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맞는 말
김나영 지음 / 별빛들 / 2026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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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교포어 번역가라는 독특한 직업(?)을 가진 저자의 책은 얇은 두께와 현장감이 느껴지는

흥미진진함으로 나를 두번 놀라게 했다. 워낙 출간의 홍수 속에 살다 보니 자연스레

두꺼운 책은 기피하게 되었는데 이 책은 얇다. 얇다고 무슨 내용이 제대로 있겠나

싶은데 특유의 간결함과 글 솜씨는 독서의 속도감을 느끼게 하며 사람 사는 맛과 저자

부부의 사랑이 그대로 묻어 나온다. 교포인 남편의 오역과 말 실수 등이 주된 주제지만

그 안에 사람 사는 냄새와 훈훈함이 첨가된 종합선물과도 같은 에세이다.



우리에게 만나다와 맞나다는 누가 봐도 다른 말이다. 하지만 교포인 남편에겐 한 없이

어려운 말이다. 데이트를 신청하며 건넨 ‘한번 맞나줘요’라는 맞춤법이 틀린 문장은

둘을 만나게 했고 지금이 있게 만들었다. 그의 남편이 사용한 ‘맞나다'는 마주하다에

'맞'과 나가다의 '나'가 결합한 형태이며 상대방을 마주 대하고 상대에 대한 관심을

가질 때 비로소 만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아름다운 오타다. 누군가에게는 의미없고

단순하게 잘못 사용된 단어일지 모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사랑의 시작이되고

마지막이 될 수도 있다. 글은 보는 만큼 보인다는 말이 생각난다. 책에는 오탈자에

빨간색 밑줄을 사정 없이 긋던 저자가 남편의 오역과 오탈자에 하트를 그리게 된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우리네 삶은 마주대하고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사랑이

되어 가는 것이다. ‘갑자기 왜 뾰루지가 됐어’라는 황당한 문장은 하루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날려 버리기에 충분하다.



사람의 관계는 무수한 언어들로 이루어진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언어를 주고 받는

것이고 언어를 주고 받는 것은 삶의 시간과흐름을 나누며 상대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순간이고 과정이 된다. 차이를 넘어서고 간극을 극복하고 상대에게 관심을

가지고 마주 대할때 비로소 우리는 제대로된 관계맺음을 할 수 있음을 저자는 자신의

교포 번역가의 삶을 통해 보여준다. 사랑은 물음표를느낌표로 만들어 주는 마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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