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전은 수도 설계와 함께 조선의 최고 법전인 <경국대전>의 모태가 되는 <조선
경국전(朝鮮經國典)>을 지어 올리기도 하는데 정도전은 여기서 자신이 꿈꾸던
요순시대를 건설하기 위한 거대한 정치 구상을 제시했다. 조선은 ‘천명(天命)’을
거론한다. 천(天)은 민의를 말한다. 백성이 존재하지 않고는 나라가 설 수 없으며
백성이 나라의 근간임을 분명하게 밝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삼봉의
사상에 일관된 것은 맹자의 민주 사상”이다. 민의가 나라를 경영하는 궁극적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 왕조가 태조 이성계나 그의 아들들의 소유가 아닌
공적인 영역이란 인식이다. <조선경국전>은 그래서 왕이 최고 통치자로 군림하면서
국정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총재 정치를 언급하고 있다.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상적 왕도정치 표방이다. 그러나 태종 이방원은 왕권에 바탕을 둔 왕조
국가를 지향했다. 책에서 보여주는 한양 도성 설계(지금 불리는 서울 4대문의 이름을
동쪽은 흥인(興仁), 서쪽은 돈의(敦義), 남쪽은 숭례(崇禮)라 명하기도 했다) , 법제
정비(조선경국전), 그리고 민본주의(民本主義) 사상의 기틀은 그가 그저 야심많은
정치가를 넘어 시대를 앞서가는 사상가였음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 정도전의 시선은
리더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와 신하로서의 책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보여준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않고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