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만난 신간 '일본 책방 도감'은 일본 여행의 즐거움에 날개를 달아 줄 반가운 책이었다. 개인 서점부터 사설 도서관, 북카페까지 일본 곳곳의 다양한 책 공간 44곳을 소개하며, 실제 공간을 실측해 그린 입체 도면까지 함께 담아냈다. 홋카이도를 제외한 도호쿠, 고신에쓰, 간토, 호쿠리쿠, 도카이, 긴키, 주고쿠·시코쿠, 규슈와 오키나와까지 지역별로 개성 넘치는 책방을 엿볼 수 있다. 종이책과 오프라인 서점이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는 시대에, 이처럼 한 공간 한 공간을 정성껏 기록한 책은 애서가들에게 더없이 귀한 자료가 아닐까 싶다.
단순히 예쁜 서점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입체 도면과 평면도는 물론 건물의 역사와 개보수 과정, 입주 당시의 이야기, 책방 지기의 신념과 철학, 감각적인 인테리어까지 담아내 책방이라는 공간을 더욱 입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아늑한 다다미 다락방이 있는 리딘 라이틴 북스토어, 디자인 영감의 원천이 되는 이시비키 퍼블릭, 영화관 티켓 창구 뒤편에 숨어 있는 2평 남짓의 히미쓰노책방, 공중전화 부스를 재활용한 사방 80cm의 초소형 도서관 유즈드 북 박스, 외양간을 개조해 만든 로바노책방까지. 저마다의 개성과 이야기를 품은 공간들을 보고 있으니 다음 일본 여행에서는 꼭 한 곳씩 찾아가 보고 싶다는 마음이 절로 들었다.
무엇보다 반가웠던 것은 작년 다카마쓰 여행 때 시간이 늦어 문이 닫혀 끝내 들어가지 못했던 책방 루누강가가 이 책에 소개되어 있었다는 점이다. 레코드 선반을 그대로 활용한 독특한 인테리어와 계단식 좌석이 인상적인 공간이라고 하는데, 사진과 이야기를 읽고 나니 그때 놓쳤던 아쉬움이 더 커졌다. 언젠가 다시 다카마쓰를 찾게 된다면 가장 먼저 들르고 싶은 장소가 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