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알베르 카뮈의 사유가 121개의 명쾌한 아포리즘 형태로 우리의 마음을 흔들어 버리고 있다. 특히 『카뮈의 인생 수업』은 소설과 에세이, 수첩, 철학적 성찰 등 그의 방대한 전작에서 '현대인에게 가장 필요한 문장'만을 선별하여 작업해낸 책이다. 저자가 얼마나 심혈을 기울여 압축해 놓았는지를 알 수 있다.
카뮈의 '이방인'을 본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카뮈라는 작가의 책에 관심이 가졌다. 그런데 이번에 '부조리'에 근거한 그의 삶의 철학을 이렇게 직접 선별된 글을 통해 맛보게 되니 카뮈가 얼마나 깊은 관념과 주시(注視, gaze) 속에서 세상을 바라보았는지를 더욱 알게 된다. 삶은 얼마나 '응시'하느냐에 따라 삶의 성숙을 이룬다. 현대인들은 그저 살아가고 있지만 철학자들은 삶을 깊게 관조하며 산다. 종교인 또한 관조를 하지만 그것은 신에게 귀의하며 맡기는 차원이라면, 철학자는 고민과 원인을 따지며 고통의 인과관계를 끝없이 추구하는 자이다. 그래서 인간적 차원으로 뭔가를 풀어내려고 노력하며 풀어낸다. 물론 이것을 읽는다고 해서 속 시원하게 세상의 만사가 풀리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읽다보면 "부조리한 세계를 사랑하는 법"을 만날 수 있다.
한 문장, 한 문장이 뇌와 가슴을 파고든다. 그리고 점점 부조리한 세상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고, 필요한 것임을 깨닫게 된다. 더군다나 그동안 시지프 신화를 언뜻 설명으로 들었을 때, 인간은 그렇게 부조리한 세상을 살아야만 하는 고통에 벗어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으로만 알았는데, 시지프의 신화가 주는 메세지가 오히려 인간에게 희망적 서사임을 알게된 것이 큰 소득이다.
인간은 이 부조리한 세상을 당당하게 마주대하며 살아야 한다. 부조리가 끊임없이 삶에 들이 닥쳐도 인간은 그것을 밀어 내버리려는 야망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 그렇다. 인간은 고통에 짓눌리기도 하지만 그 고통을 이겨내어 다이아몬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래서 카뮈는 책 본문에서 "바다의 파도처럼, 인간은 무의미한 운명에 맞서 매 순간 새로운 의지로 반항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바다는 모든 것이 항상 다시 시작된다는 증거라는 거다. 그러므로 부조리는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것임을 역설한다. 인간은 살아있는 모순이며, 삶의 의미는 없지만, 사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살아가는 것 외에 아무것도 의미를 갖지 않는다는 카뮈의 역설적 진리는 우리의 삶을 더욱더 숨쉬게 만든다.
세상이 부조리한 것은 분명 맞다. 그러나 불합리해 보이는 세상을 보며 화를 내며, 이해가 되지 않는 다고 해서 삶의 의욕을 꺾고 주저 앉거나 불평과 원망을 하기 보다는 카뮈가 전해주는 책으로 한 벌 발을 담궈보면 좋겠다. 불안과 공허함을 다잡아주는 훌륭한 철학적 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