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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솥밥
반이짝이 지음 / 경향BP / 2023년 2월
평점 :
품절

혼자 살짝 이웃 추가해두고 맛난 레시피와 포스팅 센스를 배우고 있는 반이짝이 님의 신간이라 더욱 반가운 '우리 집 솥밥'. 솥밥해 먹으려고 최근에 귀여운 도기 솥도 하나 구입해 두었는데, 초보자에게는 은근히 만만치 않다. 쌀을 씻어 안치기만 하는 전기밥솥과 달리 쌀을 불리고, 불 조절에 주재료를 따로 요리해서 올리거나 비벼 먹을 간장까지 준비하는 과정이 꽤 번거롭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 모든 걸 보상해 주는 것이 또 솥밥 맛의 매력이 아니겠는가! 게다가 바닥에 눌어붙은 구수한 누룽지까지 풀코스로 즐기는 기쁨을 어찌 포기할쏘냐! :D
일상적으로 반찬과 함께 즐기기 좋은 메인 솥밥, 제철 채소를 듬뿍 섭취할 수 있는 솥밥, 맛은 물론 영양까지 챙길 수 있는 솥밥, 입맛 까다로운 아이까지 공략 가능한 솥밥, 열 반찬 필요 없는 한 그릇으로 충분한 솥밥 그리고 함께 곁들이면 찰떡궁합인 국까지 여섯 파트로 솥밥 84가지, 국 10가지가 알차게 구성되어 있다. 찰진 밥을 짓기 좋은 이중 뚜껑 도기 솥, 무쇠 냄비, 무쇠 가마솥, 법랑 냄비, 유기 솥과 같은 다양한 솥의 종류와 특징부터 쌀을 불리는 방법, 솥밥의 맛을 극대화해 줄 양념장과 육수 만드는 방법도 확인할 수 있다.
1. 기본이 되는 솥밥은 어릴 적 엄마나 외할머니가 지어주시던 잔잔한 추억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게 만드는 메뉴들의 구성이다. 백미, 현미, 귀리, 각종 콩, 팥, 보리는 물론 밤, 고구마, 감자, 옥수수, 단호박 등 밥에 살짝 포인트가 되어줄 재료를 더해 밥맛을 살린 솥밥들이다.

2. 요즘은 언제든 사계절 음식을 맛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영양과 맛의 면에 있어 역시 제철 식품을 따라올 수는 없다. 가지, 죽순, 곤드레, 연근, 우엉, 시래기, 마늘쫑, 고사리, 참나물, 곰취, 미나리, 더덕, 쑥, 냉이 등 코끝에 감도는 향긋한 나물의 향이 벌써부터 식욕을 돋운다. 특히 봄에 먹을 수 있는 재료가 많아서 벌써부터 봄 나물을 장바구니에 듬뿍 담을 날이 기다려진다.
3. 육해공의 영양 가득한 조화로운 한 그릇은 이전 솥밥과는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인다. 소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홍합, 민어, 가자미, 보말, 꼬막, 연어, 삼치를 주재료로 다양한 채소와 함께 곁들인 솥밥은 눈으로 먼저 한 입 먹고, 입과 속을 든든히 만족시킨다. 특히, 들깨미역 솥밥이나 보말 솥밥, 홍합 솥밥, 오곡 솥밥은 따로 다른 팬에서 조리할 필요 없이 솥에서 한 번에 해결돼 수월하게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고기도 참 맛있지만 담백한 생선 솥밥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어 군침 흘리며 본 파트다.
4. 입맛 까다로운 아이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솥밥에는 열이면 아홉의 취향을 저격할 짜장, 카레, 스팸, 불고기, 계란, 고기, 오이의 삼색 소보로, 사골육수, 새우, 치킨 데리야키, 양송이 크림, 유부, 장조림 등의 일타 선수들이 등판한다. 아이들의 시선을 강탈할 알록달록, 아기자기한 비주얼에 세심히 고른 재료까지 엄지 척이다.

5. 한 그릇만으로도 충분히 식탁을 채울 수 있는 일품 솥밥에는 김치 날치알, 청경채 소고기, 명란, 낙지, 꽈리고추 대패삼겹살, 보리굴비, 소라, 오징어, 스테이크, 문어, 장어, 전복, 차슈, 해물 빠에야 등 화려한 고급 재료들의 향연에 눈이 호강스럽다. 딱히 양념장의 감칠맛 도움 없이도 그 자체로 훌륭하다. 특히, 녹차에 말아 보리굴비 한 점을 올려 먹는 방법에 착안해 밥을 지을 때 녹차를 이용하는 점이 감탄스러웠다. 늘 밖에서 사 먹기만 하던 알밥도 직접 집에서 즐길 수 있는 레시피를 알게 된 점도 수확이다.
6. 마지막으로는 그냥 먹어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솥밥에 날개를 더해줄 국이다. 대체로 솥밥의 맛을 살려줄 담백한 명란 두부찌개, 순두부 달걀탕, 모시조개탕, 가지냉국, 콩나물냉국, 소고기뭇국, 감자달걀국, 얼갈이 된장국과 기본 솥밥의 임팩트가 되어줄 매콤한 고추장짜글이와 차돌박이 강된장을 소개한다.
솥밥이라면 단순히 콩 몇 알, 생선 한 조각, 고기 몇 점 채소와 함께 올려 먹는 음식인 줄 알았는데, 이용되는 재료나 재료 간의 조합, 밥 짓는 방법의 다양성에 시야가 넓어진 느낌이다.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이용해 일상의 행복을 더해줄 생활요리 다양한 솥밥! 우선 집 어딘가에 숨어있는 솥을 찾아 뽀얗게 닦아 쌀부터 불려보자. 우리 집 솥밥과 함께 냉장고에 있는 재료들을 탈탈 털어 맛있게 한 솥 지어 올해에는 좀 더 다양한 레시피로 행복과 건강을 충전하면 어떨까!
- 본 서평은 해당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