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냥한 폭력의 시대
정이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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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현 작가는 오래 전부터 이름을 알고는 있었다. 그렇지만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집근처 도서관에 갔더니 역설적인 제목이 눈에 띄어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단편 소설들로 책이 이루어져 있어서 부담 없이 읽을 수 있었다.

<미스조와 거북이와 나> 아버지의 옛 여자인 미스조가 키우던 거북이(바위)를 미스조가 죽기 직전 나(희준)에게 물려주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아버지의 옛 애인이라는 다소 불편한 사람이 가장 가까운 사람이 되어버린 상황이 왠지 서글펐다.

<아무것도 아닌 것> 고등학생인 딸(보미)이 임신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인큐베이터 속에 있는 미숙아의 수술시기를 늦추는 엄마(지원)의 심리가 이해되면서 괴로웠다.

<우리 안의 천사> 동거 중인 서른 살 커플에게 남자(남우)의 이복형이라는 사람(동우)이 찾아와 아버지를 죽이고 유산을 받자는 제안을 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돈에 대한 인간의 속물적인 근성이 미우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것이 서러웠다.

<영영, 여름> 일본인 아빠와 한국인 엄마를 둔 아이(리에)가 아빠의 직장을 따라 전 세계를 다니다가 K라는 도시에서 메이라는 친구를 만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두 소녀의 우정이 애달팠다.

<밤의 대관람차> 젊었을 적 연인사이였던 양과 박이 중년이 되어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남편이 있으면서도 이미 헤어진 연인을 의식하게 되는 심리가 묘하게 공감되었다.

<서랍 속의 집> 전세난으로 계속 이사를 다녀야 하는 수도권에 사는 부부가 집을 사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울며 겨자 먹는 집 없는 사람의 서러움이 너무 오래 느껴졌다.

<안나> 8년 전 댄스 동호회에서 만난 안나를 시간이 흐른 뒤 자식의 영어유치원 보조교사로 만나게 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인데 자신보다 예쁘지만 생활형편이 나보다 못한 안나를 무시하는 나의 심리가 소름 돋으면서도 나도 비슷하지 않을까 하는 자책을 하게 되었다.

분량이 많지는 않았지만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하고 무거웠다. 책을 덮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또는 나의 이야기 인 것 같은 마음에 끝까지 읽었다. 모순되는 감정에 생각이 많아지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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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3권을 보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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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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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는 노예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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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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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91일 새벽 대한항공 KAL-007 민간항공기가 소련 전투기에 의해 격추된다. 탑승자 269명이 전원 사망하였고, 그 중에는 최지현 이라는 사람도 있었다. 지현은 14년 전 미국으로 입양되어 살다가 대학입학을 압두고 오빠 지민을 만나러 오는 길에 사고를 당한 것이었다. 지민은 동생의 죽음에 큰 슬픔과 정부의 안일함에 분노를 느껴 복수를 결심한다. 미국에 있는 지현의 양부모를 만나고, (문선명 총재)을 알게 되어 러시아로 건너가 고르바초프를 만나고 결국에는 모스크바에서 전투기 조종사 오시포비치 까지 만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많은 것들을 알게되는데...

감각적이고 섬세한 글에 속도감이 넘쳐 단숨에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지만, 전에 읽었었던 김진명 작가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와 같이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쓴 소설작품이라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사실관계를 떠나서 강대국들의 알력과 자국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이기심, 그 옆에서 자국의 이익도 생각 못하고 눈치만 보는 약소국의 처량함, 그 속에서 고통을 당해도 어찌할 수 없는 일반 국민의 분노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통해 과거 역사적 사건을 되돌아보면서 미래를 그려보며, 현재의 현실적인 복잡한 고민들을 나름대로 많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된 것 같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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