 마약에 찌들어 정신병원까지 가게되고 만다. 과연 이들을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가족"이라는 정의가 "길을 건넌 것"인지도 모르겠다. 과연 가족을 "위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봤을 때, 자신있게 내 삶을 포기하겠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다. 가족 사이에서도 점차 개인주의가 만연해지면서 21세기 "가족"의 정의가 달라져야 할지도 모른다. 단지 혈연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배려하고 도움을 줄 수 있고 마음을 나눌 수 있는 관계가 진정한 가족은 아닐지. 작년 이맘때 쯤 읽었던 황두영 작가의 <외롭지 않을 권리>가 생각나는 지점이기도 하다.

이 책속에는 중심이 되는 "가족" 외에도 마약, 여성주의 운동, 인종차별, 빈곤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뤄지고 있지만, 책을 읽는 동안 책 제목에 대해서 계속 생각했던 것 같다. 단순히 책속에 등장하는 제일 개혁 교회의 청소년부 이름으로써 <크로스로드>가 아니라 다양한 의미로 다가왔던 것 같다.

영어 "Crossroads"는 사거리를 의미하기도 한다. 두게의 길이 엇갈려 지나가는 곳. 이 책속의 인물들은 대림절과 부활절 기간 지속적으로 서로를 가로질러 지나가고, 그로 인해서 영향을 받는다. 러스가 프랜시스와, 클램이 동생 베카와, 페리가 누나 베카와, 베카가 태너와. 이야기 전개 방식에서 각각의 인물들이 마주치는 지점은 매우 중요했다. 서로가 마주치는 지점에 대해서 각자가 얼마나 다르게 그 상황을 받아들이고 때로는 오해를 하는지, 그리고 그 지점을 지나 각자는 또 어떻게 다른 사람의 영향을 받게 되는지. 가족임에도 개개인은 매우 다르며, 그들은 그 어떤 일에도 결코 하나로 합쳐지진 못했다. 단지 인물들이 마주친 지점 뿐만 아니라, 만남에 이르는 길 동안의 이야기들, 그리고 만남 이후의 이야기까지 보여졌기 때문에 콩가루 집안이라고 욕하면서도 각 캐릭터에 대해서 조금 더 이해하게 되고 조금 더 몰입하게 되었던 것 같다. 그렇기에 길 위의 여정에서 만나는 "크로스로드"는 이 책의 제목이 될 수 밖에 없었던 듯 하다.

"crossroads"는 "cross roads"로 "길을 건너다"로도 읽힐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자의 길을 건넌다. 러스는 프랜스시와 결국은 관계를 맺게되고, 메리언은 첫사랑이나 다름없었던 브래들리를 LA까지 찾아가서 만난다. 클렘은 베트남 지원이 힘들어지자 남아메리카로 스스로를 극복하기 위해 떠나고, 폐리는 안타깝게도 대마초를 넘어 코카인까지 마약에 손을 뻗쳐 화재를 내고 정신병원에 갇히기까지 한다. 종교에 회의를 가지고 있었던 베키는 본인이 신과 만났다고 믿게되면서 종교적인 사람이 되고, 태너에게만 집중하면서 모양만 종교적인 자신의 부모들과는 멀어진다. 어쩌면 성장이라고 표현되어야 할지도 모르겠지만, 각각의 인물은 어느덧 하나의 길을 건넜기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다중적인 의미로 사용된 <크로스로드>라는 제목이 이 책의 핵심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주치고, 극복하고, 그럼에도 계속 나아가는 "길". 각자의 길을 가면서 이제 어쩌면 멀어지는 일만 남은 러스의 가족.


이 외에도 이 책은 많은 고민을 하게 만든다. 너무나 다른 6명의 러스 가족외에도 러스의 외도 상대가 되는 프랜시스, <크로스로드> 청소년부를 이끌고 있는 릭 앰브로즈, 베키가 빠져드는 태너, 태너의 옛여자친구 로라, 클램의 여자친구 새런 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인물들은 굉장히 입체적이고 하나의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한명도 없다. 러스가 앰브로즈에게, 베키가 페리에게 가졌던 질투심, 메리언이 페리에게 가진 죄책감과 자기연민, 페리가 가진 인정 욕구와 불안 등 다양한 감정들은 숨기고 싶어하지만 다양한 형태로 결국은 들어나고 만다. 각각의 인물들이 보여주는 이중성이 이해가 되다가도 어느 순간 역겹게 느껴지기도 하고, 그 속에서 내 모습을 보게 되면서 연민을 느끼기도 했다. 나는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이것이, 착하게 살겠다는 것이 페리의 새로운 결심이었다. 그럴 수 없다면 최소한 덜 나쁘게 살자는 것이. 비록 이런 결심을 했다는 게 애초에 페리의 마음 이면에 악이 깔려 있으며 그 악을 뿌리 뽑기가 아주 힘들다는 뜻이었을지도 모르지만. - p.41


짦은 가족사 속에서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담아내다니, 조너선 프랜즌에 대한 극찬이 충분히 이해가 된다. 가족, 관계, 그리고 결국은 나를 바라보게 하는 이 책은 70년대를 배경으로 쓰여졌지만 너무나 21세기적인 고민을 하게 한다. 감히 두께에 주눅들지 말고 인물 하나 하나의 챕터들을 천천히 읽어가보길 추천한다. 어느 순간 당신도 모르게 책의 읽는 속도가 빨라질지도 모른다. 그 하루에 러스가 아닌 메리언의, 메리언이 아닌 베키의, 베키가 아닌 페리의, 페리가 아닌 클렘의 삶이 궁금해질테니 말이다. 책을 덮었을 때의 안타까움이 가족, 관계, 나를 돌아보게 했던 것 같다. 모두의 완독을 응원한다.


부모님이 불행하시다니 유감이지만, 내가 그걸 나아지게 할 수는 없어. 설령 그렇게 하고 싶다고 해도 말이야. 난 두분한테 그렇게 중요하지 않거든. 부모님은 부모님의 선택을 했고, 오빠는 오빠의 선택을 했고, 나는 내 선택을 했어. 최소한 우리 중 한 명은 자기 선택에 만족하고 있고. - P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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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 셔플
콜슨 화이트헤드 지음, 김지원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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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초 <니클의 소년들>로 주목을 받았던 콜슨 화이트헤드의 따끈한 신작이 발표되었다. <니클의 소년들>에서는 청소년 보호소에서 행해지던 불평등한 처우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면, 이번엔 흑인들의 구역이라 일컫는 할렘에서 비지니스를 하는 레이먼드 카니의 이야기를 통해 1960년대 흑인들의 이야기를 한다.

어쩌면 세상을 돌아가게 만드는 건 봉투가 아니라 원한과 보복일지도 모른다. - p.275

뉴욕 할렘 125번가 가구점을 운영하는 레이는 겉으로는 평범한 가수 판매상을 하고 있지만, 아버지의 영향과 사촌 프레디가 가져오는 불법적인 장물을 판매하면서 사업을 조금씩 확대해 나가고 있다. 벗어날 수 없는 숨기고자 했던 불법 행위들(장물 중계거래)과 다가가고 싶으나 다가갈 수 없어 원한과 복수심만 들게 하는 모두가 아는(들어난) 불법 행위들(봉투)로 카니의 삶은 위태로워진다. 성공을 위해 불법을 자행하지만, 그런 행위들이 끝없이 카니의 발목을 잡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카니는 쉽사리 그 끈을 놓지 못한다. 자신의 성공을 위해서. 범죄자의 거리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카니가 보기에 인생은 지금껏 배웠던 방식대로 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것 같았다.

온 곳은 정해져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어디로 갈지 결정하는 것이다. - p.24

책의 제목 <할렘 셔플>은 어쩌면 레이 카니의 삶을 두 단어로 표현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가 평생을 보낸 장소인 할렘. 그리고 그곳의 삶을 나타내는 단어 셔플(Shuffle). 사전에서 셔플을 찾아보면 흥미로운 두가지 의미가 있다. 1. 카드놀이에서 카드를 잘 섞어 그 순서를 바꾸는 일. 2. 원하는 방향으로 한 발을 움직이고 나서 다른 쪽 발을 앞쪽으로 움직이는 것이지만, 옆으로 움직이거나 전진할 때 처음 움직였던 발 앞쪽으로 다른 발이 넘어가지 않도록 하는 것. 

사촌은 그와 다른 길을 택했다. (중략) 세월이 흐르며 서로 다른 길로 나뉘었다. 길 건너편에 나란히 서 있는 건물들처럼.

다른 사람들과 세월이 그들을 원래의 모양으로부터 벗어나게 만들었다. 도시는 모든 것을 손에 쥐고 전부 다 여기저기로 보냈다.

어떤 방향으로 갈지는 자신이 어느 정도 결정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아닐지도 모른다. - p.197

이 소설 전반에서 카니의 삶은 마치 카드가 뒤죽박죽 섞여 버린 것 같다. 그래서 가끔은 글도 시간 순서대로 전개되지 않고 이야기가 섞여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카니는 어떻게든 순서를 정리해보려고 애쓴다. 가족을 위해, 사촌 프레디를 위해, 그리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합법적인 일과 불법적인 일들의 카드를 이리저리 잘 섞어 불법적인 것들은 잘 가려보려고 한다. 특히, 자신과는 다른 삶을 살아온 아내와 그녀의 가족들에게 말이다. 

그와 동시에, 카니의 움직임은 한발의 움직임 앞으로 다른 발이 넘어가지 않는다. 자신이 움직일 수 있는 영역 안에서, 욕심 부리지 않고 움직인다. 카니의 움직임은 범죄자 집단을 대할 때 뿐만 아니라 장인의 집안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의 움직임은 일정 선을 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그의 처세술이었다. 

그가 다른 사람이 될 수 있다고 믿은 게 실수였다. 그를 만들어낸 환경이 상관없다고 믿은 게, 혹은 그 환경을 넘어서는 게

더 나은 건물로 이사 가거나 똑바로 말하는 걸 배우는 것만큼 쉽다고 여긴 게 실수였다. t에서 딱 멈추고.

이제는 그가 어디에 서 있는지 알았다. 언제나 알고 있었다. 잠깐 헷갈렸다 해도. 그건 바로잡아야 할 문제다. - p.184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할렘 역시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순서대로, 차근차근 발전해왔으면 좋았을텐데. 발전함과 동시에 더 몰락하고, 또 그 속에서 발전하는 방법을 찾으려 한다. 흑인 폭동이 일어나지만, 아무런 변화도 없다. 그들은 왜 힘을 합쳐서 함께 성장하지 못했을까라는 의문, 그리고 그 속에서 등장하는 같은 흑인들 사이에서도 존재하는 피부색 밝기에 따른 차별, 은근히(?) 느껴지는 백인에 대한 열등감 등. 지금의 할렘이 그동안 많이 발전해 왔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들려오는 범죄나 인종차별 뉴스는 그 동안 변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들게 한다. 

폭동에 대해서, 핵심이 뭐냐고 그랬었잖아요. 모든 게 계속 그대로 흘러갈 거니까 모든 저항은 아무 의미도 없다고요. - p.453

별을 보면 그가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 별에겐 별의 자리가 있고 그에겐 그의 자리가 있다. 우리 모두 삶에서 우리 위치가 있다.

사람도, 별도, 도시도. 설령 아무도 카니를 보살펴주지 않고 아무도 그가 딱히 대단한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그는 자신을 그럴듯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 p.457

카니는 스스로가 "내가 가끔 돈은 없어도 범죄를 저지르지는 않아"(p.160)라고 이야기 하고, 자신이 원하던 복수를 하고서도 "그는 계획을 실행하며 메스꺼운 기분을 느꼈다. 그건 복수처럼 느껴지지 않고 타락처럼 느껴졌다. 그가 사다리를 내려가서 시궁창으로 들어가 이 도시의 추악한 극장에서 공연하는 또 다른 지저분한 배우가 된 것만 같았다."(p.297) 라고 이야기 했다. 범죄를 저지르지 않고 살 수 있기를, 그래서 타락하는 기분을 느끼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랬을 것이다. 그에게 리버사이드 드라이브를 거쳐 스트라이버스 거리로 이사를 가는 것이 중요했다. 아버지가 자행해오던, 자신이 외면하려고 했던 범죄에서 멀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것이 삶에서 자신의 위치일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단순히 성공을 위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합법적으로 살기위해 노력하지만 쉽사리 불법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 카니의 삶, 그리고 그가 찾아가고자 하는 삶에 대해 솔직하게 담아낸 콜슨 화이트헤드의 글쓰기는 담담하고 솔직하다. 솔직히 <니클의 소년들>만큼의 흡입력을 가지고 있지는 못했지만, 그가 이 책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메시지는 묵직하게 다가왔다.

쉽게 인종차별문제로, 할렘에서 자행되는 온갖 범죄에 대한 이야기로 이 책을 읽는 건 너무 쉽다. 피부색을 떠나, 이 책속에 일어나는 일들은 사실 우리 모두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니까 말이다. 같은 피부색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 역시도 사는 곳에 따라 은근한 차별이 이루어지고 있고, 부유한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이 존재하고, 빈부격차에서 오는 온갖 공권력의 비리(뇌물 등)에 노출된다. 작가는 아마도 이 책을 통해, 카니처럼 아무리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엉망징창, 뒤죽박죽일지라도, 삶에서 우리의 위치를 찾고자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든다. 진정 그것이 한단계 자신의 위치를 올리를 것이라고. 이런 책은 언제든 환영이다.

별을 보면 그가 인정받는 기분이 들었다. 별에겐 별의 자리가 있고 그에겐 그의 자리가 있다. 우리 모두 삶에서 우리 위치가 있다. 사람도, 별도, 도시도. 설령 아무도 카니를 보살펴주지 않고 아무도 그가 딱히 대단한 걸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해도, 그는 자신을 그럴듯한 사람으로 만들 것이다. - P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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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나만 그래? - 언니들이 알려주는 조직생활 노하우 26 쏠쏠 시리즈 1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 지음 / 콜라주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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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서모임에서 만나, 팟캐스트 <언니들의 슬기로운 조직생활>을 운영하고 있는 분야와 직책이 다양한 여섯 멤버가 들려주는 여자 직작인들의 궁금증에 대한 답변들이다. 어떻게 하면 일을 잘 할 수 있는지 부터 현명하게 퇴사하는 방법까지, 사실상 모든 일들이 사람과 관련되어 있음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한번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의 가장 흥미로운 점은 참여한 여섯 멤버가 부장에서 일반 사원, 거기에 프리랜서까지 직책이 다르다는 점이고, 모두가 다른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각자의 위치에서 서로의 의견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책을 읽다보니, 나는 현재 누구의 입장에서 직면한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나의 윗사람은, 또 나의 아랫사람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지를 살펴볼 수 있었다. 아무리 밀레니얼세대, MZ 세대라고 해도 직면하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는 자신만의 이유로 쉽사리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 이렇게라도 알 수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느껴졌다.

팟케스트 <언니들의 슬리로운 조직생활>로 던지는 질문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답변들은 사실 굉장히 익숙한 부분이다. 책을 읽으면서 "아니 어떻게 이렇게 생각할 수 있지?"라는 것보다는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가 더 많았던 걸 보면 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비슷한 문제에 직면해 있다는 것에서 용기를 낼 수 있을 것이고, 누군가가 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움직였다는 것에서 안도와 함께 다시 한번 용기를 얻게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중요한 것은 그것들을 얼마나 잘 내 삶에 잘 반영하느냐가 아닐까? 슬기롭게 조직생활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이 책을 읽으면서 '제발 이렇게 좀 해주면 좋겠다', '나도 좀 이렇게 해 보자'라고 생각되었던 Top 5을 책속의 문장으로 꼽아본다.

1.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방법은 즉각 주위에 도움을 구하는 것이다. 내가 헤맨다는 걸 밝히는 일이다. (중략) 나의 상황을 제때 알리고 필요한 요청을 적시에 하는 일만큼 팀워크에서 중요한 것은 없다. - p.022 <일을 잘하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중에서.

2. 윗사람은 아무리 잘해도 아랫사람에게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는 것과, 윗사람은 아랫사람에게 100퍼센트 만족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나를 만족시키는 것에 우선을 두기로 했다. - p.164 <상사 때문에, 팀원 때문에 매일 욕만 먹습니다. 승진 괜히 했나봐요.> 중에서

3. 인생은 갖고 싶은 것을 갖는 게 아니라, 놓아야 할 것을 놓는 방법을 연습하는 과정이다. (중략) 다 가질 수는 없으니 앞서 평가한 '내가 회사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를 잘 들여다보고 원하는 것을 충족할 수 있는 부분 위주로 우선 순위를 매기면 된다. - p.73 <지금 회사는 도저히 못 다니겠어요. 전 뭘 하면 좋을까요?> 중에서

4. 일하는 나에게 높은 가치를 매기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지 말자. (중략) 받은 만큼 못할까 걱정하는 대신 더 많이 받고, 더 열심히 하면 된다. 밤낮없이 좋은 프로젝트를 위해 고민하고, 책상앞에서 길에서 미팅에서 열심을 다하는 사람들이 적절한 대가를 받는 것은 정당한 일이다. - p.199 <일할 때 돈 애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모르겠어요.> 중에서

5. 누군가 나를 챙겨주기를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를 챙기자. 사회생활이란 그런 것이다. (중략) 복잡한 조직생활에서 최대한 자기 만족도를 높이며 성공적으로 살아가려면 열심히 했다는 것을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 - p.41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는데 회사에서 알 알아줘서 속상해요.> 중에서

문장들을 꼽다보니, 현재 내가 직면해 있는 문제들이 들어나는 것 같다. 과연 나는 슬기롭게 이 상황들을 이겨나갈 수 있을까?

사람이 잘 바뀌지 않는 것도 잘 알고 있고, 예전에는 충고니 조언이니 좋은 말로 포장되었던 선배의 이야기들이 이제는 꼰대로 낙인 찍히는 '라떼'가 되어 버려 쉽사리 이야기를 꺼내기도 어렵다는 것을 안다. 그렇기에 누군가에게 직장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싶다면, 이 책을 슬쩍 밀어넣어주는 것도 꼰대 소리 듣지 않고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사원, 대리, 과장, 차장, 부장할 것 없이 회사에서 모든 사람들이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을 나누는 것 만으로도 직장생활 속 인간 관계가 나아지지 않을까? 물론 내가 너무 쉽게 생각한 것일 수도 있다. 그것만으로도 위안이 될 수 있는게 직장생활, 조직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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