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 현대지성 클래식 31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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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에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은 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유론"도 읽어 보고 싶어진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수사학>도 글쟁이라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스튜어트밀의 글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서양철학에 대한 높은 벽은 그 이론의 깊이라기 보다 다양한 출전을 인용을 따라가기 어려운데서 기인한다. 즉 용어들의 사용이 아무래도 일반적인 사전적인 정의 그대로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라 해당용어들에 대한 이해를 일일이 쫓아가다 보면 그 책을 읽어내지 못하고 중도포기하기 일쑤다.  

이번 번역출간은 그런 독자들의 공포심을 조금 덜어내기 위해서인지 (솔직히 다른 번역본은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해제"라고 해서 존 스튜어트 밀의 생애와 이 글을 쓰게 된 배경 그리고 밀에게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드라마 내용도 재밌지만 드라마 장면 뒷 편의 이야기, 성룡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촬영 당시 NG가 색다른 재미를 주듯이 이 책의 해제가 난 더 매력적이었다. 

밀은 20년 넘도록 아내 외에 여성과 혼외관계를 육체적 관계?없이 유지했다. 그의 자서전은 불륜?의 그녀를 칭찬이 가득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떳떳하지 못한 관계 덕?에 밀의 사교생활은 순탄치 못했고 이는 아버지의 홈스쿨링으로 인한 사회성을 기를 여건이 없었던 것에서도 기인한 측면도 크다. 

밀의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직접 스승인 "제레미 벤담"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학교 다닐때 도덕, 윤리 시간에 배운 '최대다수 최대행복', 인간성을 계량화한 첫 시도로써, 밀은 스승의 가르침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도 한다. 둘째로 그 유명한 "임마누엘 칸트"다. 밀을 읽으려고 칸트의 주저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을 다 읽어야 한단 말인가. 순수이성비판은 우리의 지식이 직관과 이해로 만들어지는데 그 중에 이해는 오성과 이성으로 나뉘고 인류의 보편성은 특히 '이성'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실천이성비판은 "내 머리 위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내 마음에는 도덕률"--이것만 알면 된다. 판단력비판은 "느낌"이라는 문제를 다뤘다는데 이건 내가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못 하겠다. 한편 드는 생각은 독일어를 알지 못 하고 칸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든다. 독일어...결국 필로로기로 회귀해야 하는가....


그 다음으로 영향을 미친 철학자는 서양문명의 기둥이자 시발점, 고대그리스철학자들?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에피쿠로스 등인데 공리주의가 행복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서양사상의 원류?인 고대그리스인들이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밀의 행복론 구상에 있어서 출발점이 되었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행복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즉 시공간에서 유리(遊離)시켰다. 그러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와서 지상의 행복을 생각해 보게 되는데 밀의 공리주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그 맥을 같이 하면 즐겨 읽은 책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 그리고 밀이 계승한 사상은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이다. 


"무에서 유는 나오지 않는다. 자연은 허공 중에서 움직이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물은 아주 세련된 물질인 원자들의 만남과 연결이 빚어낸 결과다. 신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들로서, 인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중략) 따라서 인간이 사망하면 그 신체와 함께 영혼도 죽는다. 저승이라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니 그에 대한 공포를 떨쳐버리고 지금의 이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라." -- 164쪽 중에 --


밀은 agnostic 즉 불가지론자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자유론>과 이 책이라는 두 가지 수레바퀴를 기존 기독교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려고 했었던 듯 싶다. 신 없는 신학!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지...유교 콩퓨셔스니즘과 부디즘으로 서양철학은 결국 동양철학으로 진화해야 하는 것인가...

여기까지가 본 책 공리주의의 '해제'편에 대해 간략한 소개이다. 해제를 읽고 나면 '작품해설'이 이어지는데 대화체로 (철학)비전공자도 이 책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친절한? 대화체로 엮어져 있다. 자~ 이제 페이지를 앞으로 넘겨 공리주의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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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로봇 - 우리가 지금껏 상상하지 못한 신화 이야기
에이드리엔 메이어 지음, 안인희 옮김 / 을유문화사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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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포스트에서 그리스로마신화를 우리 문화가 더 이상 독해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다소 회의적인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4차산업혁명이 몰고 온 어젠다 중에 '로봇' 혹은 인공지능이  있는데 그간 우리는 그것이 몰고 온 파장 경제적 효과 등의 논의 수준에만 머물러 있었다. 많은 공상과학 소설과 영화 등에서 우리는 노동의 의미 상실이 몰고올 막연한 두려움에 머물러 있기도 하다. 

이 책은 '로봇'이란 무엇인가?란 질문에 대해 서양인이 어떻게 답해왔는지를 보여준다. 어떻게? '신화'를 맘껏 인용하기를 뽐내면서. 작가의 화려한 인용을 읽다 보니 다시 그리스로마신화부터 읽어봐야 하나...라는 호기심이 샘솟는다. 

이야기에 들어가기 전에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으려면 저자가 소개하는 헐리우드 영화를 간간이 보면 좋겠다.

첫 단추는 서양문명 최초의 로봇. 탈로스로부터 꿰어야 한다. 탈로스는 헤파이스토스가 크레타섬을 지키라고 인간을 위해 만들어 준 청동거인이다. 탈로스는 이방인이 탄 낯선 배를 찾아낸 후 바위를 던져 파괴시키도록 고안되었다. 아르고호를 타고 탐험에 나선 그리스신화의 영웅들이 있는데 헤라클레스, 오르페우스, 테세우스(안 탔다는 설도 있다) 등의 5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쌩그짓말도 디테일한 스토리텔링만 되면 수천년을 남아 전승된다) 이들의 모험 이야기는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로마신화> 제 5권을 일독하시기를 바란다. 


27쪽, 사람들은 인간'처럼 행동'하며 이름과 개인적인 '사연'을 가진 로봇 또는 인공 지능을 인간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다. 로봇은 지각 능력이 없고 주관적 느낌이라 할 만한 것도 갖고 있지 않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 움직이면서 인간의 행동을 흉내내는 대상들에게 감정과 고통받을 능력을 투사하고, 이들이 손상되거나 파괴되면 그에 대한 공감과 아픔을 느낀다. 

탈로스 이야기는 호메로스의 일리야드에서 시작되어,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 최근 케네디언 신사(라이언 고슬링)가 주인공이었던 <블레이드 러너 2049>, <Her>, <Ex Machina>까지 끊임없이 오마쥬되고 있다. 

두번째 꼭지는 새벽의 신 에오스가 사랑한 티토노스이다. 에오스와 아레스(전쟁의 신) 사이의 불륜을 알 된 아프로디테가 에오스에게 저주를 내리게 된다. 잘 생긴 연하남만 보면 사랑에 빠지게 되는 저주인데 그런데 이게 왜 저주지?? 여하튼 트로이의 왕자 티토노스와 사랑에 빠지고 그 사랑이 영원하길 바라면서 불멸의 존재로 만든다. 그리스 신화를 보면 신들의 이야기라 완벽해야 할 것 같지만 그 신들이 인간이 만들어낸 상상의 피조물 답게 2%부족하다. 불멸이지만 시간이란 제약에서 벗어난 젊음을 유지한다는 조건은 빠트려서 점차 늙어가는 티토노스. 

100쪽, 인간의 필사(mortality)의 운명을 탄식하는 것과 똑같이, 신들도 자기들이 좋아하는 인간이 죽어야 한다는 운명을 탄식한다. 하지만 신들은 인간 애인들이 자연적으로 겪는 노년과 노쇠의 과정을 특히 싫어한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신들에 대한 이야기는 다른 말로 하면 결국 죽고 싶지 않다는 갈망의 발로 아니었을까? 헬레니즘과 헤브라이즘이 다른 전통이라고는 하나 궁긍적으로 영생불사의 열망에서 같고, 어쩌면 진시황이 불로초를 찾은 것도 인류 공통적 사유:죽을 수 밖에 없 인간, '크로노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본원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겠는가? 그런 의미에서 동서양의 사유나 전통을 구분하는 것도 다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다. 

세번째는 프로메테우스다. 알레고리라는 것이 있는데 문학작품 속에 인물, 장소, 사건 등을 표면적 의미와는 다르게 진짜로 전달하고 싶은 다른 의미를 심어놓는 것을 말한다. 우리가 영화 <기생충>을 보면서 계급적 차별이라는 사회적이슈로 이해하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책 114쪽, 프로메테우스가 부여한 선물들은 최초로 '인간능력의 증강'을 보여주며, 이는 곧 자연적 또는인공적 수단을 동원하여 인간 신체의 한계를 일시적 또는 항구적으로 극복하려는 시도라고 정의될 수 있다. 

우리 현대인들은 고대인들의 기술 수준이 더 낮다고 보는 경향이 있는데 책에서 소개된 예들은 우리가 고대인보다 더 탁월하다는 통념이 틀렸음을 보여준다. 인류가 엄청나게 진화했다는 것은 빅히스트리적으로 보면 ...그냥 우리는 더 겸손해져야 한다 우리는 고대인들과 아직도 그닥 다르지 않다. 어쩌면 퇴화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기언전 3000년 전으로 추정되는 프랑스에 한 발굴지에서 이미 보철 귀가 발견되었고 이탈리아에서는 나무로 만든 인공다리가 출토되었다. 이란에서는 약 4800년 전에 살았단 한 여성의 시신에서 인공눈이 발견되었다. 

고대인들의 상상력이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것이 아닌가도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발명가 다이달로스가 어린 아들 이카루스를 탈출시키기 위해 고안해 낸 것이 인류의 비행기 개발의 시초였다는 것이 너무 억지춘향일까?  인간이 전에 가 본 적이 없는 곳으로 가려는 스릴 넘치는 대담성...이카루스의 추락에 포커싱하지 말고 지금 많은 인류미래에 대한 묵시적 결론에 저항하고 싶다. 인간의 경계를 한계를 넘어서고자 하는 욕망은 욕망이 탐욕이 될 것이라면서 도덕성 짙은 경고로 마무리하고 싶어한다. 

우리는 과학기술과 물질문명의 축복이자 저주? 속에서 살고 있다. 왜 저주냐? 자연을 도구화하고 개발의 대상화로 삼던 서구문명이 가져온 폐해가 코로나 19다. 이 책의 주제로 삼고 있는 인공지능 혹은 로보트도 축복이지만 저주가 될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에 대한 인류의 사유는 이미 고대로부터 이어져 왔다. 다만 너무 섣부른 종교 윤리 도덕적 도그마틱에 사로잡혀 비관적 염세적으로 볼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로나 19 이후의 시대를 살아갈 우리들에게 저자의 다음과 같은 메세지를 공유하고 싶다. 


"다른 어떤 생명체도 폭풍우 치는 바다를 항해하기, 땅을 경작하기, 말과 소를 길들이기, 사냥학고 고기 잡기, 법을 만들고 전쟁을 일으키기, 도시들을 만들어 다스리기 등의 기술과 대담성을...다른 어떤 생명체도 언어라는 장치를 갖지 못했고, 자연의 힘에서 도망칠 방법들을 끊임없이 궁리하는 "바람처럼 빠른 생각"이라는 능력도 가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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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택트 비즈니스 Untact Business - 100년의 비즈니스가 무너지다
박경수 지음 / 포르체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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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하기 전, 문학동네에서 번역출간한 <페스트>를 읽게 되었다. 1957년 노벨문학상에 빛나는 작품. 지금 COVID19 진행형 속에 사는 나에게 우리에게 당신들에게 소설은 옛날이야기가 아니다. 알베르 카뮈의 화두는 여전히 우리에게 유효했다. 
지금 서평을 쓰는 시점에도 코로나방역 모범 국가인 이 남한 대한민국에서도 확진자는 전국적으로 계속 늘고 있다. "페스트는 그칠줄 모르고 불규칙적이지만 끈기있게 전진하고 있다." 이런 특정 바이러스의 창궐이 부자든 가난한 자든 가리지 않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식량보급에 문제가 생긴다. 더구나 지금 시대의 대규모 기업농장이 많은데 그 농장에도 코로나가 찾아왔고 가동에 차질을 가져오고 결국 식량주권의 문제와도 결부된다. 그런 경우 생필품 사재기 현상과 인플레이션은 필연적이고 결국 가난한 자를 더 비참하게 만들어 빈부격차를 심화시킨다. 코로나 정국은 우리사회가 기본소득을 경제정책으로 받아들이는 계기가 되었고 그로 인해 경제적 승수효과는 정책의 유효성을 증명하고도 남았다. 
코로나 이후를 다들 말하고 경제적인 측면의 책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After Covid19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다. 언택트 비즈니스 이전에 일단 지금 시대의 페스트부터 이겨놓고 봐야한다. 카뮈는 의사 리외를 통해 자신의 신념을 내비친다.

"신이 침묵하고 있는 하늘을 바라볼 일이 아니라, 신을 믿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죽음과 싸우는 것이 어쩌면 신에게도 더 좋을지 모른다는 겁니다."
"비웃을지 모르지만, 페스트와 싸우는 유일한 방법은 성실성입니다." 

이번 코로나사태의 중심에서 진두지휘한 정은경 본부장이야말로 히어로아닐까? 리외가 말한 성실함의 아이콘. 그런 우리 동양인의 성실은 어디서 왔을까? 나는 최근 중용에서 그 답을 찾는다.

博學之,審問之,慎思之,明辨之,篤行之。有弗學,學之弗能,弗措也;有弗問,問之弗知,弗措也;有弗思,思之弗得,弗措也;有弗辨,辨之弗明,弗措也,有弗行,行之弗篤,弗措也。人一能之己百之,人十能之己千之。
To this attainment there are requisite the extensive study of what is good, accurate inquiry about it, careful reflection on it, the clear discrimination of it, and the earnest practice of it. The superior man, while there is anything he has not studied, or while in what he has studied there is anything he cannot understand, will not intermit his labor. While there is anything he has not inquired about, or anything in what he has inquired about which he does not know,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While there is anything which he has not reflected on, or anything in what he has reflected on which he does not apprehend,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While there is anything which he has not discriminated or his discrimination is not clear,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If there be anything which he has not practiced, or his practice fails in earnestness, he will not intermit his labor. If another man succeed by one effort, he will use a hundred efforts. If another man succeed by ten efforts, he will use a thousand. Let a man proceed in this way, and, though dull, he will surely become intelligent; though weak, he will surely become strong.
                                                                    *위 한자 영역은 chinese text project를 옮겼음을 밝힌다.
중용의 윗 구절의 자세한 번역은 아래 강의를 시청하는 것으로 대신하겠다. 
://www.youtube.com/watch?v=9gVTpGsBbFw


人一能之己百之,人十能之己千之 내가 전달하고자 하는 것은 간명하다. 남이 한번하는 것을 나는 백번을 하고 남이 열번하면 나는 천번하는 것이다. 이런 정성드린 노력이 바로 우리 인간이 이 세상에 난 이유고 인생의 의미를 알아가는 과정을 가치롭게 하는 것이다. 

최선을 다하는 자세 남이 보던 말던 자신이 세운 덕에 충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언택트 시대와 맥이 닿는다. "홈블랙홀" 집에서 혼자 있는 시간이 앞으로 더욱 많아질 것이다. 재택근무, 홈트, 혼밥 등은 이미 유행하고 있었지만 이제는 비즈니스의 중심이 되었다. 집은 더이상 빈둥거리고 종일 테레비보면서 킬링타임하는 공간이 아니라 스마트한 작업공간이자 열심히 운동도 하면서 자기계발하는 <홈스마트>로 진화했다. 오뚜기 등의 가정간편식 시장 확대, 중독성높은 넷플릭스 구독률의 급성장은 기업들의 마케팅 집중공략이 바로 우리가 휴식처로만 사용하던 "집"이다.

코로나19의 직격탄은 교육시장이 아닐까 싶다. 지금 2020년 후반기로 접어드는 시점까지도 아이들의 정상등교는 요원하다. 교육기관 종사자들이 졸지에 동영상을 촬영해서 편집해서 강의자료를 디지털로 제작하고 아이들과 화상채팅하는 등 미래형? 교육으로 진화했다. 이러닝은 한계가 있고 여전히 교육은 페이스투페이스(face-to-face)여야 한다는 꼰대식 라떼식 조언은 시대착오라고 코로나가 가르쳐줬다. 왜 굳이 학교를 매일 가야 하는가? 굳이 공교육의 틀 내에서만 교육을 해야 하는가? 이전에 감히 묻지 못한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만들었다. 

선생님에 대한 호불호, 교내 폭력 따돌림 등 현행 제도의 각종 모순들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할 때 어쩌면 새로운 전기가 마련된 것은 아닐까? 초중고를 지나 대학 그리고 대학원까지 사회적으로 많은 비용이 발생한다. 부모들의 교육비용에 대한 과도한 지출을 언제까지 우리가 당연시해야 하는가? 이제 부모들도 노후준비하게 만들려면 여기를 손봐야지 않을까? 

이미 익히 알려진 MOOC, massive open online course외에도 Khan academy, Udacity, Coursera, edX 등은 수준높은 강의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데다 소정의 수수료를 내면 이수증도 발급이 된다. 한국도 KMOOC에서 다양한 강의를 맛볼 수 있다. 이런 시대에 교육의 핵심은 무엇일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육의 핵심은 교사나 교수에서 학생으로의 주도권 이전이다.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학습 과정을 선택해 미네르바스쿨처럼 프로젝트 중심의 교육을 수행하는 것이다. 정해진 틀 내에서의 교육을 벗어나서 말이다. 선생님의 역할은 학생의 관심사를 이끌어내고 장려하는 일이 될 것이다." -125p

기업들의 마케팅 전략이 예전에는 특정 세대를 나누거나 연령대별로 접근했다면 점점 더 개별성 즉 개인들의 각 취향저격하는 그래서 중독 조금 순화하면 구독 마케팅으로 대전환이 벌어졌다. 지금 본 필자도 책을 큐레이션하고 있듯이 Baze는 영양제를 먹게끔 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수시로 영양상태를 측정해 주고 그에 맞춰 비타민 구독서비스를 제공한다. 화장품과 이제 커피까지 ... 이런 서비스를 구독하는 소비자는 덕후라고 불리는 해당 제품의 최애 소비자가 된다. 엘빈 토플러가 말한 "프로슈머"가 대세가 되었다.

나 개인은 무엇을 해야 하고 내가 몸담은 조직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 답은 일단 이 책을 읽는데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급히 1회독 하고 천천히 한 장 한 장 곱씹어 읽어볼 책이라 사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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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중국편 3 : 실크로드의 오아시스 도시 - 불타는 사막에 피어난 꽃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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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선생의 출판여정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덧 不惑에 가까워지고 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서고에 꽂혀있는 <다시 현실과 전통의 지평에서> '이응노' '박수근' '이중섭' 등을 처음 알게 해 준 책이다. 이때부터 인사동과 간송미술관을 들락날락 하게 되었던 것 같다. 
<화인열전>은 그 누구보다 김홍도의 위대함에 눈을 떴던 계기가 되었던 책이다. <완당평전>은 당대 한류스타 추사의 존재감을 확인케 해 주었다. <금강산>은 다시 금강산 관광이 열리기를 염원하고 아끼고 아끼며 아직 감히 열지 못 했다. (노무현대통령 때 발길을 재촉하지 못한 게 천추의 한이다) 
국내편 10권의 문화유산시리즈에서 소개한 지역은 그때그때 답사지가 정해질 때마다 천천히 밟아나가고 있다. 코로나19 덕에 당분간 국내여행에만 집중케 하여 조금은 숙제해결에 속도를 낼 수 있겠다. 
일본편 4권의 여정을 되려 먼저 따라가게 되었다. 교토자유여행에 이만한 동반자가 있었나 싶다. 일본이 가진 것 중에 하나, 뺏어오고 싶다면 교토의 그 옛스런 정취일 것 같다. 문화유산을 보는 눈을 더 예리하게 벼려내고 싶다면 <미를 보는 눈>셋트가 있고 <한국미술사강의>셋트도 must have 아이템이다.(언젠가는 다 읽을 수 있겠지...)

동북아 문명은 한중일이 서로 주고 받으면서 쌓아올린 찬란한 인류의 유산이다. 이 문명의 본령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을 나는 이제야 열어보게 되었다. 한중관계 북중관계 미일관계 북미관계 등 국제정치의 역학이 동시에 충돌하는 이 지정학적 위치. 인류 최강국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섥힌 이 곳이 바로 문명이 새로이 꽃필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우리는 더 역사를 알아야하고 역사가 남긴 유산을 더 잘 알아야 한다. 그런데 유홍준이 선생의 구수한 재미난 입담으로 만날 수 있으니 이 보다 더 맛있는 역사 공부가 있을꼬... 
우리가 만나는 이야기는 그 세번째 이야기인 "실크로드=비단길"에 대해서다. 책을 읽기에 앞서 KBS가 참여한 "신실크로드 영상도 있고 EBS 다큐영상도 시청하고 유홍준 선생께서 아래와 같이 참고한 책을 소개해 주셔서 그것도 같이 펼쳐 놓았다. 


이 책을 읽기 전 실크로드...한 무제, 장건까지 가다가 서유기에 캐릭터에서 멈춘다. 유홍준선생도 마찬가지셨다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면서 거기도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기에 유적에서 우리는 선생이 느끼신 희노애락을 같이 느낄 수 있다.


책상머리에서 막연히 실크로드를 생각할 때면 동서교역을 위해 낙타를 몰고 가는 소그드 카라반, 또는 불경을 구하기 위해 황량한 사막을 건너던 현장법사나 혜초 스님 같은 구법승들, 또는 서역을 차지하기 위해 중국인과 유목민이 벌인 무수한 싸움을 떠올리곤 했다. 그러나 막상 투르판에 와보니 (중략) 서역인들의 숨결과 체취가 살갑게 다가왔다- 56p


유홍준 선생의 글의 맛은 유적에 대한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설명에서 찾을 수 있지만 다분히 개인적?인 선생만의 감상에서 나는 더 격하게 공감하는 편이다. 그래서 선생이 답사한 곳을 가면 나도 그런 비슷한 감정이 느껴지는지 리트머스 시험지를 스스로에게 들이밀어 본다. 


폐허에는 나름의 미학이 있다. 같은 폐허라도 로마 시대의 대규모 목욕탕인 카라칼라 대욕장大浴場이나 .... 위대함에 경의를 표하게 한다. 우리 산천에 널려 있는 폐사지를 보면 화려한 건축이 있는 절집보다도 풀숲에 묻혀 있는 주춧돌과 무너진 석탑에서 오히려 선미禪味가 느껴진다.-86p


누구나 한 번쯤 사막을 꿈꾼다. 막상 사막을 가려고 하면 어디 사막을 가야할까? 
유홍준 선생은 쿰타크 사막을 추천하신다. 최근에 김미루 작가의 <문도선행록>이란 책을 읽으면 사막에 대한 그리움을 키워 왔는데 유홍준선생이 방점을 찍으셨다. (제발 covid19! 썩 물렀거라!)


이윽고 사막지프차는 사막의 가장 높은 모래산 정상에 우리를 내려 놓았는데

차에서 내리는 순간 모두를 넋을 읽고 말았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을까. 남쪽을 바라보니 모래산 능선이 파도치듯 한없이 굽이쳐 뻗어나간다..-70p.


실크로드 역사를 우리 역사와 관련지어 설명해야 할 필요성도 느낀다. 신라가 당을 끌여들어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켰는데 특히 그 큰 땅덩이의 고구려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역사책에 없다. 유홍준 선생의 답사기 이번 중국편에는 1권과 3권에 그 흔적을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이 먼 땅에 고구려 유민의 후손인 "고요장군"의 무덤이 발견되었다. 669년 고구려를 멸망시킨 당은 약 20만명의 고구려인을 강제이주시켰다. 익숙한 장면이 떠오르지 않는가? 스탈린에 의해 자행된 강제이주..우리 민족의 다이애스포라의 역사는 고구려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렇게 나라가 망해 강제로 끌려간 땅에서도 그 후예들은 활약했다는 것을 그 고분이 증거하고 있다. 백제인들이 일본문명을 건설한 것도 그 궤를 같이 한다. 

바램이 있다면 고구려 백제가 그들이 손수 썼던 역사책이 발굴되는 것이다(깁부식은 당최 뭔짓을 한 것일까? 삼국사기의 근거가 된 자료들은 다 어떻게 했는가? 그런데 그건 조선을 건국한 소위 신진사대부놈들에게도 마찬가지다. 도대체 고려왕조실록을 어떻게 했는가?) 일본 서기의 거품을 빼고 그 속에서 백제의 역사를 추려내었음 좋겠다. 최근에 <고구려의 핵심 산성을 가다>란 책이 발간되었다. 이런 우리 역사를 바로 알아가는 움직임 그 여정에 열심히 동참하고 싶다. 그런 학계의 성과를 끊임없이 제자들 가르치는데 사교육 현장에서 재밌게 풀어주리라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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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만 하면 내 것이 되는 1페이지 한국사 365
심용환 지음 / 비에이블 / 202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들 가르치는 입장에서 한국사를 다루되, 대중을 겨냥한 책은 늘 반갑다. 아이들이 제일 배우기 싫어하는 과목 중에 늘 상위권에 꼽히는 과목-역사 혹은 한국사다. 한국사는 왜 우리 학생들에게 이런 취급을 받게 된 것일까? 그져 암기 위주로만 되어 있는 학습방식에 문제일까? 체험은 배제된 채 교실 안에서 일방적인 전달만 있는 교수체계의 문제일까? 

한국사를 전공하지 않는 내가 한국사를 가르칠때는 역사도 결국 이야기라는 것에 주목한다. 한국사를 배우고 익히자고 하면 두드러기 염증부터 나지만,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있었던 이야기를 두런두런 도란도란 풀어내면 그래도 재밌어한다. 당장 한국사 시험문제를 잘 볼지 말지는 차치하고선. 재미! 재미없는 교육은 교육적 효과를 못 낸다. 한국사를 주제로 한 책도 마찬가지다. 본격적인 학술서적이 아닌 이상 "재미"를 구현하지 못하면 독서라는 시장에서 못 살아남는다. 이 책은 과연 그 재미를 살렸을까? 

이 책은 책 표지에서부터 이 책의 특징을 노골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5일은 한국사에는 해당없다는 듯 주7일 독서를 강요?하고 있다. 그리고 해당 요일에 따라 다루는 주제도 다르기 때문에 지루할 여지도 없이 매일 한 장씩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각 주제 중에 화요일에 처음 꽂혀서 <인물>편만 골라서 끝까지 읽었다. 인물구성도 기존 역사책들이 가진 시대순서로 나열하지 않아서 또 좋았다.  

정도전과 이성계, 조선을 개국한 두 영혼의 단짝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둘 간의 있었던 역성혁명의 파노라마를 담기에는 책의 기획과 맞지는 않아서 임종일의 역사소설 <정도전> 일독을 권한다. 여하튼 그다음 인물은 견훤이다! 한참을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더니 세종대왕이 나오고 다산 정약용이 나오고 이순신 장군이 나온다. 그러다가 다시 김춘추. 역사를 굳이 연대기순으로 배워야 할 이유가 있겠는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부터 재고되어야하지 않겠나? 

<역사학의 역사>라는 책이 얼마전 발간되었는데 우리 이 땅의 역사학도 이렇게 고증되었으면 한다. 일본의 역사왜곡과 그 궤를 같이 하는 일본극우의 역사왜곡이 현재진행형인데 역사는 우리 일반 대중에게 특히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홀대받고 있는 현실은 우리에게 위기라고 생각한다. 과거를 알아야 현재에 처한 여러 문제를 이해할 수 있고 미래를 위한 해법도 모색할 수 있다. 

 이 책은 기존의 여러 책들에서 특히 교과서만 열어봐도 나오는 인물도 당연히 소개하고 있지만 주류역사에서 저평가한 인물도 참신하게 언급해주고 있다.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 여전히 노동현장에서 죽음은 진행형이다 그가 그렇게 역사 속에 남은 세월이 벌써 50년인데도. 몽양 여운형! 만약 미군정이 없었더라면 그가 대통령(난 솔직히 이승만이 만들어낸 이 단어도 싫다)이 되었더라면 아니면 책이 소개되지 않았지만 서재필이 이승만 자리를 대신했어야 한다. 양평에 가면 몽양기념관이 있다. 

역사비평사에서 출간한 <이정 박헌영 일대기>라는 책이 있다. 박헌영은 재평가되야 한다. 그와 더불어 소개되지 않은 지리산유격대 대장 "이현상"이 빠진 건 좀 아쉽다. 안재성작가의 <이현상평전> 읽어보길 권한다 다행히 앞서 언급한 박헌영을 다룬 책은 절판인데 이 책은 아직 실천문학사에서 절찬리에 판매 중인 걸로 알고 있다. 박헌영에 대한 스토리는 <만화 박헌영>이란 책도 있다 곧 읽어볼 참이다. 

이 책은 아이들 학교시험 및 수능대비에도 부족함이 없다. 꼭 출제되는 고구려 소수림왕, 백제 근초고왕, 우리 민족 최고의 영토확장의 실력자-광개토대왕, 신라의 진흥왕, 삼국통일의 주역 김유신, 조선의 마지막 노력 흥선대원군, 일본 메이지유신의 상징 이토를 처단한 대한의군 참모중장 안중근 등 시험에 꼭 출제되는 인물들을 망라했다. 마지막에 소개된 인물은 공민왕이다. 난 저자의 의도가 있는 것 같다. 정도전에서 시작하여 끝맺음이 공민왕이라니. 고려의 마지막 불꽃과 그 고려를 닫은 두 인물이 시작과 끝. 

글을 마치려고 하는데 "역사는 흐른다"란 유명한 한국사인물열전의 노랫말이 떠오른다. 
한국사 교육에 그만한 교재가 있나 싶다. 1절만 옮겨 보았다 기억도 되새길겸. 
난 이 책을 인물 중심으로 1회독했는데 다른 분들은 어느 요일에 맞춰 읽으실지 궁금해진다.
난 2회독은 "장소"중심으로 읽게 될 듯하다. 코로나19가 어떻게든 극복될 것이고 그리되면 제자들 역사기행을 시켜줄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책의 한 페이지를 펴서 그 속의 이야기가 오늘 아침 혹은 저녁 식탁의 화두가 될 때까지 난 한국사를 잘 가르쳐 보겠다. 

1. 아름 다운 이땅에 금수 강산에 단군 할아버지가 터 잡으시고
홍익인간 뜻으로 나라 세우니 대대손손 훌륭한 인물도 많아
고구려 세운 동명왕 백제 온조왕 알에서 나온 혁거세
만주벌판 달려라 광개토 대왕 신라 장군 이사부
백결선생 떡방아 삼천궁녀 의자왕
황산벌의 계백 맞서싸운 관창 역사는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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