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꾸벅꾸벅 ㅣ 문지아이들 그림책
사노 요코 지음, 김영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6월
평점 :
사노요코의 그림책은
독자의 마음을
단번에 뒤흔드는 재주가 있어요.
[협찬] #사노요코 #꾸벅꾸벅 #그림책추천 #문지아이들 #복간

자유로운 선 놀림에 한 번,
화려한 색감에 한 번,
담긴 의미에 또 한 번!
📚 꾸벅꾸벅
사노 요코의 명작 그림책이
30년 만에 복간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두 손을 번쩍 들었지 뭐예요.
역시나
정신없이 그림을 감상하며,
한편으로는 이야기를 쫓으며,
그렇게 흠뻑 빠져들었습니다.
표지에 등장하는 왕은
꾸벅꾸벅 인사하고
왕비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콧대를 치켜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빠가 아이와 대화하며
들려준 이야기의 한 장면인데요.
액자식 구조를 통해
이야기의 의미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는
여지를 주어 재미를 더했더라고요.
아이는 꾸깃꾸깃해진 이야기가
간절히 듣고 싶었는데
아빠는 꾸벅꾸벅 인사하는
임금님 이야기를 펼쳐 놓습니다.
뭐 이런 말장난이 다 있을까 싶지만!
아이들은 알 수 없는 외계어 한 방에도
깔깔거리며 웃는
순수함 그 자체가 아니겠습니까.
기다리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끝까지 잠자코 들어주는 아이가
사실 제일 귀여웠고요. ㅎㅎ
본격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았어요.
옛날 어떤 곳에 살던 임금님은
만나는 누구에게나
꾸벅꾸벅 인사를 잘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이 먹게 될
접시 위의 생선에게까지
인사를 했으니 말 다 했지요.
임금님의 인사를 받은
왕비, 요리사, 신하, 생선 등
하나같이 우쭐해져서
임금님을 무시하는 태도를 보여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겸손한 모습을 이어가는 임금님이
대단하다고 느끼던 찰나,
이웃 나라의 군대가 쳐들어왔습니다.
위급한 상황에서도
천천히 갑옷을 차려 입고
차분하게 대장에게 지시했습니다.
"꾸벅꾸벅 꾸벅꾸벅 알겠는가."
어? 이쯤 되니 뭔가 암호 같은
느낌적인 느낌 ㅎㅎㅎ
우리 초3 어린이도
어이없다는 듯이 웃어버렸지요.
와, 임금님의 전투 비법을 본 순간
세상 무해한 그를 존경하게 되었답니다.
슝슝 날아가던 대포알도
적군을 다치지 않게 하며 꾸벅하고
떨어지게 만들었습니다.
힘차게 날아온 대포알도
꾸벅꾸벅 인사를 하며
모두 피하게 했어요.
전쟁은 평화롭게 마무리되었고
이웃 나라 임금님은
달걀만 한 다이아몬드 목걸이까지
내놓고 가게 되지요.
와, 이토록
유연한 임금님이라니!
모든 것을 다 가진 자의
여유였던 것인가 ㅎㅎㅎ
감탄하며 읽었답니다.
임금님과 키스를 나눈
왕비님이 꾸깃꾸깃 콜라캔을
뻥 차버릴 줄이야.
바보 같다가 훌륭하다가
웃기다가 끝나 버렸어요.
그림책이 이렇게
다채로울 수 있는가 싶었습니다.
사노 요코의 꾸벅꾸벅을
소장하게 되어 영광이네요.
두고두고 볼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