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나를 떠나면
크리스털 하나 김 지음, 허선영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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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태의 나라와 이어서 발발한 전쟁은 모두를 참혹으로 몰로 가기 충분했고 전쟁은

또다른 참혹함을 가져온다. 살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 했던 시절, 그 시절의 한 가운데

던져진 해미와 그녀를 사이에 둔 지수와 정환의 이야기가 전체의 흐름을 이끈다.

이를 묘사하는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며 독자를 지금의 이곳에서 그때의 그곳으로

옮겨간다. 장면장면이 오버랩 되며 먹먹함을 더해간다.



사랑. 이와중에 사랑은 여전히 존재한다. 누군가를 마음에 둔다는 것, 그 대상의

아픔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인물과 가진 것을 이용해 무엇이든 해 보려는 인물,

그 사이에서 갈등하며 선택을 해야만 하는 인물들이 어김 없이 등장하여 혼란스럽게

만든다. 그리고 각자는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간다. 물론 온전히 자신의 선택이 아닌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의무감이 섞인 선택이지만 그렇게 선택된 삶은 그리

평탄하진 않고 자신은 없고 딸이자 누나이자 아내이자 엄마였던 해미의 삶이

펼쳐진다. 격차는 지금도 그때고 분명 존재한다. 가진자는 가진자의 삶을 못 가진자는

못 가진 자의 삶을 살고 아둥바둥 거려 보지만 그 격차는 여전히 넓고 깊다. 저자는

자신의 글에서 무력한 인간의 모습을, 인생의 허망함과 안타까움을 ‘집’이라는 매개를

통해 그대로 표현하는데 마음이 먹먹해진다. 이 와중에 여자라는 이유로 해미에게

가해지는 헌신과 생산이라는 압박은 사회적 굴레였고 상처였다.



저자의 마음의 출발이 어디에서 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며 한 단어에 집중했다. ‘질투’.

가진것과 힐 수 있는 것, 자유로움에 대한 갈증과 못가짐에 대한 울분이 담겨 있는

질투는 때론 삶을 지탱하게도 하며 망가뜨리기도 한다. 저자는 질투라는 단어를 유독

많이 사용하며 감정의 올가미를 조인다. 그때도 지금도 펼쳐지는 상황이 조금 다를 뿐

인간은 질투의 화신임은 별반 다르지 않다. 5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책이지만

뛰어난 몰입감 덕분에 수월하게 읽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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