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찬 #솔직후기

소녀 퇴마사 특별 가제본을 읽고.
우리 집 소녀, 12세 어린이가 받자마자 책을 너덜거리게 만들었고, 한참 뒤에 제 손에 겨우 들어왔는데요. 뜨거운 여름에 함께 읽고 싶어서 신청했던 것인데 저희 모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흑백 가제본 총 116페이지!
처음에는 조금 적다 싶었는데 읽다 보니, 이 책의 매력을 알기에 충분했습니다. 곱씹으며 천천히 읽었어요. 한 페이지 안에 담아낸 상황 묘사가 겹겹이 아주 탄탄했어요. 이거 4D 아닌가 싶었는데요.
시작부터 임팩트 있었답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채령과 엄마 장면에서 음산한 냄새가, 뜨거운 기운이, 섬뜩한 비명 소리가 온몸을 옭아맸지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절절함과 신비한 능력이 대물림되는 과정에서 고개를 천천히 주억거렸어요. 너만은 아니길 바랐던 엄마의 애끓는 마음이 느껴져서였겠지요. 음, 그럴 수 있지. 설득력 있었어요.
혼자 남겨진 채령이 며칠을 앓다가 이모와 만나게 되고 개성에서 열차를 타고 경성역에 내렸지만, 이때부터 혼자가 아닌 혼자가 되어 버립니다. 느닷없이 누군가 쫓아오고, 의문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이신귀를 만나고, 그 이신귀를 처리하고! 꿈인가 싶지만 손안에 남은 선명한 삼족오 자국에 이건 필시 엄마의 능력을 물려받았구나 싶게 스토리가 흘러갑니다.

거친 쇳소리, 불쾌하고 더러운 냄새와 기운으로 등장을 알리는 악귀에 등골이 오싹했어요. 악귀의 정체들은 채령이 놓인 시대와 장소의 특징에 오묘하게 녹아들었어요. 경성에서 사라지는 아이들을 찾아 나서는 추리 퇴마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의 비극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체 페이지가 궁금해요.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단순히 악귀일까, 악귀보다 더 고약했던 일제의 만행일까? 광복 80주년을 맞았던 어제, 우리 집 소녀와 오랜만에 딥토크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쳐대는 소녀 퇴마사 채령의 슬픈 사연과 활약상, 잘 읽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