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e-shock으로 하면 우리말보다 더 쉽다
김영수 지음 / 홍익미디어플러스 / 200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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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는 영어 학습의 방법론을 제시하는 교재들이 수없이 많이 있지만 이 책만큼 훌륭한 책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다른 교재도 본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효과를 거둘 수 있겠지만, 보통의 끈기로 그 교재가 추구하는 목표에 달성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사실 영어가 들릴 때까지 계속 듣거나 받아 쓰는 것은 결국 우리를 지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영어는 발음에 강약이 있으므로 문장을 완전히 듣는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왜냐 하면 약하게 발음되는 부분은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순식간에 지나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이러한 부분을 철저하게 학습하게 하므로 결국에는 문장 전체를 받아 쓸 수 있는 실력까지 향상된다. 이 학습법의 가장 큰 특징 중의 하나는 자신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어 감을 느낌으로써 이러한 성취감이 자신감을 길러주고 그 자신감이 영어 학습의 동기를 부여한다는 데 있다.

이 책을 만난 건 나에게는 정말 커다란 행운이었다. 나는 이 책의 방법대로 10일간의 프로그램을 시험적으로 학습했는데 그 성과는 나 스스로 놀랄 정도였다. 영어를 공부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연하기만 해서 늘 미루기만 했다. 영어 학습법을 제시하는 책들마다 이 책만 보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식이었지만 그 책들은 모두 자기만의 학습법을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적용함으로 그들에게 맞지 않는 학습법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것들이었다.

영어를 무조건 받아쓸 때 안 들리는 부분을 듣기 위해 테이프를 다시 앞으로 돌리게 되는데, 이러한 작업을 여러 번 하면 되감는 작업만으로도 지쳐버린다. 그러나 이 교재는 빈칸 채우기 식이므로 테이프를 되감을 필요 없이 편한 마음으로 들으면 된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네이티브의 문장 전체가 머리에 입력되고 완전하게 들리게 된다. 물론 영어 테이프를 학습 시간 이외에 등교 시간이나 귀가 시간에 틈틈이 들어야 함을 전제로 한 것이다.

이 테이프를 계속 반복해서 듣다 보면 영어 문장을 쉽게 암기할 수 있는데 영어 문장을 미리 암기하고 듣는 것이 과연 올바른 영어 학습법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하였다. 그래서 영국에 오랬동안 체류했던 후배에게 이 교재가 좋은 교재인지 물었는데 정말 훌륭한 교재라고 평했다. 그 후배는 영어 문장을 들릴 때까지 듣는 것은 나쁜 학습법이 아니지만 노력한 시간에 비해 비효율적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영화나 토크쇼 보는 것을 권했고, 영어 테이프를 통한 듣기 연습에 대해서는 늘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다. 그러나 이 교재만큼은 매우 좋은 책이라며 열심히 공부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일러 주었다.

저자는 책머리에서 '여러분이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면 이 책을 덮어도 좋다'라고 말했지만 나로서는 이 책이 거의 기적에 가까운 영어 학습법이다. 듣기, 말하기, 읽기, 쓰기를 한덩어리로 학습하므로 영어적 발상과 감각을 기를 수 있으며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아닌, 이제는 흥미로 영어를 접하게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 나오게 될 본격적인 E-shock 6권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그리고 이 학습법을 성실하게 공부하여 영어 실력이 향상될 1년 후의 모습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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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맥은 없다 - 이 땅의 산줄기는 백두대간이다
조석필 지음 / 산악문화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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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근 백두대간이라는 말이 광고에까지 등장할 정도로 일반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져 이제는 그 용어에 대해 모두가 익숙하게 되었다. 그러나 백두대간에 대한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백두대간의 복원을 말하기 위해 쓰여졌다고 저자 조석필씨는 말한다. 그는 지리학을 전공하진 않았지만 잘못된 산맥 체계도를 배우는 우리 나라의 지리 교육 현실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따라서 지리학을 하는 사람들에게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게 하는 책이다.

우리가 지리 교과 시간에 배우는 산맥의 체계는 1903년 일본인 고토분지로가 발표한 논문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단순히 반일 감정에 의해 '태백산맥은 없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지금 배우는 산맥의 체계가 매우 과학적이라면 그것으로서 타당한 것이며 가치있는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매우 비과학적일 뿐만 아니라 우리의 민족 정체성을 흐리게 하는 데 있다.

지리 부도에 표기된 산맥은 산줄기가 아니다. 예컨대 차령산맥을 따라가다 보면 크고 작은 하천과 만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남한강과 차령산맥이 교차한 지점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물은 높은 지점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자연의 법칙인데 남한강이 차령산맥을 넘었다고 설명해야 하는가? 그러나 우리 선조들이 인식했던 1대간 1정간 13정맥의 개념으로 설명하면 이러한 모순이 결코 생기지 않는다.

고토분지로는 지리학자가 아니라 지질학자였다. 따라서 그가 분류한 산맥의 개념은 땅 속의 지질 구조를 연구 방법으로 사용했다. 지질학과 유사한 분야로 지리학에서는 지형학이 있는데 그것은 땅 겉 표면과 인간 생활의 관계를 연구 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그러므로 지질학자 고토분지로의 산맥 체계는 지리학적으로 타당성이 없으며 땅의 형상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도대체 지표의 산줄기와 땅 속의 지질 구조와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가?

지금의 산맥 체계는 일제의 강점 논리로 교묘하게 왜곡되며 날조된 것이다. 백두대간이란 우리 선조들이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를 하나의 거대한 산줄기로 인식했던 개념이다. 일본은 가급적이면 그 거대한 산줄기를 여러 토막으로 끊고 싶어 했으므로 오늘날 우리에게 익숙한 태백산맥, 추가령구조곡, 함경산맥, 마천령산맥으로 위축시켰다. 우리 국토의 형상도 호랑이에서 토끼로 비하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이 책을 읽었다면 지리학자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부끄러워 해야 한다. 우리 국토에 대한 무관심과 사랑없음에 대해... 해방후 반세기가 지난 오늘날에도 지리 교과서의 지형편에는 태백산맥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고토분지로의 논문을 충분히 검증하지 않고 무작정 베켜쓴 것이다. 한반도라는 용어도 일본이 우리 나라를 낮추기 위해 만들어낸 말이다. 그래서 저자는 대안으로서 한반도 대신에 '한슬람'이라는 용어를 새롭게 제안하였는데 한슬람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고 오히려 순수한 우리말 같아 매우 인상적이었다.

국민의 정체성은 올바른 지리 인식과 국토 환경에 대한 이해에서 비롯된다. 그러므로 현재의 잘못된 지리 교과서를 하루 빨리 고쳐야 하며, 우리 국토를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산경표를 배우고 가르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단순히 우리의 전통 지리 사상을 배우기 위해서가 아니다. 저자는 백두대간이 온전히 복원되어 이 책이 휴지통에 버려질 알이 왔으면 참 좋겠다면서 그 날은 '대한 독립 만세'만큼 기쁠 것 같다고 말하고 있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 나라의 진정한 독립은 백두대간의 복원에 있다고 말해도 지나친 표현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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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의 선물
오토다케 히로타다 지음, 사와다 도시카 그림, 전경빈 옮김 / 창해 / 200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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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체 불만족>의 저자인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유년 시절에 겪은, 아름답고 소중한 추억을 바탕으로 쓴 창작 동화이다. <오체 불만족>이라는 책을 통해 우리에게 많은 감동을 주었던 오토다케는 이 책에서도 변함없이 `어떻게 태어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 이 책을 읽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있다.

오토다케는 두 팔과 두 다리가 없는 모습으로 태어났다. 그렇지만 자신의 상황에 비관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당당하게 전하고 있다. 그가 그렇게 말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아마도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처럼 그가 아름답고 행복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한 많은 사람들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는 장애인들을 대할 때 보통 사람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보기가 쉽다. 그러나 이 동화책의 등장 인물들은 걸을 수 없으며 만질 수 없는 유타에게 특별한 사람이 아닌, 보통 사람 대하듯 행동한다. 헌신적인 사랑으로 정성껏 길러 준 어머니, 다른 아이들과 동등하게 대해 준 선생님, 그리고 보통의 친구들처럼 함께 뛰놀던 친구들. 이들 모두는 유타가 장애아라고 해서 특별하게 동정하지 않았다.

오토다케는 장애아라는 이유만으로 보통 아이들과 다른 학교에 다니거나, 같은 학교에 다니더라도 특별한 눈길을 받는다면 매우 슬픈 일이라고 말한다. 만약 우리 주위에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친구가 있다면 유타가 다니는 `히카리 초등학교`를 생각해 달라고 독자들에게 당부하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주인공은 유타가 아니라 유타 주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다.

오오다케는 휠체어를 타는 아이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학교에 다닐 수 있게 되기를 소망하면서 이 책을 썼으며, 이 동화의 이야기는 소중한 추억을 준 친구들과 이 책을 읽는 모든 사람들에게 바치는 `내 마음의 선물`이라고 밝히고 있다.

히카리 초등학교에 다니는 유타가 6학년에 올라갈 때 같은 반 아이들은 팔과 다리가 없는 유타를 이상하게 생각해 그의 짧은 팔과 다리를 만져 보곤 한다. 그러나 반 아이들과 서로 곧 친해지고 모두들 좋은 친구가 되어 사이좋게 지낸다. 특히 가장 친한 친구인 `가즈토`와 `요시히코`와는 숙제 뿐만 아니라 축구, 수영도 함께 할만큼 사이가 좋다.

그런데 체육 시간에 농구 시합이 벌어지자 다른 친구들처럼 달리지도 못하고 높이 솟은 골대까지 공을 던질 수도 없었던 유타는 체육 시간 때마다 항상 외톨이가 된다. 그래서 선생님은 유타에게 심판을 보도록 배려했고, 유타는 자기가 특별한 일을 맡은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심판을 공정하게 보기 위해서 농구 규칙에 대해 열심히 공부할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불편한 몸으로 심판을 제대로 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결국 아이들은 유타를 엉터리라고 비난하고, 가장 친하게 지내던 `가즈토`와 `요시히코`와도 싸우게 된다.

졸업하기 전에 6학년 전체가 참가하는 반대항 이어달리기 시합에 유타는 담임 선생님의 배려와 아이들의 이해로 출전하게 된다. 유타는 이 경기를 위해 매일 아침 열심히 연습하고, 이러한 노력에 감동받은 반 아이들은 모두가 하나된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결국 경기에서 이긴다.

팔다리가 없다고 해서 자신의 처지를 결코 원망하지 않는 유타, 장애아인 유타를 놀리지 않는 반 아이들, 유타를 다른 아이와 마찬가지로 동등하게 대하는 요시다 선생님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낸 사와다 도시키의 그림은 우리 마음 속에 그려지는 동화의 내용과 이미지를 더욱 구체화한다.

우정을 통해 장애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매우 감동적이다. 또한 장애인과 함께 도우면서 사는 세상을 머리로 그려 보면서 그러한 모습이 얼마나 행복할까라는 생각을 한다. 이 동화는 작가의 어린 시절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므로 마치 오토다케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읽는 것 같았고, 그 모습은 그림을 통해 눈으로 보는 듯 생동감이 넘친다. 이 책은 어린이 뿐만 아니라 어른들까지도 마음을 깊고 더욱 성숙하게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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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받으소서
마이클 그리피스 지음, 윤종석 옮김 / IVP / 199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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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신된 그리스도인의 생활 원리는 무엇인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께 온전한 마음과 자신을 드리는 자이다. 이 책은 단지 명목상의 그리스도인, 즉 주일만 지키는 그리스도인이 아니라 우리의 일터와 가정에서 매 순간마다 항상 그리스도인이 되어야 함을 우리에게 도전하고 있다.

우리가 그리스도께 헌신할 때 그 정도가 지나치면 가정과 직장에서 자칫 소홀할 수가 있다. 그러나 성경은 우리가 종교적인 광신자가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그것은 비성경적인 삶이며 비그리스도인들에게 덕이 되지 않는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중용의 미덕을 잘 분별하여 현실 세계에서도 충실한 사람이 되도록 자신의 기본적인 신앙 생활을 점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혹시 우리는 세상과의 타협을 균형으로 간주하고, 게으름과 나태함을 중용으로 인식하면서 생활하지는 않는가? 우리는 철저하게 주되심을 인정하고 하나님 말씀에 귀기울여서 그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스도로 오신 예수님은 우리의 모든 것 되시며 우리 인생의 모든 영역에서 주인이 되시므로 우리가 그 분을 주님이라고 부를 때 이것의 의미를 항상 기억해야 한다. 그럴 때 우리의 모든 일에서 그 분께 순종하며 헌신할 수 있다. 항상 하나님께서 원하시고 기뻐하시는 뜻이 무엇인지 잘 분별하며 살아야겠다는 마음의 결단을 해 본다.

그리스도인의 시간은 자신의 것이 아니라 주님께 속한 것이므로 우리는 주어진 시간을 그 분을 위해 사용하는 시간의 청지기들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나의 삶을 돌이켜 볼 때 분주한 생활에 늘 시간에 쫓겨 주님을 멀리하였고, 경건의 시간을 미루기만 하였다. 이제는 시간 사용에서 늘 마음의 여유를 가지되 시간을 주도하는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부지런하고 차분하게 살아야겠다.

세상은 얼마나 많이 소유하고 있느냐를 묻지만, 그리스도는 그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를 묻는다.세상의 관심은 받는 데 있지만, 그리스도의 관심은 주는 데 있다. 사람들은 손에 쥔 것이 얼마인지를 묻지만, 성경은 남에게 나눠 준 것이 얼마인지를 묻는다. 우리는 청지기로서 나의 소유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 사용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물질을 지혜롭게 사용하는 훈련을 해야 할 것이다.

저자 마이클 그리피스는 이 책의 서문에서 그리스도인으로 부름받은 우리 모두가 그 분을 예배하고 기쁘시게 하는 삶을 드리게 되기를 소망하며 기도하고 있다. 그러나 책을 읽었다고 해서 우리가 헌신된 그리스도인의 모습으로 당장 바뀔 수는 없으며 오직 하나님의 성령님께서 역사하실 때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다.

이 책은 모두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마다 기도와 묵상을 위한 제안을 실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한다. 저자는 이 책의 주제를 기쁨과 자원함으로 하나님과 온 인류를 섬기고, 하나님을 향해 진지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영적으로 나태해지고 무감각해진 우리들이 이 책을 접함으로 의식의 전환과 행동의 변화를 가져다 줄 것들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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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와 거짓말
Mark Monmonier 지음 / 푸른길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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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 생활에서 지도를 접하게 되고, 그것을 볼 때 아무런 의심없이 사실 그대로 받아들인다. 이 책에서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도의 진실과 거짓말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가 이 책을 다 읽은 후에는 지도를 바라보는 시각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3차원의 복잡한 세계를 2차원의 평평한 종이 위에 나타내기 위해서는 지도는 어쩔 수 없이 거짓말을 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것은 지도가 가진 한계인 동시에 지도의 기본적인 속성이다. 땅의 면적과 두 지점간의 거리, 지표의 전체적인 형상, 그리고 방위 등 이 모든 요소를 만족시켜 주는 지도가 과연 있을까? 만약 이 모든 조건들을 만족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지도가 아니라 지구의 실제 모습을 상당히 축소하여 만든 지구본밖에 없다고 답해야 옳을 것이다.

지도가 가지는 이러한 특성을 악의에 찬 정치 선동가나 오직 돈밖에 모르는 기업가가 악용할 경우 지도의 속성을 알지 못하는 일반인들은 잘못된 지도의 표현에 무조건 신뢰하게 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 책은 지도 제작자가 어쩔 수 없이 거짓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 뿐만 아니라 간혹 악의에 찬 거짓말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설명함으로써 지도의 본질과 적절한 이용 범위에 대해 흥미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각 장마다 재미를 가져다 주는 주제로 구성되어 있어 이 책을 읽는 데 짧은 시간동안 연속적으로 무리없이 순조롭게 읽을 수 있었다.

지도의 주요 요소인 축척, 도법 그리고 기호화에 대해 일반인들은 의심없는 진실로 받아들이지만, 사실 이것이 지도를 왜곡되게 만드는 주요인이라는 것임을 깨닫게 된다. 지도 제작자가 지도에 대한 지식이 짧아서 나타나는 결과와 지도 제작시 주의해야 할 점을 무시한 결과 나타나는 실수를 알아본다. 광고 지도에서만 볼 수 있는 기호 이용, 개발 계획이나 환경 영향 평가시 이용되는 지도에서 나타나는 생략과 과장 기법, 그리고 정부가 정치 선전이나 적국에 대한 거짓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왜곡된 지도에 대해서도 소개했는데 이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어느 회사의 제품을 거주민들이 많이 구입한 지역을 미국 지도에 주별로 색칠을 한다고 가정해 보자. 이 때 면적은 넓지만 산악 지형으로 이루어져서 사람이 많이 살지 않는, 서부 주들의 거주민들이 제품을 많이 구입했다고 해서 마치 대부분의 미국 주민들이 그 제품을 선호한다고 광고하는 것은 커다란 오류로 이해해야 한다. 미국 주민들의 반 이상이 미국 동부에서도 매우 좁은 지역에 집중하여 거주하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이 광고가 흑색선전물이라는 것을 금방 눈치챌 수 있을 것이다.

메르카토르 도법은 두 지점간의 방향은 정확하지만, 적도에서 극 지방으로 갈수록 그 면적은 상당히 크게 확대되는 결점을 가진다. 따라서 메르카토르 도법에서 극 지방에 가까운 구소련의 면적은 매우 넓게 나타나지만 지구본으로 본 구소련의 실제 넓이는 상대적으로 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공산주의 이념에 위협을 느껴온 미국의 반공 극우 단체는 이 도법을 오랫동안 즐김으로 공산주의의 위협을 경고하였다.

요컨대 이 책은 지도의 허와 실을 우리에게 알려줌으로써 지도를 현명하게 판독할 수 있도록 도와 준다. 즉 지도의 용도에 따라 왜곡의 가능성을 올바르게 분별할 수 있도록 그 지식을 제공해 준다. 따라서 우리가 지도를 이용할 때 지도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에서 벗어나 이제는 건전하게 의심을 품을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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