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자평]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어려웠던 수상록이 조금은 쉽게 읽혀지는 느낌이 들게 합니다. 시카고 플랜은 언제나 좋습니다.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수상록

읽기 쉽게 풀어쓴 현대어판 : 수상록 ㅣ 미래와사람 시카고플랜 시리즈 10
미셸 드 몽테뉴 지음, 구영옥 옮김 / 미래와사람 / 2023년 7월

'이 책은 성실하게 쓰인 책이다. 여러분들에게 미리 해 두고 싶은 말은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대내적이고 사적인 외에는 어떤 목적도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이 여러분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거나 혹은 나의 영예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는 결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런 목적을 위해서라면 내 능력이 너무나 부족하기 때문이다.' (몽테뉴(Montaigne, Michel De) 초판 서문 1580) 모랄리스트(moraliste)인 그는 있는 그대로의 인간 모습을 허심탄회하게 규명하고, 살아 있는 현실과의 접촉을 한시라도 잃지 않으려고 하였다. 그는 우정, 신앙, 사회, 관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를 탐구하며 각각의 결론에 이르기 위해 부단히 애썼던 인물이다.

몽테뉴의 수상록은 대부분 익히 들어 봤을 책이다. 나 약시도 오래전 읽었던 기억은 나는데 내용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제대로 읽지 않은 탓이거나 책의 내용이 어려웠던 것일 수도 있다. 놀라운 것은 이 책이 최초의 수필집(essay)으로 분류된다는 사실이다. 친구와 가족의 죽음 후 은거에 들어간 그가 현실적 실망감과 홀로됨의 아픔과 무위의 생활 속에서 마음의 평안을 찾으며 떠오르는 생각을 적은 것이 이 책인데 여기에는 개인적인 일화, 역사적 사건, 철학적 탐구등을 그의 시각에서 동등하고 쉽게 다루었다.

​그의 삶의 철학이 이 한 문장에 담겨 있다. '중요한 것은

훌륭하게 죽는 것이 아니라 훌륭하게 사는 것이다.' 죽음은

삶을 앞서지 않는다. 그렇기에 아직 오지 않은 그것 보다는

현실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지금 이순간이 중요하다.

동일하게 주어지는 삶의 순간에 어떤 자세로 다가 서느냐는

그 사람의 인생 전반의 성패를 좌우한다. 여기에서 소위

성공과 실패가 갈린다. 크로노스와 카이로스는 본인의

선택이다.

그는 타인의 시선이나 이목에 주목하지 않는 자연인이었다. 그는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는지 보다 자신 스스로가 어떻게 보는지에 더 관심을 가졌다. 그는 자신의 일로 가득채우고 싶어 하는 욕망을 가졌으며 그 욕망을 위해 얼마든지 요령껏 행동할 수 있으며 자신이 가진 패를 감추고 평온한 표정과 안정적인 목소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 결국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충실했던 셈이다.

​몽테뉴의 '슬픔'에 관한 이야기는 조금은 의외였으나 타인이

아닌 자신을 향한 다는 그의 말에 일견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럼에도 태어나서 한 번도 슬픔을 겪지 않은 사람이

없을텐데에서 그의 생각에 고개가 저어졌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조금은 이해가 된다. 슬픔에 관하여 아들과 딸의 불행에

동요하지 않ㄷ던 그가 친구의 불행에 슬퍼하는 것에 대한

질문에 그는 이렇게 대답한다. '친구의 경우는 눈물로 나타낼

수 있지만 앞의 두 슬픔은 어떤 방법으로도 나타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는 그의 대답은 오히려 인간적이다. 아들과 딸의 불행

앞에 담담한 것이 아니라 이미 그 차원을 넘어선 것이기에

동요하지 않아 보이는 것이다. 그의 내면은 어떨까? 이미 슬픔이

가득차 있었으며 그것을 굳이 드러내지 않았을 뿐이 아닐까.

당시의 사회적 규범이나 양식에 약간은 이질감을 느낄 수 있으나 몽테뉴의 수상록은 전개적 접근이나 삶의 심오한 부분에서도 쉽게 대화하듯 풀어 나가며 자신의 삶의 철학과 이야기들을 전한다. 인간의 본질에 대해 이야기 하는 이 책은 존 스튜어트 밀의 독서법에 따른 시카고 플랜 중 한 권이다. 그의 고언중 한 문장을 전한다.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것은 나답게 되는 법을 아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쯤 - 미켈란젤로부터 김중업까지 19인의 건축거장
장정제 지음 / 지식의숲(넥서스) / 2023년 7월

제목에서 살짝 압도 당한다. 좋아하는 건축가 한 명 정도 있으려면 최소한 건축에 대해 조금은 알아야 하는데 기실 그렇지 못한게 현실이다. 그러나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19명의 건축가의 면면을 살펴보면 이름이라도 들어 본 건축가가 몇명은 있으니 다행이다. <미켈란젤로 디 로도비코 부오나로티 시모니, 페터 춤토르, 르코르뷔지에,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 발터 그로피스우스,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알바 알토, 루이스 이저도어 칸, 자하 하디드, 렘 콜하스, 안토니 가우디 코르네트, 프랭크 게리, 다니엘 리베스킨트, 베르나르 추미, 필리포 브루넬레스키, 안도 다다오, SANAA, 김수근, 김중업> 얼핏 절반 이상은 아는 이름이다.

내가 좋아하는 건축가가 있다. 안도 다다오(安藤忠雄). 일본 건축가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공간을 빌려왔다'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의 말이다. 이 말이 참 좋아서 그의 팬이 되어 버렸다. 2년 동안 프로 복서로 활동하고 독학으로 건축을 배운 특이한 이력을 지닌 건축가. 그의 작품을 좇아 훗가이도에 있는 물의 교회와 오사카에 있는 빛의 교회와 효고현에 있는 물의 사원, 텍사스에 있는 포츠워스 현대미술관을 가보았고 제주에 있는 본래의 모습이란 뜻을 지닌 노출 콘크리트와 물과 빛이 조화로운 본태박물관과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과의 조화가 돋보이는 뮤지엄 산(원주), 마곡동에 있는 내가 좋아하는 LG아트센타, 섭지코지에 있는 국내유일의 아르누보 유리공예 미술관이 유민 미술관등은 그가 국내에서 그가 설계하고 건축한 작품들이다. 모두 여섯 작품을 제작했는데 그의 말대로 빌려온 자연을 그대로 사용해 자연친화적이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는 곳들이다. 그런 그는 후배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건축은 단순히 형태를 조작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공간을 구축하는 일이자 무엇보다도 공간의 기초를 제공하는 하나의 장소를 구축하는 행위라고 믿습니다. 내 건축에서 공간이 하나의 구체적인 존재가 되도록, 주의 깊게 그리고 장인 정신을 가지고 만들어 가기를 원합니다.'

이외에도 스페인에 가야 하는 이유 중 하나인 안토니오 가우디의 작품은 시간이 많이 지난 지금 우리에게도 난해함과 멋스러움과 혁신적으로 다가오고 자신의 모든 건축물의 한가운데 인간성을 배치하는 구겐하임미술관 뉴욕의 작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의 작품은 실용성과 창의성의 경계 어딘가에 서 있는 느낌이며 '건축을 감상하고 음악을 감상하는 방식이 유사하다'고 말하는 페터 춤토르의 작품 세계의 유용성에 대해 배워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물론 종교적 상징과 충만함으로 가득한 정동교회를 건축한 김수근과 '건축가는 시대를 지켜보는 목격자여야 하며 사회적 발언을 주저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하는 한국 푀초의 마천루라 불렸던 삼일빌딩을 건축한 김중업을 만나는 행운도 겸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하던가. 이 책을 보고 난 후 건축물에 대한

관심도 생기고 좀 더 알아보아야 겠다는 탐구 의지도 생겼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100자평] 베이식 클래식

베이식 클래식 - 당신이 듣고 싶은
정인섭 지음 / 솔깃미디어 / 2023년 7월

제목 그대로 처음부터 시작하기 좋은 클래식 교과서입니다.

베이식 클래식

베이식 클래식 - 당신이 듣고 싶은
정인섭 지음 / 솔깃미디어 / 2023년 7월

클래식은 묘한 장벽을 가진다. 어렵고 복잡하고 이해하기 쉽지 않다는 선입견은 그 장벽을 더욱 곤고히 한다. 음반 프로듀서이자 칼럼리스트인 저자는 이런 우리에게 쉽고 편안하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특이한 점은 클래식 뿐 아니라 미술, 사회, 정치 분야를 망라하는 다각적 설명으로 저자의 표현에 의하면 문화예술 전반에 걸친 심미안을 가지게 한다고 한다.

같은 작품도 누가 연주하느냐에 따라 극명하게 느낌이 달라질수 있음을 알데 되었다. 비발디의 사계(저자는 일본식 표현인 사계보다 원래의 표현인 사계절이 맞다고 하직은 낯설어 사계를 사용한다)를 연주한 두 음반을 소개하는데 연주자와 악단의 성향에 따라 그 느낌이 전혀다름을 알 수 있다. 펠릭스 아요(Felix Ayo)의 바이올린에 ‘이 무지치’(I Musici)가 연주한 1959년도 앨범은 지금까지 거의 최고의 연주로 전해진다. 어쩌면 이 무지치((I Musici))의 전설이 여기에서 만들어 진것이 아닌가 싶기도 한 이 음반은 안정적이고 편안한 전개로 듣고 있으면 평화로운 들판 어딘가에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편안한 느낌이 들어 소장가치가 높기로도 이름나 있다. 저자는 이 명반에 파비오 비온디(Fabio Biondi)의 피아노에 유로파 갈란테(Europa Galante)가 연주한 앨범도 소개하는데 이 음반은 빠르고 경쾌한 역동적인 연주로 청중으로 하여금 몰입하게 만든다.

이 책은 두껍다. 무려 500페이지가 넘는다. 그 안에 방대한 명화들과 익히 우리가 들어 봤음직한 명반들이 들어 있고 작가의 상세하고도 세심한 설명과 상식들을 소개한다. '하프시코드'라는 악기가 있다. 피아노 이전의 악기인데 하프를 연주하듯 줄을 뜯어 소리를 내는 구조라 일정한 크기의 음만 내는 악기인데 대부분의 곡들이 이 악기로 연주되었다. 이후 해머로 건반을 두드려 소리를 내는 피아노가 등장했는데 강약조절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피아노포르테'로 불렸다. 오랜만에 들은 거슈인( George Gershwin)의 랩소디인 블루((Rhapsody in Blue))'의 그 진득진득한 느낌은 여전히 좋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