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되어온 역사 속 국가폭력과 반(反)인권범죄를 추적해 밝히는 일에도 나름 열심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바뀌지 않는 현실, 시대가 바뀌어도 끊임없이 새로 출몰하는 신(新)토호세력에 좌절감도 느꼈다.
물론 보람도 있었다. 토호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묻혀 있던시대의 의인을 찾아내 재조명하고 역사적 복권(權)을 이뤄낼 수 있었던 일도 그중 하나였다. ‘용공분자‘로 몰려 50여 년간 아예 없는사람‘ 취급을 당했던 마산의 걸출한 사회운동가 노현섭(1921~1991)선생, 창원의 독립운동가였으나 이승만 정권에 학살된 안용봉(1912~1950) 선생이 대표적이다.
이런 분들을 통해 글쓰기의 효능감을 느낀 나는 ‘나쁜사람들을 비판하고 단죄하는 것도 중요한 언론의 기능이지만, 좋은 분들을 널리알리는 것 또한 세상을 아름답게 바꾸는 데 유용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 무렵 편집국장을 맡았고, ‘사람 냄새 나는 신문‘을 표방하며 좋은 이웃, 좋은 어른을 찾는 일에 기자들을 독려했다. 물론 나도 직접취재에 나섰다. 그 과정에서 채현국(1935~2021) 선생을 알게 됐고, 인터뷰 형식으로 그분의 살아온 이야기를 연재한 후 책 풍운아 채현피플파워)을 펴냈다. 그때가 2015년 1월이었다.
이어 2월부터 3월까지 포털 다음(카카오) ‘뉴스펀딩‘을 통해 채현국선생을 포함한 ‘시대의 어른‘ 다섯분을 7회에 걸쳐 소개하는 기사를연재했다. 그 다섯 분 가운데 김장하 선생도 있었는데, 유일하게 인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