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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
김명국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떠나면 다시 돌아올 것을 알면서도 떠나는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은 아마도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그리움 때문일 것이라고 한다. 문뜩 작가의 성격이 궁금해졌다. 활발하여 사람 만나기를 좋아하는 분일까. 조용하고 차분한 성격일까. 나처럼 소심하고 내성적인 사람에겐 이런 책을 만들어주셔서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책에서 말하는 길 위는 이탈리아의 길, 미얀마의 길, 대한민국의 길, 인도의 길, 아시아 곳곳의 길이다. 이탈리아라고 해서 이탈리아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와 독일의 길 위 풍경도 만날 수 있다. 유럽 사진은 배경이 참 멋지다. 배경과 사람이 어우러져 누가 주인공이라고 할 것 없이 한 폭의 그림과 같다.
미얀마의 길로 넘어서면 사람 사는 냄새를 제대로 맡을 수 있다. 마치 우리 부모님 세대의 우리나라 풍경도 이와 비슷할 것 같다. 유럽처럼 멋지고 화려한 배경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소소한 멋이 있다. 때로는 너무 솔직하게 사람 사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겨 웃음이 나는 사진도 있다. 미얀마의 길에서 표지 모델의 주인공을 찾을 수 있었다. 꾸미지 않아도 아름다움이 자연스레 베어나오는 모델이다.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슬며시 미소가 지어진다.
대한민국으로 넘어가자마자 탄성이 나온다. 노오란 보리에 파아란 하늘이~ 함박 미소를 짓게 만든다. 이어서 1차 산업에 종사하는 어르신들을 많이 뵐 수 있었다. 길고양이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무늬가 마치 호랑이 같아서..;;;
인도에서 다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독특한 배경 뿐만 아니라 사람들 역시 우리와 다른 모습이 특별하게 다가온다. 인도는 그저 '다채롭다'라는 말로밖에 설명할 수 없다. 사람들의 표정, 행동, 입은 옷, 있는 장소 등등 모든 게 새롭고 또 새롭다. 그렇다하더라도 '결국 우린 죽는 날까지 심장이 박동치는 똑같은 사람이구나.' 라며 책은 이야기한다.
아시아의 길 위에서 먼저 베트남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관광지만 돌아다녔더니 내가 모르는 베트남의 모습이 새삼스럽다. 이어서 태국, 홍콩,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 네팔, 몽골, 부탄, 일본에 이르기까지 순식간에 책 장이 넘어가버렸다. 다른 사람의 소중한 인연이 사진과 글로 남아 나에게까지 좋은 추억을 선사해줄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사진 속 그들을 만나고 나니 삶의 활력이 느껴진다고 할까. 나도 모르게 나에게 주어진 하루를 충실히 보내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인연이 될 수 있도록 쑥스러워말고 살짝 눈인사라도 건네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