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A to Z - 후각의 탄생부터 조향의 비밀까지
콜렉티프 네 지음, 잔 도레 엮음, 제레미 페로도 그림, 김태형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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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문화 의 책 <#향수_AtoZ>은 제목 그대로 향수에 대한 백과사전 네러티브이다.
후각이라는 열린 창을 통해 뇌에 들어오는 냄새는 그 어떤 자극보다 민감하고 오래 기억되는 감각이다. 우리는 종종 어떤 냄새를 통해 과거를 추억하고 그 순간을 기억하는데 그것은 암기에 의한 기억보다 강렬하다.
'인류학적 관점에서 향과 향수는 인간과 신을 매개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여러 문화권에서 인간은 고기와 식물을 먹고 소화시킨 다음 배설물을 내보냈기 때문에 운명적으로 ㅁㅁ의 냄새와 싸워야 했다. 하지만 신들은 희생의 제물의 향이나 그들을 위해 피운 향기로운 향을 즐겼다.'(p19) 아마도 인간은 신과 소통하기를 원했고 그래서 향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향수는 인간과 신 뿐 아니라 인간과 인간을 소통하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소설 <향수>에서도 타인과의 교류에 익숙하지 못한 주인공이 그들의 향에 집착하게 되고 그가 만든 향에 사람들은 심취한다. 내가 향수에 대해 궁금하던 시기에 헤매고 다녔던 그라스지역은 계절상 향수에 적합한 식물들이 잘 자란다고 한다. 그것들로 에센스, 압솔루트, 콘크레트 형태의 조향재료가 만들어 진다.

책에서는 천연원료와 합성원료 추출방법과 그것을 조향하는 과정까지 상세하게 언급해 준다. 어떤 비율에 따라 어떤 향이 만들어 지고 그것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지를 .
우리의 감각은 연습에 따라 깊이가 깊어진다. 와인에 대한 감각도 다양한 맛에 대한 훈련을 하면 풍부하게 느껴지는 것처럼 향에 대한 감각도 마찬가지이다. 향수는 그 향기에서 얻는 후각의 예술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담는 병은 무척 심미적인 시각의 예술이다. 그래서 그들은 예술프로젝트를 통해 후각에 대한 창의적인 실험을 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낸다.
책을 읽으며 내가 좋아하는 향을 추출하고 조합하는 상상을 충분하게 할 수 있었다.
이 책 은근히 재미있다.
@misul_munhwa

#향수_AtoZ #콜렉티브네 #잔도레 #제레미페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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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덴마크 선생님 - 불안과 우울의 시대에 서로 의지하는 법 배우기
정혜선 지음 / 민음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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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시도를 위해 낯선 곳으로 향하는 용기를 가진 저자의 이야기를 담은 책 <#나의덴마크선생님>

과거에 알던 어떤 사람을 생각나게 한다.

지금은 어느 정도 나이가 들었을 그 아이는 늘 세상의 다른 면을 발견했다. 대학 때 스웨덴으로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에 신선하고 개척적인 시선이 한층 깊어졌었다. 정혜선작가가 그러했듯이 나도 그 아이에게서 오딘의 모습을 발견했다. ‘나는 모자를 깊이 눌러 쓴 채 근심어린 표정으로 세계를 내려다보는 오딘에게 끌린다. 북유럽 신화 최고의 신으로 꼽히는 전쟁과 지혜의 신 오딘은 혼란한 세상을 다스릴 지혜를 얻기 위해 자신의 눈 한쪽을 떼어 지혜의 샘에 재물로 바쳤다. 스스로 옆구리에 창을 찌른 채 세계나무 위그드라실에 꼬박 아홉 날을 매달려 아득한 심연을 내려다보았다. 그곳에서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다가올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었다고 한다.’(p24)

 

표지가 너무 좋았다.

덴마크 스카겐 출신의 인상주의 여류화가 #안나_앙케 의 그림은 책의 메시지 전달에 한몫하고 있었다. 여성들의 가사노동을 주로 화폭에 담은 그는 화가인 남편 미카엘 앙케와 덴마크 화폐 1000크로네 지폐에 모습이 실려있다.

 

책을 읽으면서 작가가 겪었던 일화를 나의 이야기처럼 함께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내 기억속의 그 아이의 모습을 작가와 오버랩하고 있던 탓일 수도 있다. 하지만 살면서 남들과 다른 길을 선택하고 그 길을 걸어가며 만나는 우연들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내는 모습이 너무 좋아보였다. 지금은 그런 우연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삶의 어느 순간에 방긋 얼굴을 드러낼 것이다. 작가도 덴마크의 학교 안과 밖에서의 만남들이 어떤 울림을 만들고 있었다고 느꼈던 것처럼.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퇴학에 관한 부분이었다. 유동적이고 자유스러운 덴마크의 학교도 결석을 반복하거나 정해진 규칙을 어기는 경우 퇴학이 있다고 한다. 학생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교생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해결책을 모색하지만 결정된 사항을 바꾸지는 않는다. 다만 학생이 학교를 떠나게 되면 그 학생의 실패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한다. 이 학교의 행정절차일 뿐이지 네 삶의 실패가 아니라고.

이것이 우리와 다른 부분이다. 우리는 실패하게 되면 자신의 잘못이고 부족이라는 생각을 한다. 특히 우리 아이들은 자신의 실패 앞에서 부모에게 미안함을 표현한다. “엄마(아빠), 열심히 하지 못해서 미안해요.” 자신의 실패 앞에서 제일 미안한 것은 그 자신인데...:(

 

담담한 이야기들 속에 많은 울림이 있었다. 이 책 내 주변의 많은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다.

땅에 배수관을 묻고 나중에 묻힌 자리를 다시 찾으려면 그 자리에 표시를 해 놔야 해. 그런데 옥수수 씨앗을 심으면 따로 표시를 해 놓을 필요가 없어. 씨앗이 알아서 올라올 테니까. 수업 시간에 재미있게 들은 이야기는 언젠가 필요할 때 바로 떠오를 거야.’(p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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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의 발견
브래디 미카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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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했던 책이 아니었다.

타인의 입장이 되어 다른 사람을 이해해보아야 한다는 일상적인 이야기가 아니었다.

나로부터 시작하여 주변을, 사회를, 세계를 보는 눈을 갖게 하는 진정한 이야기였다.

 

저자가 영국생활을 하는 일본인이어서 그런지 어휘의 의미를 면밀하게 제시한다. ‘empathy’는 능력이고 ‘sympathy’는 감정이라는 것, ‘자립은 누구에게도 지배받지 않는 것이고 자조는 자기 일은 어떻게든 자기가 알아서 해야만 하는 차이가 있다는 것, 폐를 끼친다는 의미들 등을 세심하게 구분지어 준다. 또한 엠퍼시의 종류도 인지적, 감정적, 신체적, 동정적 엠퍼시로 세분화하여 제시한다.

그리고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일은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입장을 고려하는 하향적 엠퍼시이다. ‘뇌의 거울로 타인이 된 나를 그려보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타인과 같은 신발을 신고, 어쩌면 같은 옷을 입고 머리 모양이 똑같은 상태) 것이 아니라 타인과 어느 정도 거리를 두면서 자기 신발을 벗고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것이다.’(p137)

이러한 행위는 개인적인 노력으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되어야 한다. ‘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는 일이 가능한 사람들의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우리에게 걸어놓은 저주를 풀 필요가 있다. 타인이 만들어 놓은 상자 속에 있으면서 타인이 멋대로 붙인 <이 상자 안에 있는 사람들은 이런 성향의 사람들입니다>라는 라벨이나 <이런 성향의 사람들은 이러한 소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같은 원료 목록이 붙는 것을, 그러한 저주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나 자신을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다.’(p141)

재난 앞에서 우리는 이타적이고 아타키적인 모습이 된다. 코로나가 성행했을 시기에도 그랬고 얼마 전에 있었던 거대한 산불 앞에서도 우리는 아나키적 욕망에 근거한 상호부조의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록다운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면 다시 격렬한 의자 뺏기, 수건돌리기 게임을 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진정한 엠퍼시가 필요하다.

저자는 기능을 상실한 장소, 즐거움과 활력이 사라진 조직, 쇠퇴하고 있는 나라 등이야말로 아나키의 사고가 필요하다. 그런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초록색 담요 주변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지금과는 다른 세상을 고안할 때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 바로 엠퍼시라는 상상력일 것이다.’(p313)라고 책을 마무리 한다.

묵직한 울림으로 책을 덮으면서 나는 어느 정도의 아나키와 엠퍼시를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 본다. 지금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이 책에서 말하는 이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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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신발을 신어보다 - 공감을 넘어선 상상력 '엠퍼시'의 발견
브래디 미카코 지음, 정수윤 옮김 / 은행나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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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알던 공감과는 차원이 다른 이야기여서 중간에 책을 덮을 수없었네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묵직한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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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들 - 모마 미술관 도슨트북
SUN 도슨트 지음 / 나무의마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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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다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다.
미술관에 있다는 것은 다른 세상을 부유하는 일이다.
그리고 미술관에 갔다 왔다는 것은 아쉬움이 남는 일이다.

어떤 전시를 보러 갈 때에는 그 적시 작품에 대한 정보를 접하고 가면 더 잘 이해할 수 있다고 한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므로.
그런데 종종 아무 정보없이 전시를 볼 때가 있고 그때의 감동이 더 좋았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나는 몇몇 전시는 무작정 가서보기 + 정보수집하고 가서보기 + 도슨트설명듣고보기, 이렇게 3종세트를 누린다.

#SUN도슨트 의 <#그림들> 은 모마미술관의 대표작프로에 대한 도스트 북이다. 마치 내가 모마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저자의 설명때문에 단번에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해외 미술관을 들를때의 나의 습관이 있다. 하나는 무조건 미술관 오픈 시간에 가는 것, 둘은 제일 꼭대기층부터 내려오면서 작품을 관람하는 것! 그런데 저자도 모마미술관에 대한 이런 팁을 비롯한 몇가지 팁을 소개하며 책을 시작한다.

고흐부터 바스키아까지 모마에 있는 16명의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며 어떻게 작품을 봐야 하는지, 작품이 나오기 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관련있는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는지를 재미있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내가 최고로 생각하는 이 책의 매력은!! 작품이 모마에 소장되기 까지의 작품의 프로비넌스가 소개된 부분과 책에 시린 작품의 이미지외에 현장에 전시된 작품의 이미지가 있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작품에 대해서는 대략 알더라도 그 작품이 누구에게 소장되어 지금에 이르렀는지는 잘 소개가 안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저자는 그 부분을 간단 명쾌하게 이야
기한다.
또한 작품의 이미지는 어디에서든지 검색해서 볼 수 있는데 실제 크기는 전시가 된 공간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책에는 그 이미지들을 다 소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녹아내리는 듯한 시계의 모습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는 달리의 <기억의 지속> 의 실제 크기는 24x33cm 로 아주 작다. SUN도슨트는 실제 전시된 공간의 이미지도 책에 실어놓아 독자에게 실제감을 주고 있다.

도슨트는 쉬운 일이 아니다.
작품에 대해 내가 알고 있는 것을 산만하게 늘어놓아서는 안되고 관람객들에게 명료하게 닿을 수 잇는 메세지로 전달해야 한다. 이 책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깔끔하지만 깊이있고 알아보기 쉬운 설명덕분이다.
기회가 되면 그의 도슨트를 들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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