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 현대지성 클래식 31
존 스튜어트 밀 지음, 이종인 옮김 / 현대지성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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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에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은 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유론"도 읽어 보고 싶어진다. 아리스토 텔레스의 <수사학>도 글쟁이라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존스튜어트밀의 글도 읽어내기가 쉽지 않다. 서양철학에 대한 높은 벽은 그 이론의 깊이라기 보다 다양한 출전을 인용을 따라가기 어려운데서 기인한다. 즉 용어들의 사용이 아무래도 일반적인 사전적인 정의 그대로라고 보기는 어렵기 때문이라 해당용어들에 대한 이해를 일일이 쫓아가다 보면 그 책을 읽어내지 못하고 중도포기하기 일쑤다.  

이번 번역출간은 그런 독자들의 공포심을 조금 덜어내기 위해서인지 (솔직히 다른 번역본은 읽어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해제"라고 해서 존 스튜어트 밀의 생애와 이 글을 쓰게 된 배경 그리고 밀에게 영향을 미친 사상가들에 대해 소상히 설명하고 있다. 드라마 내용도 재밌지만 드라마 장면 뒷 편의 이야기, 성룡 영화는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때 촬영 당시 NG가 색다른 재미를 주듯이 이 책의 해제가 난 더 매력적이었다. 

밀은 20년 넘도록 아내 외에 여성과 혼외관계를 육체적 관계?없이 유지했다. 그의 자서전은 불륜?의 그녀를 칭찬이 가득 기록되어 있다고 한다. 떳떳하지 못한 관계 덕?에 밀의 사교생활은 순탄치 못했고 이는 아버지의 홈스쿨링으로 인한 사회성을 기를 여건이 없었던 것에서도 기인한 측면도 크다. 

밀의 글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첫째로 직접 스승인 "제레미 벤담"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학교 다닐때 도덕, 윤리 시간에 배운 '최대다수 최대행복', 인간성을 계량화한 첫 시도로써, 밀은 스승의 가르침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도 한다. 둘째로 그 유명한 "임마누엘 칸트"다. 밀을 읽으려고 칸트의 주저 <순수이성비판> <실천이성비판><판단력비판>을 다 읽어야 한단 말인가. 순수이성비판은 우리의 지식이 직관과 이해로 만들어지는데 그 중에 이해는 오성과 이성으로 나뉘고 인류의 보편성은 특히 '이성'에 의해서 만들어진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실천이성비판은 "내 머리 위에는 별이 반짝이는 하늘, 내 마음에는 도덕률"--이것만 알면 된다. 판단력비판은 "느낌"이라는 문제를 다뤘다는데 이건 내가 읽어보지 않아서 뭐라고 못 하겠다. 한편 드는 생각은 독일어를 알지 못 하고 칸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을까라는 회의감이 든다. 독일어...결국 필로로기로 회귀해야 하는가....


그 다음으로 영향을 미친 철학자는 서양문명의 기둥이자 시발점, 고대그리스철학자들?이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에피쿠로스 등인데 공리주의가 행복에 대해 말하고 있기 때문에 서양사상의 원류?인 고대그리스인들이 행복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지가 밀의 행복론 구상에 있어서 출발점이 되었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행복을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 즉 시공간에서 유리(遊離)시켰다. 그러다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와서 지상의 행복을 생각해 보게 되는데 밀의 공리주의는 아리스토텔레스와 그 맥을 같이 하면 즐겨 읽은 책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다. 그리고 밀이 계승한 사상은 에피쿠로스의 쾌락주의이다. 


"무에서 유는 나오지 않는다. 자연은 허공 중에서 움직이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이 세상과 그 안에 있는 모든 사물은 아주 세련된 물질인 원자들의 만남과 연결이 빚어낸 결과다. 신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들로서, 인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중략) 따라서 인간이 사망하면 그 신체와 함께 영혼도 죽는다. 저승이라는 것은 미신에 불과하니 그에 대한 공포를 떨쳐버리고 지금의 이 세상을 자유롭게 살아라." -- 164쪽 중에 --


밀은 agnostic 즉 불가지론자였다고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자유론>과 이 책이라는 두 가지 수레바퀴를 기존 기독교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하려고 했었던 듯 싶다. 신 없는 신학!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보지 않았는지...유교 콩퓨셔스니즘과 부디즘으로 서양철학은 결국 동양철학으로 진화해야 하는 것인가...

여기까지가 본 책 공리주의의 '해제'편에 대해 간략한 소개이다. 해제를 읽고 나면 '작품해설'이 이어지는데 대화체로 (철학)비전공자도 이 책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도록 친절한? 대화체로 엮어져 있다. 자~ 이제 페이지를 앞으로 넘겨 공리주의에는 무슨 내용이 담겨있을지 읽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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