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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상점 - 레벨 2 ㅣ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해랑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6월
평점 :
#협찬 #솔직후기

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나이를 가리지 않지요.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화장품 가게에서 눈을 반짝이기도 하니까요. 각종 미디어에서는 인형같이 예쁜 아이돌이 많이 나오잖아요? 자, 이제 거울의 시간! 손거울을 들고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잘 다듬어진 성인들과 비교해서 '아, 나도 예뻐지고 싶다!'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다음에는 조금씩 자신의 외모에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겠지요.
미래엔아이세움에서 보내 주신 [얼굴 상점]에는 쌍꺼풀 수술이 하고 싶은 초등학생 하연이가 등장합니다. 친구가 눈의 상처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쌍꺼풀 수술도 함께했다고 하는데요. 친구의 커다랗고 또렷한 눈망울을 볼 때면 어쩐지 주눅이 들고 질투심이 폭발하는 하연이었어요. 집에 와서도 시무룩해 있으니 엄마와도 대화가 잘 될 리 없습니다. 내 모습과 똑같은 엄마는 그렇게 못나 보이지 않는데, 나는 왜 이럴까 혼자 고민하기도 하는데요. 그것은 화장?이라고 속닥거려보는 아줌마입니다 ㅎㅎ
하연이는 유튜버를 따라서 쌍꺼풀 테이프를 붙여 보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예쁘더니 오후쯤엔 너덜거려서 망신도 당합니다. 그 일 이후에 하연이는 누구보다 심각하게 외모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어요. 이모가 프랑스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사다 준 손거울을 쳐다보며, 쌍꺼풀만 있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렸답니다. 그 순간, 손거울 테두리에 새겨진 장미꽃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얼굴 상점에 가 봐."라고 말해 주었어요. 왠지 신비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벼룩시장에서 사 온 손거울이라는 사실부터 뭔가 오싹한 느낌이 들었던 건, 오버일까요? ㅎㅎ 주술에 걸린 비밀의 거울일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바뀌고 싶어! 얼굴의 문을 열어라." 하연이는 주문을 힘껏 외쳤습니다. 정신을 잠시 잃는 과정을 거쳐 얼굴 상점에 도착합니다. 기괴한 장소에 혼자 똑떨어진 주인공! 유행하는 이목구비를 지닌 아름다운 페이스 리더를 만나게 되고, 원하는 얼굴을 가지기 위한 하연이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신비로우면서도 오싹한 얼굴 상점에 혼자가 된 하연이. 이대로 괜찮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나무에 주렁주렁 여러 가지 모양의 눈이 달렸어요. 수많은 눈 모양을 마주하니 오히려 고르기가 힘들어졌는데요. 주저하는 하연이를 재촉하는 페이스 리더. 눈 하나만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코 모양이 달린 나무와 입 모양이 떠 있는 연못 등에 데리고 갑니다. 갈등하는 하연이 앞에 부작용을 앓는 아이가 뛰어오는데... 충격을 받은 하연이. 얼굴 상점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저마다 똑같은 모습의 아름다움을 추앙하던 아이들이 나타나요. 하연이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아무리 예쁘다고 타일러도 본인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긴 저도 보이지 않는 모공에 탱글 한 피부만 지켜도 예쁜 것임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렸는걸요, 뭐.
초등학생 하연이는 거울 속 얼굴 상점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등골이 서늘해지는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마음이 성장하는 판타지였습니다. 예뻐지기 위해 이목구비를 자유자재로 골라 수술 없이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참 흥미롭지요.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처럼 '클론 80호'로 불릴 수도 있겠더라고요. 똑같은 모습이라 누가 누군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잖아요. [얼굴 상점]의 스토리라인을 따라 읽다 보면, 내 얼굴에 불만이었던 아이들도 자신이 가진 개성을 받아들이게 될 것 같네요! 잘 짜인 글이 주는 효과라고 할 수 있지요.
미래엔 아이세움의 익사이팅 북스 시리즈에는 '읽기 전-중-후'에 활용하기 좋은 독서 활동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로 써도 좋고 활동지를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아도 좋습니다. 오늘 함께 읽어 본 [얼굴 상점]은 익사이팅 북스 2단계로, 초등 3~4학년 이상이 읽기에 좋다고 표시되어 있네요. 더 어린아이들에게는 성형이라는 다소 예민한 주제와 이목구비를 따로 살 수 있다는 설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참신한 책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