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형 교수의 수학 추리 탐험대 4 - 수와 규칙: 특명! 엄마를 구출하라 김민형 교수의 수학 추리 탐험대 4
김민형 기획, 김태호 글, 홍승우 그림 / 북스그라운드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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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이야기 수학은 참 다양합니다만 깊이 있게 다가가는 창작 동화는 또 드물지요. 세계적인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수학 추리 탐험대 시리즈는 정말 차원이 달랐어요. 수학자 아빠가 남겨 놓은 단서를 쌍둥이 딸들이 주변의 도움을 받아가며 추리해 나가는 이야기입니다. 그 중에서 아빠의 머릿속 세계를 안내하는 딩가딩거와 아빠가 개발한 생성형 인공지능 유니캣의 존재가 특별했어요.

1권 서두에서는 수학자 아빠가 영국에서 사라지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이야기 중간중간에 아빠의 편지 형식으로 지식 페이지가 꾸며져 있는데요. 아빠가 보낸 편지나 평소 대화 내용에서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힌트가 있어요. 2권에서는 아빠의 비밀 공간을 찾아내고 3권에서는 아빠가 숨겨둔 공식까지 알아냅니다. 이번 4권에서는 드디어 아빠를 찾는가 싶었는데, 글쎄 우주에 있는 엄마가 위험하다고 합니다. 멘붕!

브레인 콘택트로 아빠의 머릿속에 접속할 수 있다는 상상부터 엄청나지 않나요? 기억의 나무에서 수인이와 제인이가 마주한 세상은 너무나 달랐는데요. 천재 수학자 아빠가 만들어낸 컴퓨터로 세상을 지킬 수도 멸망시킬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이야기 같았어요. 음악실의 컴퓨터를 제외하고 모든 불빛이 꺼졌습니다. 도시 전체를 블랙아웃 상태로 빠지게 만들어 버린 '아빠가 만든 컴퓨터'의 위력이 느껴졌어요.

아빠가 알아낸 시공간 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는 구조가 무척이나 궁금했습니다. 만화 중간중간 지식 페이지에서 아빠가 남긴 단서가 있습니다. 수학 개념 속에서 단서를 파악해 추리해 나가는 쌍둥이 자매! 소인수 분해로 이루어진 암호의 세계를 알아챈 쌍둥이 자매가 대단하더라고요. 소인수 분해 계산기를 활용해서 아주 큰 수를 분해하면 새로운 소수가 나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새로운 소수가 자물쇠를 여는 암호였다니!

쌍둥이 자매는 아빠의 컴퓨터를 어떻게 작동시킬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부리 마스크 일행과 속도전을 펼칩니다. 아무래도 똑부러진 쌍둥이 자매가 먼저 찾아낸 것 같은데요. 악보를 통해 데이터를 입력하는 것까지 찾아냈거든요. "0과 1로 된 데이터를 음으로 바꾸고 소리의 중첩을 이용한다면? 소리 컴퓨터는 양자 컴퓨터처럼 작동한다!" 이제는 악보를 만드는 프로그램을 빨리 찾아내야 합니다. 충돌 위기에 빠진 엄마의 우주선을 구해야 하니까요.

아빠의 동료인 첸 박사가 자꾸만 수상한 행동을 해서 의심스러웠는데요. 주변 사람들을 따돌리고 아빠의 컴퓨터를 찾아내기 위해 혈안이 된 이유가 궁금했답니다. 영국에서 사라진 아빠에 이어 우주에 있는 엄마까지 부리 마스크 일행에 의해 쫓기게 되고... 위기에 빠진 엄마의 우주선이 죽음의 공포로 가득하게 됩니다. 엄마는 과연 살아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두근거리는 수학 추리 동화, 5권을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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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기차에 호랑이가 탔어요 미래엔그림책
마리사 둘락 지음, 레베카 코브 그림, 엄희정 옮김 / 미래엔아이세움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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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기차를 타기 위해 발걸음을 분주하게 옮겨 봅니다. 주인공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주변을 바라보니 각기 다른 다리들만 가득합니다. 저기 저 구석에서 호랑이 발이 보인다고 우리 초2 어린이가 호들갑을 떨었는데요. 어? 역시 아이들은 어른보다 관찰력이 더 좋을 때가 많아요.

"말도 마. 그날 바다로 가는 기차에서 무슨 일이 있었냐 하면~"

다음 장을 넘기자마자 호랑이 신사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호랑이가 탔다고요! 점잖은 모자를 쓰고 아침 인사를 건네고 호랑이 만화책을 읽고 있네요. 그러나 아빠는 핸드폰만 들여다보고 있어요. 아빠가 봤겠냐고요 ㅎㅎ 와! 이 부분에 뜨끔하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요. 아빠가 고개를 들었지만 별다른 점을 발견하지 못해요. 이내 핸드폰으로 눈을 돌리지요.

치크치크 추크추크 치크치크 추크추크

우당탕탕 악어들이 들어왔습니다. 휴가를 가는 건지 양동이에, 삽에, 선글라스까지 난리 법석인데요 아이의 아빠는 요지부동이었어요. 책장을 넘겼더니 아빠는 핸드폰에 들어가게 생겼네요? 아니 정말 아이가 옆에 있는데 뭐 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이번엔 하마가 들어왔어요. 캐러멜을 먹으라고 권해 주었어요.

치크치크 추크추크 냠냠 추크추크

돼지가족까지 합세해서 기차 안은 복잡하면서도 재미가 넘쳐흘렀지요. 그러나 아빠만 혼자만의 세상에 있네요. 핸드폰과 함께... 이번에는 우아한 차림의 퍼그 두 마리가 들어왔어요. 복잡한 기차 안에서 찻잔이 쓰러져서 바닥은 질척거렸지요.

치크치크 추크추크 질척질척 추크추크

이쯤 되니 기차가 움직이며 내는 소리에도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어요. 치크치크 추크추크 사이에 장면 포인트를 쏘옥! 다른 글자보다 강조되어 있고 크기도 좀 다르고요. 글자에서도 소리가 들리는 것 같지요? 이처럼 가독성을 높여서 문자를 디자인한 것을 타이포그라피라고 하더라고요. 아이에게 말해주니까 똑똑해진 것 같다고 좋아했어요 ㅎㅎ

타이포그라피 효과로 인해 자꾸만 소리 내어 읽고 싶어지는 문장들인데요. 읽다 보면 리듬감도 전해져서 말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지요. 북적거리던 기차 안에서 호랑이가 어흥거려도 아빠는 핸드폰에 빠져 있습니다. 모두가 긴장한 순간인데도 아빠는 아무것도 느끼는 게 없었어요. 긴장을 깨고 돼지가 재채기를 해대도 꿈쩍하지 않고 통화 중인 문제의 아버지!

치크치크 추크추크 와들와들 추크추크



마침내 도착했습니다. 썰물처럼 모두가 싹 밀려나오는데요. 이때 아빠에게 희한한 일이 생겨요. 호랑이의 활약으로 아빠는 아이와 눈을 마주치게 됩니다. 아빠와 손을 잡고 바닷물에 첨벙거리며 걸어가는 아이의 표정이 어느 때보다도 밝고 귀엽네요!

꿈일까요? 상상일까요? 우리 아이와 대화 끝에 내린 결론은 다른 사람들의 특징일 수도 있다는 것이었어요. 호랑이 같은 점잖은 사람들, 악어같이 우탕탕거리는 사람들, 돼지같이 본능에 충실한 사람들, 하마같이 아무 때나 먹는 사람들, 상황에 맞지 않는 옷차림으로 다니는 사람들 등. 아이가 바라본 세상이 동물들에 비유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았답니다.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는 것이 그림책의 매력인 것 같습니다.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현실적인 문제를 꼬집는 재미있는 그림책이었어요. 느림과 쉼을 찾아 떠나는 바다행 열차 내에서조차 핸드폰을 쥐고 놓을 줄 모르는 아빠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지요? 휴대폰만 들여다보다가 일상 속에 언제 찾아올지 모를 환상적인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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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경성의 사라진 아이들 오늘의 청소년 문학 46
한정영 지음 / 다른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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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퇴마사 특별 가제본을 읽고.

우리 집 소녀, 12세 어린이가 받자마자 책을 너덜거리게 만들었고, 한참 뒤에 제 손에 겨우 들어왔는데요. 뜨거운 여름에 함께 읽고 싶어서 신청했던 것인데 저희 모녀에게는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흑백 가제본 총 116페이지!

처음에는 조금 적다 싶었는데 읽다 보니, 이 책의 매력을 알기에 충분했습니다. 곱씹으며 천천히 읽었어요. 한 페이지 안에 담아낸 상황 묘사가 겹겹이 아주 탄탄했어요. 이거 4D 아닌가 싶었는데요.

시작부터 임팩트 있었답니다. 어쩌면 마지막일지도 모를 채령과 엄마 장면에서 음산한 냄새가, 뜨거운 기운이, 섬뜩한 비명 소리가 온몸을 옭아맸지요. 운명을 거스를 수 없는 절절함과 신비한 능력이 대물림되는 과정에서 고개를 천천히 주억거렸어요. 너만은 아니길 바랐던 엄마의 애끓는 마음이 느껴져서였겠지요. 음, 그럴 수 있지. 설득력 있었어요.

혼자 남겨진 채령이 며칠을 앓다가 이모와 만나게 되고 개성에서 열차를 타고 경성역에 내렸지만, 이때부터 혼자가 아닌 혼자가 되어 버립니다. 느닷없이 누군가 쫓아오고, 의문의 아이들에게 도움을 받기도 하고, 이신귀를 만나고, 그 이신귀를 처리하고! 꿈인가 싶지만 손안에 남은 선명한 삼족오 자국에 이건 필시 엄마의 능력을 물려받았구나 싶게 스토리가 흘러갑니다.




거친 쇳소리, 불쾌하고 더러운 냄새와 기운으로 등장을 알리는 악귀에 등골이 오싹했어요. 악귀의 정체들은 채령이 놓인 시대와 장소의 특징에 오묘하게 녹아들었어요. 경성에서 사라지는 아이들을 찾아 나서는 추리 퇴마 이야기는 일제강점기의 비극을 입체적으로 표현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체 페이지가 궁금해요.

무섭고 두려운 존재가 단순히 악귀일까, 악귀보다 더 고약했던 일제의 만행일까? 광복 80주년을 맞았던 어제, 우리 집 소녀와 오랜만에 딥토크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저도 모르게 가슴이 두방망이질을 쳐대는 소녀 퇴마사 채령의 슬픈 사연과 활약상,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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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 스콜라 어린이문고 45
윤슬빛 지음, 차야다 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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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마조마하며 건네는 안녕,
반가워서 큰소리가 절로 나는 안녕,
다음에 또 보자며 아쉬움 가득한 안녕!

주변을 돌아보면 인사말조차 하기 어려워하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어른이 볼 때에는 별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힘들어할까 싶어서 답답하기도 하잖아요. 하지만 하루 중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친구들과 보내는 아이들에게는 안녕이라는 말 한마디가 큰 과제일 수도 있지요. 위즈덤하우스에서 뜨거운 여름에 어울리는 책을 보내 주셨어요. 덕분에 초등 아이들의 일상 속 고민을 환상적인 스토리라인으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건네던 안녕이었지만, 다시 만나면 더욱 반가울 수 있는 안녕을 건네며 친밀감을 쌓아가는 이야기였답니다.

열 살 린아는 한 학기가 끝나가지만 친한 친구를 아직 만들지 못했어요. 고모하고는 스스럼없이 별 이야기를 다 나눌 수 있는데 친구에게 말을 거는 것이 너무 어렵다네요. 조용히 시를 쓰는 것이 소소한 재미였어요. 작은 노트를 가지고 다니고, 긴장하거나 이상한 기분이 들 때면 주머니 속에서 작은 돌멩이 두 개를 달그락거리며 만지작거렸지요. 그러던 어느 날 고모가 일하는 사우나 화장실에서 민꽃게를 만납니다. 민꽃게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해 애쓰는 린아는 이게 진짜일까 싶은 희미한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와, 민꽃게가 말을 걸어왔답니다.

바다로 향하던 린아는 같은 반 친구와 그 아이의 동생까지 만나게 되는데요. 글쎄 이 자매는 망둥이를 데려다주던 중이었다고 해요. 민꽃게와 망둥이를 바닷속 학교로 돌려보내는 미션에 참여하게 된 세 명의 아이들. 평소라면 친구 앞에서 얼음이 되었을 린아지만 어쩐지 용기 있게 말을 걸 수 있었어요. 아마도 특별한 경험을 같이 하고 있다는 생각에서 그랬겠지요. 린아보다 더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던 친구를 보며 누구나 말을 트기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초등 저학년 친구들은 이렇게 작품 속에서 자신과 같은 모습의 등장인물들을 지켜보며 위로를 받기도 하니까요.




아이들은 바닷속 학교에서 서로의 마음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습니다. 친한 친구는 어떻게 만들면 될까요? 이 아이들은 기특하게도 시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작은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상대방의 단점보다는 장점을 알아주는 태도가 필요하다.'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바닷속 학교에서 수업에 참여하며 조금 더 자연스럽게 가까워진 아이들이었어요. 린아를 꼭 닮은 민꽃게는 소극적이고 부끄러움이 많았던 모습에서 당당한 모습으로 변화해 가는데요. 이것 또한 린아의 발랄함에 힘을 보태 주는 기분이었지요.

아이들이 고만고만 그대로인 것처럼 보여도 매일 새롭게 안녕이라는 인사말을 건네며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우리는 매일 안녕 안녕]은 매일이 새로운 우리 아이들에게 마음에 위로를 주고 용기를 심어 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이야기였습니다. 초등 아이들의 공감을 사는 개인적인 문제를 다루면서도 사회적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일 수 있도록 주제를 확장해 주는 느낌이었는데요. 환경 오염으로 숨길이 희미해진 점이나 휠체어로 다니기 힘든 길 등을 언급하면서 자연에 대한 사랑과 약자에 대한 배려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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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에 염라가 산다 - 제1회 사회평론 어린이·청소년 스토리대상 수상작 사회평론 청소년문학 1
이담 지음 / 사회평론주니어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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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고학년부터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새로운 판타지를 만나 보았습니다. 천국에 염라가 산다? 이율배반적인 제목에서 풍겨오는 경쾌함과 묵직함이 동시에 느껴졌답니다. 요즘에 오컬트풍 이야기가 굉장히 유행하고 있잖아요.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우리 초등 5학년 어린이도 무척이나 반긴 책이었어요. 줄글에 제공된 그림은 몇 장이 되지 않아요. 사실, 눈앞에 그려놓은 듯한 생생한 문장에 더 이상의 이미지 요소는 필요하지 않았답니다.

"저승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를 해결한 영혼은 차기 염라대왕이 될 수 있다!" 염라대왕을 목표로 이승에 내려온 염라희는 한 영혼을 무사히 저승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영혼이 튕겨 나간 이유까지 알아내야 하는 고난도 문제였어요. 라희는 열여섯 살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염라대왕이 될 존재가 이렇게 허술하다니? 열여섯 살에 멈추어 있는 라희는 이승의 중학교에 들어서자 살짝 흥분해요. 환생해 본 경험이 없는 선학이기에 영혼이 들어간 몸주 율민을 보호하는 데 어색한 모습을 보이지요. 율민에게 다짜고짜 진실을 말하고 다가가는데요.

임무를 완수할 것인가, 인간들의 사연에 귀를 기울일 것인가 사이에서 갈등하게 됩니다. 임무에 실패하면 영혼이 소멸되는 조건에도 단단한 모습을 보일 뿐이었어요. 어느덧 친구가 된 아이들입니다. 이들의 사연 속에 풍덩 빠져 읽었네요.



허언증이냐 스토커냐 의심만 하던 율민이. 율민은 자신이 겪고 있는 이상한 일들을 다 알고 있는 라희를 점차 믿게 됩니다. 귀신 찾는 일에 힘을 모으기로 한 두 사람의 이야기가 기대되었어요. 이승으로 튕겨가 율민이 몸에 들어간 영혼은 신기할 정도로 율민이와 외모가 비슷했어요. 이 둘의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사건 해결의 열쇠로 보였지요. 이 과정에서 이승으로 튕겨간 영혼의 이름과 그에 얽힌 사연까지 알게 되었어요. 이복형제라는 설정에 치정으로 흐르는 것인가 마음이 좀 어지러웠지만(결국 아님, 그러나 더 깊음...ㅎㅎ) 이야기 흐름만은 흥미진진했어요. 당황하는 율민과 비밀스러운 이진의 관계에서 진땀이 났고, 죽어서라도 친부와 살고 싶었던 이진의 사연에 두 눈이 뜨거워졌지요.

율민과 이진의 영혼 분리식이 뜻대로 되지 않으면서 사건을 매듭을 짓지 못하고 요동치게 되는데요. 단순한 이복형제 관계가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는 요소가 첨가됩니다. 복제인간은 영혼의 냄새도 덜하다니.. 그래서 영혼이 저승에 닿질 못하고 튕겨져 나갔던가 봅니다. 등골이 오싹해지면서 한편으로는 서글퍼졌어요. 그럼에도 여태껏 '나'로 살았으면 지금의 '나'인 것은 맞잖아요. 복제인간으로 태어났지만 누구의 대용품이 아닌 '나'로서의 가치가 충분하지요.

"너를 데려가서 기필코 윤회시킬 거야. 네가 온전히 하나의 영혼으로서 누려야 할 것들을 마땅히 누리게 해 주고 싶거든. 그러니까 나를 한 번만 믿어 줘." 라희의 간절함이 느껴지지요? 이진을 설득해서 저승으로 데려가야 합니다. 라희가 열여섯 살의 모습으로 이승에서 만난 율민과 이진, 그리고 가영은 임무의 대상을 뛰어넘는 존재가 됩니다. 모두를 위해 과감하게 선택하는 라희. 염라희가 보여준 희생정신이 몹시 놀라웠어요. 증거를 확보하고 주변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자칭 차기 염라대왕 라희의 마음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답니다.

비과학적인 이야기에 최신 과학이 얽혀서 기괴한 스토리라인에 재미를 더해 주었어요. 염라희가 삼신라희가 될지도 모른다는 단서를 남기고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끝이 납니다. 라희의 도전이 어떻게 마무리되었을지 궁금증을 안고 직접 책장을 넘겨 보았으면 하네요. 저승의 법칙을 거스르면서까지 라희가 지키고 싶었던 것이 무엇일지 찾아보세요. 저희 모녀는 깊은 감동을 받았답니다. [천국에 염라가 산다]는 청소년 독자들의 환영을 받을만한 소설이었네요. 판타지에 나의 현실을 대입해서 읽을 수 있는 신비로운 이야기에서 삶의 방향을 밝힐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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