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단순히 해외 생활을 환상을 보여주지 않아서 좋다. 어학연수 대신 겨울왕국
50번 보기’라는 제목에서는 피식 웃음이 났고, 렌트비로 120만 원을 내고 얻은
방에서는 유학시절 렌트비를 못내 일주일을 피해 다녀야 했던 기억이 떠올라 잠시
멈춰 해외에서의 생활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 몇번을 경험한 길 한복판에서 인종차별적인 말을 듣는 장면에선 울컷 화가
치밀어 올랐고, 하기 싫지만 비지 연장을 위해 해야만 했던 농장생활을 읽으면서는
수업을 마치고 매일 3시간씩 접시를 닦던 시절이 눈 앞을 스치고 지나갔다. 아마도
이럴때 쓰는 표현이 ‘주마등’일 것이다. 그럼에도 저자는 자신의 길을 걷는다. 아직
경험해보지도 않은 미래는 나의 몫으로 주어진 도화지와 갔다. 그 안에 어떤 그림을
그려 넣을지는 나의 선택에 달려 있고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그 앞에 서 있다. 저자는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과 내가 불안정하다는 것이 같은 말이 아니기에 자신의 삶에
당당하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