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거나 문방구 3 : 껌딱지 친구를 찾아라! 아무거나 문방구 3
정은정 지음, 유시연 그림 / 창비 / 2026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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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찬 #솔직후기


이야기의 순기능은 가슴에 맺힌 감정을 풀어낸다는 데 있는데요. 어린이 혼자 마음에 담아둔 고민을 다정한 도깨비가 들어준다고 해요. 이야기 내기를 즐기는 도깨비 아무거나와 영리한 귀신 고양이 어서옵쇼가 다시 왔습니다. 한창 재미있는 줄글 책에 빠져든 우리 아이가 참 좋아했어요. 아이에게 소리 내어 읽어 주다가 엄마가 목소리를 잃었다는 ㅎㅎ 어른도 빠져든 이야기였습니다.


아무거나 문방구 시리즈는 제28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공모전에서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3권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기한 이야기로 웃음과 감동을 주는 동화책인데요. 낱개의 이야기로 구분되어 있어서 나누어 읽어도 좋겠다 싶었는데, 막상 읽다 보면 후루룩 끝까지 단번에 읽어버리고야 만답니다. 작가님은 분명 이야기꾼이십니다, 인정.


[아무거나 문방구 3]에서는 친구, 형제 문제를 떠나 인간의 한 생애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는데요. 시작 부분인 <앞 이야기>에서 호기심을 유발하는 데 이거 이거 구성 참 좋았어요. 의심스러운 아무거나의 모습이 나왔어요. 무엇인가에 홀린 듯 사라지는 아무거나 도깨비의 사연이 궁금해졌지요. 문방구에 찾아온 아이들의 스토리가 이어지면서 도깨비의 사연도 밝혀졌는데...


낯선 골목길에서 만난 고양이 귀신 어서옵쇼가 눈에 보였다면, 그 사람은 문방구에 필요한 물건이 있는 거라고 해요. 수줍음을 많이 타고 긴장을 잘하는 기병이가 학교 발표 수업에서 실망만 하고 골목길에 들어섰어요. 개똥까지 밟아버리며 기분은 엉망이 되었는데요. 어서옵쇼와 마주칩니다. 구릿한 개똥 냄새에 아무거나도 코를 쥐며 말하는데 이 부분에서 우리 아이는 까르륵 숨이 넘어갈 뻔했지요 ㅎㅎ


기병이가 아무거나 문방구를 돌아보다가 달콤한 곶감에 매료되어 다 따 먹어버렸어요. 먹기만 하면 없던 자신감과 용기가 생기는 호랑이도깜짝곶감이었는데요. 기병이는 허락 없이 곶감을 다 먹어 놓고도 뻔뻔했어요. 상황 파악에 나선 아무거나는 기병이에게 말과 행동을 조심하라고 당부했어요. 곶감 값은 나중에 받기로 하고 기병이를 돌려보냈답니다.


기병이가 학교에 가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 정말이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아니나 다를까, 지나친 자신감에 다른 친구를 무시하고 배려하지 않았습니다. 지난날의 자신처럼 발표에 자신이 없던 친구의 자존심을 상하게 만들었어요. 당연히 주변의 반응도 싸늘했습니다. 울면서 뛰어간 곳에 도깨비 아무거나가 있었어요. 이제 호랑이도깜짝곶감 값을 받을 때가 되었습니다.


"어때, 나랑 재미있는 이야기 한 판!"


이제 기병이의 이야기를 들어볼 차례였어요. 눈물 콧물을 빼며 들려준 이야기에는 진실한 마음이 들어 있었지요. 자신의 고민과 부족했던 행동에 대한 반성 등 아이는 이야기를 털어놓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고 있었습니다. 기특한 녀석. 가짜 용기와 진짜 용기를 구별할 수 있게 된 아이에게 도깨비가 갈색 병을 내밀었어요. 곶감의 효력이 스르르 녹아내리니 아이의 무거웠던 마음도 가벼워졌습니다. 고민 해결!


"이건 진짜 용기가 아니에요. 스스로 노력해서 얻는 용기가 진짜 용기 같아요."


이번 3권을 관통하는 이야기에는 도깨비의 껌딱지 친구가 있었어요. 어린 시절부터 늙어 할머니가 될 때까지 늘 함께였던 친구가 어느 날 모습을 감추었습니다. 그래서 아무거나가 갑자기 사라지고 이상한 행동을 해서 어서옵쇼의 의심을 샀던 거예요. 우연히 어서옵쇼가 그 할머니를 만나게 되고 아무거나가 찾던 그 사람인가 싶었지요. 다시 만난 아무거나와 할머니는 옛이야기를 나누며 행복해 보였어요. 하지만 할머니에게는 안타까운 사연이 있었는데...


자꾸만 깜빡하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를 슬픈 눈으로 바라보는 손자 이준이, 그리고 말없이 눈물을 흘리는 도깨비 아무거나.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변화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지켜보는 사람은 마음이 무너지잖아요. 괜찮다고, 나는 늘 너와 함께라고 말씀해 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작가의 말에서 '평생의 단짝, 엄마를 그리며' 부분을 읽어 보니 감동이 배가 되었어요.


팥쥐반지를 끼고 친구의 마음을 쥐락펴락하다가 친구를 잃을까 봐 걱정이 된 유나, 우렁각시지팡이와 할머니의 오래된 이야기, 깜빡깜빡하는 병에 걸리기 전 건강했던 할머니가 그리운 이준이 등 하나같이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전편보다 유난히 가슴이 더 찡했어요. 감수성을 자극하는 동화로 아이들의 마음까지 보듬어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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