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머무는 담장, 꽃담 교과서 전통문화 그림책 7
김영미 지음, 유시연 그림, 이상현 감수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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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교과서에서 뽑은 전통문화 키워드를 바탕으로 우리 문화를 알려주는 옹골진 그림책을 만나 보았습니다. 미래엔아이세움에서 보내 주신 <교과서 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 신간인데요. 단순한 교과서 정보가 아닌 아름다운 그림과 이해가 쏙쏙 되는 개연성 높은 이야기가 깊고 따뜻했습니다. 전통문화에 관한 책은 우선 우리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데 밑바탕이 되고요. 곡괭이, 달구질, 머금다 등 요즘 아이들은 잘 모르는 우리 고유의 말도 많이 나와서 어휘력을 확장하기에도 아주 그만이랍니다. 마음이 머무는 담장, [꽃담]에서는 조상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집을 지을 때는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었습니다. 우리 초2 어린이는 궁금한 게 많았어요.

우리 조상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상들은 집을 어떻게 지었을까?
조상들이 살던 집의 구조는 어떠했을까?
담장에 사용한 재료는 어떤 것일까?

조선 시대 상민의 신분으로 니장의 일을 했던 아버지와 돌이가 나오는데요. 김 대감 집 담장을 새로 쌓기 위해 갔던 그곳에서 돌이는 아기씨를 만나게 됩니다. 조선 시대의 신분제를 뛰어넘어 둘이서 대화도 나누고 간식도 나누어 먹지요. 그러다가 돌이는 안채에만 머물러서 답답한 아기씨의 마음을 달래주기 위해 안채의 담장에 특별함을 더하자고 아버지께 제안을 해요. 어린아이의 생각이라고 하는데 정말 기발하더라고요. 상대방을 배려하는 섬세함이 특별한 꽃담으로 완성되었어요! 여기서 꽃담은 진짜 꽃으로 만드는 담장이 아니라는 사실! 깨진 기와 등 의미 있는 내용을 담아 아름답게 쌓는 담을 말한답니다.




당시의 건축 기술에 우와! 놀라는 우리 아이들 ㅎㅎ 이렇듯 초등 사회 교과서를 그림책으로 접해도 좋겠습니다. 두근두근 신분을 뛰어넘는 소년과 소녀의 우정 이야기가 꽃담 건축 기술과 어우러져 신비롭고 따뜻하게 다가오더라고요. 이 책은 스토리, 부연 설명, 어휘, 자세한 그림 등이 알차게 느껴졌어요. 전통 도감으로 느껴질 만큼 자세한 설명과 그림이 유익했습니다. 다음 권은 [우리 건축 한옥] 편이라고 하는데 어서 빨리 읽고 싶네요!

흙과 돌 등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옛 담장은 철조망, 벽돌 등으로 이루어진 서양의 담장과는 참 달랐지요. 우리에게는 담장을 오가며 나누던 따뜻한 사랑과 배려와 소통이 있었으니까요. 요즘에는 보기 드문 그 문화, 저도 조금은 겪어 봐서 아는데요. 우리라는 공동체를 느낄 수 있는 귀한 그림책을 만나서 정말 좋네요. 전통문화 개념 학습에도 도움이 되고, 경복궁이나 낙산사 등에 방문하기 전에 읽어 보아도 알찬 여행이 될 것 같습니다. 교과서 출원 출판사다운 꼼꼼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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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세종대왕 2 - 엇갈린 형제의 마음 역사를 생생하게 우리 영웅 시리즈
박지연.박한 지음, 이지운 그림, 이익주 감수 / 아울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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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적 이순신] 시리즈에 푹 빠져서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던 중에 도착한 [열혈 세종대왕] 1권과 2권입니다. 믿고 읽는 우리 영웅 시리즈라서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세종대왕의 이야기라니, 어떻게 구성했을지 정말 궁금했는데요. '눈치 없이 똑똑해서' 더 귀여웠던 세종대왕의 어린 시절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어쩜 그렇게 책을 좋아하셨는지!

[열혈 세종대왕] 시리즈는 구성도 좋고 그림체도 깔끔하고 예뻐서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 초등 자매가 1~2권을 후루룩 읽어 버리고 왜 이것만 왔냐고 아우성이었는데요. 세종대왕의 일대기를 역사적 흐름 안에서 파악하다 보니, 초등 한국사 학습을 재미있게 이어갈 수 있었어요!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한 초등학습만화였습니다.

🔹️역사를 생생하게 우리 영웅 시리즈 두 번째
🔹️역사학자 이익주 교수님의 특급 감수
🔹️초등 한국사 학습에 대한 마중물로도 최고

초등 아이들이 학습을 준비할 때 제일 먼저 한글을 배우지요. 그래서 대부분의 아이들의 조선의 위대한 성군, 세종대왕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잖아요. 이 책은 세종대왕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자세한 에피소드를 통해 소개하고 있어서 아이들이 읽으면서 친밀감을 느낄 수 있어요. 내 친구 같은 느낌의 내적 친밀감, 아시죠? ㅎㅎ

세종대왕의 아버지 태종은 형제끼리 싸우며 왕좌에 올랐기 때문에 장남을 왕세자로 세우고 싶어 했어요. 하지만 태종의 큰 아들은 무예에 관심이 많아서 책을 읽고 공부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지요. 이때 태종의 셋째 아들 이도는 달랐어요. 사서삼경을 줄줄이 외고 어려운 뜻도 다 이해하고 있었지요. 형님들 글공부에도 끼고 싶어 하고, 아는 것을 모르는 척할 수 없는 본투비 조선의 브레인! 재미있는 스토리라인에 깜찍한 유머가 사이사이 껴있어서 시간이 순삭이더라고요.

열혈 세종대왕 1권에서는 세종대왕과 이순신의 혼령이 대화를 나누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대한민국 아니지, 조선을 사랑해서 저승으로 가지 못한 두 분이래요. 우리 아이들도 꼭 기억해야 할 역사적 인물들임에 분명하지요. 세종대왕이 직접 들려주는 어릴 적 이야기라니! 이야기 속의 이야기라서 몹시 흥미로웠어요. 개경에서 한양으로 들어와서 왕자가 된 소년의 광적인 독서 사랑 이야기는 그야말로 몰입감이 최고였습니다.



열혈 세종대왕 2권에서는 세자와 대치 상황인 것이 불편한 이도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책 읽기를 싫어하는 세자와 밤을 새우며 책을 읽어서 태종의 걱정을 사는 이도. 이 둘이 결국 주먹다짐을 하게 되는데요. 미래의 배필이 될 달달 먹보 심인선의 등장과 심씨 일가의 방어술 등 역사의 뒷이야기를 훔쳐보는 재미가 있었어요. 역사적 사실에 상상을 더한 만큼, 만화 속 진실 또는 거짓 또한 구분 짓는 것이 중요하잖아요? 만화의 부록에 해당하는 지식 페이지에서 제대로 된 역사 학습을 보충할 수 있었습니다.

<역사 익힘책>에서 조선 초기의 신분 제도와 조선왕조 실록, 고려의 멸망과 조선의 건국, 왕자의 난과 태종 이야기 등을 깊이 있게 다루었네요. 한자어에 대한 뜻풀이까지 있어서 초등 문해력 키우기에도 큰 도움이 되겠더라고요. 책이 어쩜 이렇게 꼼꼼한지요. 일반 코믹북과는 깊이가 달라서 온 가족 학습만화로 추천하고 싶네요! 역사를 생생하게 "우리 영웅 시리즈" 첫 번째 라인인 [무적 이순신] 시리즈와 함께 읽어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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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상점 - 레벨 2 익사이팅북스 (Exciting Books)
임지형 지음, 해랑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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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고 싶은 욕망은 나이를 가리지 않지요. 초등 고학년만 되어도 화장품 가게에서 눈을 반짝이기도 하니까요. 각종 미디어에서는 인형같이 예쁜 아이돌이 많이 나오잖아요? 자, 이제 거울의 시간! 손거울을 들고 자신의 얼굴을 쳐다보는 아이들은 어떤 생각이 들까요? 잘 다듬어진 성인들과 비교해서 '아, 나도 예뻐지고 싶다!'라고 생각할 겁니다. 그다음에는 조금씩 자신의 외모에 평가를 내리기 시작하겠지요.

미래엔아이세움에서 보내 주신 [얼굴 상점]에는 쌍꺼풀 수술이 하고 싶은 초등학생 하연이가 등장합니다. 친구가 눈의 상처를 수술하는 과정에서 쌍꺼풀 수술도 함께했다고 하는데요. 친구의 커다랗고 또렷한 눈망울을 볼 때면 어쩐지 주눅이 들고 질투심이 폭발하는 하연이었어요. 집에 와서도 시무룩해 있으니 엄마와도 대화가 잘 될 리 없습니다. 내 모습과 똑같은 엄마는 그렇게 못나 보이지 않는데, 나는 왜 이럴까 혼자 고민하기도 하는데요. 그것은 화장?이라고 속닥거려보는 아줌마입니다 ㅎㅎ

하연이는 유튜버를 따라서 쌍꺼풀 테이프를 붙여 보기도 하는데, 처음에는 예쁘더니 오후쯤엔 너덜거려서 망신도 당합니다. 그 일 이후에 하연이는 누구보다 심각하게 외모에 대해 고민하고 있었어요. 이모가 프랑스 파리의 벼룩시장에서 사다 준 손거울을 쳐다보며, 쌍꺼풀만 있으면 좋겠다고 투덜거렸답니다. 그 순간, 손거울 테두리에 새겨진 장미꽃이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얼굴 상점에 가 봐."라고 말해 주었어요. 왠지 신비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들었습니다. 벼룩시장에서 사 온 손거울이라는 사실부터 뭔가 오싹한 느낌이 들었던 건, 오버일까요? ㅎㅎ 주술에 걸린 비밀의 거울일 것만 같은 느낌적인 느낌!

"바뀌고 싶어! 얼굴의 문을 열어라." 하연이는 주문을 힘껏 외쳤습니다. 정신을 잠시 잃는 과정을 거쳐 얼굴 상점에 도착합니다. 기괴한 장소에 혼자 똑떨어진 주인공! 유행하는 이목구비를 지닌 아름다운 페이스 리더를 만나게 되고, 원하는 얼굴을 가지기 위한 하연이의 모험이 시작됩니다. 신비로우면서도 오싹한 얼굴 상점에 혼자가 된 하연이. 이대로 괜찮을까 걱정이 되었습니다.



나무에 주렁주렁 여러 가지 모양의 눈이 달렸어요. 수많은 눈 모양을 마주하니 오히려 고르기가 힘들어졌는데요. 주저하는 하연이를 재촉하는 페이스 리더. 눈 하나만 달라져서는 안 된다며 코 모양이 달린 나무와 입 모양이 떠 있는 연못 등에 데리고 갑니다. 갈등하는 하연이 앞에 부작용을 앓는 아이가 뛰어오는데... 충격을 받은 하연이. 얼굴 상점에서 빠져나가지 못하고 저마다 똑같은 모습의 아름다움을 추앙하던 아이들이 나타나요. 하연이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아이들은 어른이 아무리 예쁘다고 타일러도 본인의 외모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하긴 저도 보이지 않는 모공에 탱글 한 피부만 지켜도 예쁜 것임을 깨닫기까지 오래 걸렸는걸요, 뭐.

초등학생 하연이는 거울 속 얼굴 상점에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요? 등골이 서늘해지는 모험을 통해 자신만의 아름다움을 인정하고 마음이 성장하는 판타지였습니다. 예뻐지기 위해 이목구비를 자유자재로 골라 수술 없이 얼굴을 바꿀 수 있다는 설정 자체가 참 흥미롭지요. 모두가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면 이 책에서처럼 '클론 80호'로 불릴 수도 있겠더라고요. 똑같은 모습이라 누가 누군지 구별이 되지 않는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잖아요. [얼굴 상점]의 스토리라인을 따라 읽다 보면, 내 얼굴에 불만이었던 아이들도 자신이 가진 개성을 받아들이게 될 것 같네요! 잘 짜인 글이 주는 효과라고 할 수 있지요.

미래엔 아이세움의 익사이팅 북스 시리즈에는 '읽기 전-중-후'에 활용하기 좋은 독서 활동지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글로 써도 좋고 활동지를 바탕으로 대화를 나누어 보아도 좋습니다. 오늘 함께 읽어 본 [얼굴 상점]은 익사이팅 북스 2단계로, 초등 3~4학년 이상이 읽기에 좋다고 표시되어 있네요. 더 어린아이들에게는 성형이라는 다소 예민한 주제와 이목구비를 따로 살 수 있다는 설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겠습니다. 남들의 시선에서 벗어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참신한 책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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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린세스 에메랄드 3 - 소중한 보물을 찾다 이사도라 문 시리즈
해리엇 먼캐스터 지음, 심연희 옮김 / 을파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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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여름책




전 세계 500만 어린이들이 애정하는 귀여운 요정 판타지 이사도라문 시리즈. 이번에는 프린세스 에메랄드 시리즈로 만나 보았는데요. 에메랄드빛 환상적인 이야기가 벌써 세 번째랍니다. 우리 초등 자매의 열렬한 환영을 받으며 우리 집에 오신 귀한 손님이에요 ㅎㅎ 받은 자리에서 후딱 읽어버리고, 자주 열어보며 그림을 감상하고, 오다가다 입체적인 표지를 만지작거리며 오감으로 즐기고 있지요.

▪️초록색과 검은색 그리고 반짝이는 모든 것의 조화
▪️눈으로 보는 것과 상상하는 색감이 전혀 다른 판타지
▪️인어공주가 어째 인간 초등과 다를 바가 없네?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성장 판타지
▪️영어 원서와 쌍둥이 책으로 읽어도 굿

이 책은 특이하게도 시리즈 전체를 읽지 않아도 이해가 싹 되도록 친절하게 시작합니다. 에메랄드는 엄마가 인어 왕국의 오스터 왕과 재혼을 했어요. 그래서 새 동생 델피나 공주도 등장하지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자라왔지만 하나씩 소통하며 맞춰가는 일상을 보여 줘요. 매번 배경 설명을 스피디하게 전달해 주니 무리 없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속으로 빨려 들어간답니다. 사실 첫 장만 열어 봐도 그림이나 글자체에서 읽고 싶은 마음이 뿜뿜!

이번에 에메랄드는 학교에서 보물 찾기를 한다고 해요. 알고 봤더니 바다 쓰레기를 줍는 현장 학습이었는데요. 인간들이 버린 생활 쓰레기들이 참 부끄럽게 만들더라고요. 그 와중에 에메랄드는 곰인형을 발견해요. 자신의 애착 인형 불가사리를 떠올리며, 곰인형을 잃어버린 아이가 얼마나 슬퍼할까 고민하게 되지요. 곰인형 버티에게는 주인이 있었어요. 그 사연을 따라 육지로 떠납니다. 인어공주가 육지로 간다고? 벌써 판타스틱하잖아요 ㅎㅎ





이때 등장해 주는 이사도라 패밀리. 각자의 능력을 발휘하여 에메랄드와 친구 마리나를 아주 작은 인어로 변신시켜 줍니다. 양동이에 물을 채우고 들어가 앉을 만큼 작게 말이에요. 찰랑거리는 양동이 안에서 울렁거림을 참아가며 곰인형 버티의 주인을 찾아 떠나는 여정! 요정 반 마녀 반, 뱀파이어 요정, 인어공주 등 등장인물들이 지닌 신비한 매력 속으로 풍덩 빠져 볼 수 있겠습니다.

이사도라문 시리즈는 쉽고 간단한 문장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읽기 독립에도 좋아요. 일상을 탈출하는 느낌의 스토리가 흥미로워서 아이들이 정말 좋아하지요. 에메랄드의 경험담을 통해 모든 것은 자신의 위치에 있어야 빛난다는 메시지를 읽어낼 수 있어요. 결국엔 나다움을 찾아가는 과정이라서 한창 성장 중인 초등 아이들에게 제격이라고 생각이 되네요. 약간의 위험을 무릅쓰고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박진감 넘치는 모험을 이어가는 용감한 소녀들의 이야기를 추천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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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렌디 이야기 1 :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 노렌디 이야기 1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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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없이 흐르는 이야기 속에 온몸을 내맡겨 본 경험이 있나요? 뉴베리상 수상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환상적인 동화를 마주하고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땅, '노렌디' 이야기의 시작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을 읽어 보았는데요. 기묘하고 아름다운 스토리라인과 꼭두각시들의 뚝딱거리는 말투에 중독될 수 있어요. 주의 ㅎㅎ

연극의 단위인 '막'으로 구분된 이 책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펠호르스트'는 나무 여행 가방에 금박으로 새겨진 이름이에요. 스펠호르스트 여행 가방 안에는 이야기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꼭두각시 인형들이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성과 등장인물만 보아도 연극적인 분위기가 풍겨납니다. 인물들의 대사에 집중하다 보면, 인생의 이치까지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스펠호르스트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여자아이는 양치기 지팡이를 들고 있고, 남자아이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지요. 진짜 깃털을 달고 있는 올빼미와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수염이 있는 왕도 있었어요.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늑대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장난감 가게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는데 늙은 선장 스펠호르스트가 사 왔습니다.

가족도 없고, 인생의 희로애락도 다 잃어버린 선장 스펠호르스트에게 여자아이 인형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어요. 스펠호르스트는 여자아이 인형만 원했지만 하나의 이야기 속에 있기 때문에 꼭두각시 모두를 세트로 사야 한다고 했지요. 이때부터 예감했습니다. 이들을 거미줄처럼 엮어 놓을 환상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스펠호르스트는 꼭두각시 인형을 쳐다보다 아날리제에게 편지를 쓴 후 숨을 거둡니다. 늙은이의 가슴에 오래도록 묻어두었던 사랑이 마지막 불꽃을 태웠듯이 꼭두각시들에게도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꼭두각시들은 여행 가방 안에 처박혀 여행을 시작해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꼭두각시들은 이 사람의 손에서 저 사람의 손으로 넘겨지며 한 자매의 집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언니와 장난꾸러기 동생, 하녀 등 꼭두각시를 대하는 태도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아슬아슬했어요.




"내 이빨 만큼 날카로운 이가 있으면 어둠은 아무것도 아니야." "달이 내게로 오게 하라."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는 늑대와 권위만을 부르짖는 왕이 비틀어진 웃음을 책임집니다. 진짜 늑대도 아니고 진짜 왕도 아닌데 이들은 자신을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이 매달아 놓은 그 대로 위치하고 앞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이지만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어요.

"말도 안 되지, 모든 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왔다 가 버려. 그 사이에도 말이 안 되는 일만 일어나고."

하녀는 여자아이 인형이 좋아서 앞치마 안에 넣고 나가요. 자매 중 동생은 늑대 인형을 가져가서 날카로운 이빨을 빼버리고, 남자아이 인형과 화살 쏘기에 실패해서 밖에 놓고 가지요. 하녀는 올빼미 인형을 청소 양동이에 던져 넣고, 늑대 인형을 다람쥐라고 착각해서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 말도 안 되는 이 일들은 순식간에 연달아 일어났고, 왕만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늘 함께 있어서 몰랐던 꼭두각시들은 서로를 그리워합니다. 갑작스럽게 당해서 불행이라고 여겼던 일들은 깨달음의 기회였기도 했어요. 가방 안이나 방 안에만 있던 꼭두각시들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넓은 세상 속에 던져졌기 때문인데요. 시작이 그러했듯이 우연에 의해 갑작스럽게 모두 모이게 된 꼭두각시 인형들. 이들은 자매와 함께 인형극을 하게 됩니다.

꼭두각시들은 짜인 대본에 의해 움직이는 처지로 돌아왔지만, 예전과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자매의 연극을 보기 위해 모인 가족들이 따뜻한 눈빛으로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자신들에게 머문 관심의 시선에서 행복감을 느꼈던 꼭두각시들에게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되었어요. 하녀가 꼭두각시들을 스펠호르스트 가방 안에 넣고 길을 떠났거든요. 하녀 또한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에게는 소중해서 깊이 묻어둔 꿈 하나씩은 있지요. 때가 되면 이렇듯 말도 안 되는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나 봐요. 멈춰지지 않는 이야기 노렌디 이야기, 다음 권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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