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왕이 될 수 없다면 왕을 만드는 자가 되어라 ㅣ 한국철학전집 3
정도전 지음 / 결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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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고독과 집념’을 가졌고 시대를 마주하며 미래를 준비했던 인물, 스스로 왕이 되려

하지 않고 왕을 만드는 이가 되려 했던 인물, 세상이 그를 인정하고 받아 들이지

못하자 기존의 판을 뒤엎고 자신만의 판을 설계했던 인물, 그러나 패배의 아픔을 겪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던 비운의 천재 설계자, 삼봉(三峯) 정도전(鄭道傳)을 만난다.

그는 머리속으로만 변화를 꿈꾸지 않고 즉각 실행에 옮겼던 인물이다. 저자는 그를

‘어리석은 자는 꼭대기를 탐하고 지혜로운 자는 밑그림을 그린다’는 문장으로

표현한다.



정도전은 수도 설계와 함께 조선의 최고 법전인 <경국대전>의 모태가 되는 <조선

경국전(朝鮮經國典)>을 지어 올리기도 하는데 정도전은 여기서 자신이 꿈꾸던

요순시대를 건설하기 위한 거대한 정치 구상을 제시했다. 조선은 ‘천명(天命)’을

거론한다. 천(天)은 민의를 말한다. 백성이 존재하지 않고는 나라가 설 수 없으며

백성이 나라의 근간임을 분명하게 밝히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기만 하다. 삼봉의

사상에 일관된 것은 맹자의 민주 사상”이다. 민의가 나라를 경영하는 궁극적 판단

기준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새 왕조가 태조 이성계나 그의 아들들의 소유가 아닌

공적인 영역이란 인식이다. <조선경국전>은 그래서 왕이 최고 통치자로 군림하면서

국정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총재 정치를 언급하고 있다. 왕권과 신권의 조화를

추구하는 이상적 왕도정치 표방이다. 그러나 태종 이방원은 왕권에 바탕을 둔 왕조

국가를 지향했다. 책에서 보여주는 한양 도성 설계(지금 불리는 서울 4대문의 이름을

동쪽은 흥인(興仁), 서쪽은 돈의(敦義), 남쪽은 숭례(崇禮)라 명하기도 했다) , 법제

정비(조선경국전), 그리고 민본주의(民本主義) 사상의 기틀은 그가 그저 야심많은

정치가를 넘어 시대를 앞서가는 사상가였음을 보여주는 예가 된다. 정도전의 시선은

리더로서의 역할이 무엇인지와 신하로서의 책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분명하게 보여준다.

움직이지 않으면 아무것도 변하지않고 어떤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이 책은 기존의 위인전과는 그 궤를 달리한다. 업적 중심의 서술이 아닌 그 결과를

얻기 위한 과정과 고뇌, 그리고 노력을 기술하여 업적이 아닌 인물에 집중한다.

결단력, 과단성, 몰입, 추진력에 설계를 더한 정도전의 삶은 눈 앞의 이익에 급급한

우리의 미시안 적인 삶에 경종을 울린다. 자신만의 기개와 엄격한 규칙으로 시대를

정면으로 돌파했던 정도전의 삶은 비록 당대에는 이방원과의 권력 투쟁에서 패배하며

비참한 종말을 맞이하고 ‘역적’이리 불렸지만 후대의 우리는 그를 조선의 기틀을

다지고 세운 ‘위대한 설계자’로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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