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혁명의 성과가 단 5년만에 물거품된건지 눈떠보니 선진국인 것도 잠시 작살나고 있는 경제와 앞이 안 보이는 국방과 외교 그 와중에도 가짜뉴스로 국민들의 눈을 가리는 언론권력들... 이런 작금의 현실도 현실이지만 윤석열 집권이 도대체 왜 가능했느냐?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답을 찾지 못해 답답하던 차에 이 책을 출판사 지원을 받아 미리 받아보게 되었다. 이 책이 우려하는 한국 사회가--우리가 흠모하던 핀란드 스웨던 소위 북유럽모델도 아니고 꼴보수들이 신봉하는 쌀나라도 아닌--남유럽의 그다지 되고 싶어하지도 않은 이탈리아로 가고 있다니...일본만큼이나 정치적인 측면에서 노답인 이탈리아라니... 베를루스코니 집권후 망가진 이탈리아...책은 우리가 얼마나 이탈리아의 현실을 닮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면서 시작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후 진보정치, 다시 말해 민주당이 어떻게 패배하게 되었는지를 우리경제 규모의 성장에 맞춘 의식 제도 즉 사회 전반이 그에 맞춰 엇박자를 내면서부터라는 것을 치밀하게 냉정하게 분석해 나간다. 그런데 책을 읽어도 답답한 것은 So What?의 문제다. 이 책이 <이탈리아로 가는 길>인 것처럼 해결책이 요원하고 어쩌면 우리 한국 정치가 당면 과제를 해결할 동력이 상실된지 오래라는 것이 더 명확해지고 있어서다. 백제 의자왕이 패망한 것은 나당 연합군이 원인을 초래하기도 했지만 결국 내부의 분열에 있었다. 비단 백제만 그러한가? 인류의 역사의 도도한 흐름에서 그런 사례는 비일비재했다. 우리 한국은 지금 난세에 직면했고 국내외 지정학적 상황도 녹록치 않다. 우리 민족은 어쩌면 우리 자신이 초래한 이런 위기를 극복하고 그토록 바랬던 찐선진국이 될 수 있을까? 많은 의문을 던지게 만든 문제적 논고--이 책을 여름휴가 독서리스트에 올리겠다.
샘터 출판에서 책을 받고 보니 스님의 삶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닥치는대로 책 읽는 입장에서 책을 가려 읽는 경우는 드물다. 그런데 해방 후 격동의 역사를 가진 한반도에서 불교에 대한 나의 정보는 지극히 대중과 떨어져 있지 않다. 현대사가 던진 화두에서 혹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진 종교라도 치부하고 살았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 도올 선생의. [나는 불교를 이렇게 본다]라는 책 이후에 처음 불교와 관련된 책을 읽은 것 같다. 한국사에 조금이라도 지식이. 있다면 교종과 선종이 갈라짐 정도는 안다. 배워서 깨닫는 것(점수)과 참선을 통한 깨달음(돈오)—조계종의 득세(비하의 뜻 없음) 후에 나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엔 학승(경전에 밝은 스님)은 없다고 결론내리고 있었다. 참 현대 우리 불교를 몰라도 너무 몰랐다고 반성을 이 책을 읽고 나선 하게 되었다. 이 책의 주인공 성파 스님이 언급하신 탄허 스님이나 경허 스님을 찾아서 다시 알아보게 되었고 물론 그 전의. 위대한 고승들은 지적 호기심 차원에서 어느 정도 꿰고 있긴 했지만 현대에 와서 모르는 분들 많았다. 아직 한반도 남쪽에 불교가 효능이 다했다는 내 어설픔을 인정하게 만들었다. 통도사에 일생에 딱 한 번 다녀갔다. 성보박물관이 뭔지도 몰랐고 부처님 사리 보관으로 워낙 유명해서 갔었고 큰 감흥이 없었다. 물론 우리나라가 전국 곳곳에 불교 유적에 대한 소중함과 그것을 알리는데 무지하지 않나 생각은 있으나 나조차도 굳이 찾아보지 못했던 것 같다. 지금이라도 교육현장에서 만나는.미래세대에게 우리나라 불교의 위대한 자취를 알리는 노력을 해야겠다 싶었다. 성보박물관 외에도 통도사에서 팔만대장경 인쇄본이 있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 팔만대장경 우리나라 최고의 역사유물아닌가? 거기에 뭐가 기록되어 있고 왜 중요한지 새삼 다시 공부하게 되었다. 통도사에 다시 가 볼 이유가 또 생겼다.이 책은 자기계발서로 가히 최고가 되야 한다고 생각한다. 성파 스님이 한학에서 동양화 한지 도자기 등 배움을 이어 가시는 삶의 자세. 끝없는 배우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일단 배우기 시작하면 무섭게 몰입하는 정신—유투브 미디어 등에 오염된 내 일상이 부끄러웠다. 매년 초 거창하게 세웠던 나의 목표를 꺼내어 보면서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할지 스님의 가르침을 내 삶에 새겨 넣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