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을 배우는 시간 - 말이 넘쳐나는 세상 속, 더욱 빛을 발하는 침묵의 품격
코르넬리아 토프 지음, 장혜경 옮김 / 서교책방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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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넘쳐난다. 넘쳐나다 못해 이젠 말이 사람을 잡아 먹는 시대다.

이럴때 '침묵은 금이다'라는 고언을 끄집어 내지 않더라도 침묵은

분명 웅변보다 나을 때가 많음을 느낀다. 저자는 운종선수들의 출발

장면을 예로 침묵 혹은 정적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며 정적 속에

힘이 있다고 말한다. 진중함이 힘이며 정적이 강력함이다.


지적인 사람들의 모습이 그렇다. 그들은 쉴새 없이 조잘대지 않는다.

조용히 기다리며 던지는 한 마디에 우리는 미묘한 강렬함을 느끼고

그 말에 권위를 부여한다. 이는 단순하게 정적을 깨뜨리는 꽹과리

소리가 아니라 깊고 긴 여운을 가진 징의 울림과 같이 사람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말이 적으면 속이 깊어 보이고, 말이 적으면 그만큼

실수를 덜 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맣한다. '말을 하려거든

침묵보다 더 가치 있는 말을 하라'. 그렇게 하는 사람이 좋은 어른이

되는 것이다.


사람은 말을 해야 한다는 강박을 가진 존재이다. 때문에 적막한 순간을

쉽사리 참지 못하고 난감해 한다. 어색하고 난감한 순간을 모면하고자

주절거리지만 대부분 안하니만 못한 경우가 많고 저자는 이를 '정적을

깨뜨리기 위한 소음'이라고 표현하며 사람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는 조용할 때 찾아오는 생각이 두렵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때문에

두려움을 이겨내기 위한 수단으로 무슨 말이든 해서 대화를 이어

나가려고 하며 말로 상대방을 즐겁게 해줘야 한다는 판단의 오류를

범한다. 정작 상대방은 별 관심이 없다.


저자는 침묵의 개념을 말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말의 양과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침묵은 효과적인 설득의 수단이다. 말과

침묵의 비율을 1:3 정도로 유지하며 상대방의 의중과 의사를 파악하는

데 집중하면 인간관계의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 된다. 저자가 조언하는

가장 좋은 대화의 방법은 멈출때와 나아갈때를 아는 '고스톱'이다.

작잘한 진퇴의 조절은 대화를 효과적으로 만들고 상대방의 의중을

파악하며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단 침묵은

거저 얻는것이 아니라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 웅변 보다 뛰어난

침묵의 무기를 부단히 단련한다면 사회생활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진정 강한 자로 남게 될 것이다. 엔도 슈샤쿠의 침묵이 생각이 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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