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가 되었다. 사회주의자로서의 아버지는
제법 근사할때도 있었으나
농부로서의 아버지는 젬병이었다.
사회주의자답게 의식만 앞선 농부였다.
아버지는 일삼아 새농민을 탐독했고
새농민의 정보에 따라
파종을 하고 김을 매고 거름을 주었다.
어머니는 그런 아버지의 농사를
‘문자농사‘라 일축했다.
"새농민이 원제 김을 매라고 하면
풀이 암만, 허고 그때꺼정 잘도 지둘레주겄소.
새농민이 뭐라거나 말거나
풀이 나먼 난 대로 뽑아야제,
워디 농사가 문자로 지어진답디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