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디플로마티크 Le Monde Diplomatique 2024.1 2024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브누아 브레빌 외 지음 / 르몽드디플로마티크(잡지)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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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를 옳고 그름으로 판단하지 말고 다름의 시각으로 보아야 한다.

나와 다른 생각이나 가치관을 나만의 잣대로 재기 전에 그것을 존중하는 눈으로 보아야 한다. 각 개체의 다름이 사회를 다원화시키고 발전시키기 때문에 문화 다양성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아주 중요하다.

그런데 수용되면 안 되는 차이가 있고 인정될 수 없는 가치관도 존재한다. 그래서 우리에게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는 비판의 기술이 필요하다. 오늘날은 길동이처럼 아비를 아비라 하지 못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옳고 자신의 신념이 담긴 용기있는 비판은 누구에게나 허용되고 누구나 해야 하는 일이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는 국제관계 전문 시사지이다. ‘진실을, 모든 진실을, 오직 진실만을 말하라라는 모토의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의 자매지인 디플로마티크는 다양한 시선과 참신한 비판으로 읽는 재미를 주고 작가들의 작업을 이미지로 사용하여 보는 재미까지 누릴 수 있다.

이번 1월호는 릴리아 샤바가의 <초현실적 콜라주 연작의 한 작품이 표지에 실려있다.

러시아vs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vs이스라엘의 가시적인 전쟁 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비가시적 충돌을 읽으며 그 어느 시기보다 불안한 현실을 감각했다.

엘렌 리사르의 우크라이나의 전쟁 회의론과 알렉세이 사킨의 러시아, 전쟁옹호라는 신기루를 보면 길어진 전쟁의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되고 이들의 삶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다. 어찌 보면 전쟁의 적은 상대 국가 뿐 아니라 자국의 정부까지 포함된다. 외부의 적으로 내부의 단결을 만들기 보다는 내부의 여러 적을 양산하는 꼴이 되었다. 불안한 시류는 세계 곳곳에 확산되고 이것에 대한 해결을 과거의 방식으로 하려 하는 그들의 모습은 제자리에서 같은 역사를 반복해서 돌리는 햄스터처럼 보였다.

비단 전쟁하는 국가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난 여름 폭우로 드러난 프랑스의 센강 수영 사기극이나 부패한 에이전트 때문에 지저분해진 벨기에 축구, 코로나로 본래의 역할에서 벗어나 이상하게 변질된 직업군, 분노할 힘을 잃어버린 청년들 등 사회의 여러 민낯을 보며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나의 선택을 되돌아 보게 되었다.

과연 나는 직면한 현실에 순응해야 하고 있는 것인지, 대항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외면하고 있는 것인지. 대세인 힘을 따라야 하는 것인지, 옳다고 하는 정의를 따라야 하는 것인지를 다시금 되짚게 되었다. 김광규 시인의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에 나오는 혁명이 두려운 기성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이라는 구절처럼 그런 부끄러운 사람이 된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good point

1) 다양한 필진이 쓴 독특한 시선의 글

2) 매 기사에 삽입된 예술가의 작품

3) 읽기 편한 서채와 줄 간격

4)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와 빛 반사가 없는 종이

 

@lediplo.kr

#르몽드디플로마티크 #시사잡지 #다양한시선 #르몽드

<리몽드코리아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에 대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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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시우행 2024-01-16 06: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시절, 즐겨 읽었던 김광규 시인의 시가 소개되다니, 반갑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