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렌디 이야기 1 :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 노렌디 이야기 1
케이트 디카밀로 지음, 줄리 모스태드 그림, 김경미 옮김 / 비룡소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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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쉼 없이 흐르는 이야기 속에 온몸을 내맡겨 본 경험이 있나요? 뉴베리상 수상 작가 케이트 디카밀로의 환상적인 동화를 마주하고는 가슴이 두근거렸습니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땅, '노렌디' 이야기의 시작 [스펠호르스트의 꼭두각시 인형들]을 읽어 보았는데요. 기묘하고 아름다운 스토리라인과 꼭두각시들의 뚝딱거리는 말투에 중독될 수 있어요. 주의 ㅎㅎ

연극의 단위인 '막'으로 구분된 이 책은 3막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스펠호르스트'는 나무 여행 가방에 금박으로 새겨진 이름이에요. 스펠호르스트 여행 가방 안에는 이야기가 시작되길 기다리는 꼭두각시 인형들이 있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성과 등장인물만 보아도 연극적인 분위기가 풍겨납니다. 인물들의 대사에 집중하다 보면, 인생의 이치까지 깨달을 수 있을 거예요. 스펠호르스트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여자아이는 양치기 지팡이를 들고 있고, 남자아이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있지요. 진짜 깃털을 달고 있는 올빼미와 사람 머리카락으로 만든 수염이 있는 왕도 있었어요. 무시무시한 이빨을 가진 늑대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장난감 가게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었는데 늙은 선장 스펠호르스트가 사 왔습니다.

가족도 없고, 인생의 희로애락도 다 잃어버린 선장 스펠호르스트에게 여자아이 인형은 '사랑'이라는 단어를 떠올리게 했어요. 스펠호르스트는 여자아이 인형만 원했지만 하나의 이야기 속에 있기 때문에 꼭두각시 모두를 세트로 사야 한다고 했지요. 이때부터 예감했습니다. 이들을 거미줄처럼 엮어 놓을 환상적인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다는 느낌! 스펠호르스트는 꼭두각시 인형을 쳐다보다 아날리제에게 편지를 쓴 후 숨을 거둡니다. 늙은이의 가슴에 오래도록 묻어두었던 사랑이 마지막 불꽃을 태웠듯이 꼭두각시들에게도 새로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꼭두각시들은 여행 가방 안에 처박혀 여행을 시작해요.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꼭두각시들은 이 사람의 손에서 저 사람의 손으로 넘겨지며 한 자매의 집에 머무르게 됩니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언니와 장난꾸러기 동생, 하녀 등 꼭두각시를 대하는 태도가 각기 다른 사람들이 나와서 아슬아슬했어요.




"내 이빨 만큼 날카로운 이가 있으면 어둠은 아무것도 아니야." "달이 내게로 오게 하라."

면도날처럼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는 늑대와 권위만을 부르짖는 왕이 비틀어진 웃음을 책임집니다. 진짜 늑대도 아니고 진짜 왕도 아닌데 이들은 자신을 진짜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사람이 매달아 놓은 그 대로 위치하고 앞만 바라볼 수밖에 없는 이들이지만 생각이라는 것을 하고 있었어요.

"말도 안 되지, 모든 게. 말도 안 되는 일이 왔다 가 버려. 그 사이에도 말이 안 되는 일만 일어나고."

하녀는 여자아이 인형이 좋아서 앞치마 안에 넣고 나가요. 자매 중 동생은 늑대 인형을 가져가서 날카로운 이빨을 빼버리고, 남자아이 인형과 화살 쏘기에 실패해서 밖에 놓고 가지요. 하녀는 올빼미 인형을 청소 양동이에 던져 넣고, 늑대 인형을 다람쥐라고 착각해서 창문 밖으로 던져 버립니다. 말도 안 되는 이 일들은 순식간에 연달아 일어났고, 왕만 홀로 남게 되었습니다. 늘 함께 있어서 몰랐던 꼭두각시들은 서로를 그리워합니다. 갑작스럽게 당해서 불행이라고 여겼던 일들은 깨달음의 기회였기도 했어요. 가방 안이나 방 안에만 있던 꼭두각시들이 다른 사람들에 의해 넓은 세상 속에 던져졌기 때문인데요. 시작이 그러했듯이 우연에 의해 갑작스럽게 모두 모이게 된 꼭두각시 인형들. 이들은 자매와 함께 인형극을 하게 됩니다.

꼭두각시들은 짜인 대본에 의해 움직이는 처지로 돌아왔지만, 예전과는 다른 점이 있었습니다. 자매의 연극을 보기 위해 모인 가족들이 따뜻한 눈빛으로 집중하고 있었거든요. 자신들에게 머문 관심의 시선에서 행복감을 느꼈던 꼭두각시들에게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되었어요. 하녀가 꼭두각시들을 스펠호르스트 가방 안에 넣고 길을 떠났거든요. 하녀 또한 잃어버린 꿈을 되찾고 싶었던 것 같아요. 우리 모두에게는 소중해서 깊이 묻어둔 꿈 하나씩은 있지요. 때가 되면 이렇듯 말도 안 되는 기회가 찾아오기도 하나 봐요. 멈춰지지 않는 이야기 노렌디 이야기, 다음 권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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