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만나다와 맞나다는 누가 봐도 다른 말이다. 하지만 교포인 남편에겐 한 없이
어려운 말이다. 데이트를 신청하며 건넨 ‘한번 맞나줘요’라는 맞춤법이 틀린 문장은
둘을 만나게 했고 지금이 있게 만들었다. 그의 남편이 사용한 ‘맞나다'는 마주하다에
'맞'과 나가다의 '나'가 결합한 형태이며 상대방을 마주 대하고 상대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아름다운 오타다. 누군가에게는 의미없고
단순하게 잘못 사용된 단어일지 모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시작이되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글은 보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생각난다. 책에는 오탈자에
빨간색 밑줄을 사정 없이 긋던 저자가 남편의 오역과 오탈자에 하트를 그리게 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우리네 삶은 마주대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사랑이
되어 가는 것이다. ‘갑자기 왜 뾰루지가 됐어’라는 황당한 문장은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