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 (뉴에디션 증보판) - 성철·법정 스님의 무소유 뉴에디션 증보판
김세중 지음 / 스타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장례식을 하지 마라. 수의도 짜지 마라. 평소 입던 무명옷을 입혀라.

관(棺)도 짜지 마라. 강원도 오두막의 대나무 평상 위에 내 몸을 놓고

다비 해라. 사리도 찾지 마라. 남은 재는 오두막 뜰의 꽃밭에 뿌려라.'

법정 스님의 유언이다. 떄문에 실제 스님의 장례에 관은 없었고 들것

위에 천을 덮고 운구를 했다. 다비식에서 외친 '스님 불들어갑니다'는

꽤 오래 머리에 남았던 순간이다.


스님의 삶을 흔히 '무소유(無所有)라고 말한다. 과연 무소유는 무엇인가.

단순한 없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텐데 존재의 증명에 대한 무소유까지

영역이 넓혀지면 머리가 지끈거린다. 이미 무소유는 안드로메다에 가있다.

이에 대해 종교 전문 기자인 백성호는 ‘무(無)의 처소(所)가 유(有) 다시

말해 없음이 있음 속에 있다’가 된다고 말한다. 이는 석가모니의 가름침인

‘공즉시색(空卽是色)'이다. 이 무소유는 가짐에 대한 무소유라기 보다는

집착과 움켜쥠에 대한 무소유를 의미한다. 물질의 창고가 아닌 마음의

창고의 비움, 즉 무소유를 말한다. 즉 무소유는 모든 것을 내려 놓는 것도

모든것을 포기하는 것도 아닌 움켜쥔 그것에 힘을 풀고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사람이란 사이와 사이가 흘러가는곳에 머무는 순간의 존재임을

기억해야 한다.


스님은 항상 물으셨다. '나는 누구인가?'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다음

행보가 가능하다. 존재증명도 가치증명도 못하면서 목적을 위해 질주하는

것은 고장난 폭주 기관차와 같다. 때문에 스님은 '묻고, 묻고, 또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이렇게 물으며 자신을 끊임없이 비워내는 것, 이것이

무소유의 시작이다. 얽혀있는 것들에서 놓아지는 것, 쥐고 있는 것들을

놓아주는 것 이럴때 번뇌에 물들지 않고 생각이 흔들리지 않는다. 작은것을

가지고도 고마워하고 만족할 줄 아는 삶, 스님은 그런 길을 걸으셨다.


법정 스님의 무소유에는 재미있는 애피소드가 있다. 스님의 뜻에 따라

절판을 하였는데 이후 도서가 고가로 거래가 되는 기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무소유를 이야기하는 책이 오히려 소유라는 욕망에 의해 거래되는 기현상을

과연 스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하는 생각에 실소가 나오는 대목이다. 우리의

소유욕은 우리의 눈을 멀게하고 결국 소유욕의 노예로 전락시켜 버린다.

그래서인가. 무소유의 삶을 살았던 또다른 인물인 간디는 이런 말을 한다.

'내게는 소유가 범죄처럼 생각된다.'

스님이나. '월든'의 핸리 데이비드 소로나 간디나 각각의 무소유를 삶에서

실천했전 이들인데 그들의 삶이 우리에게 던지는 화두는 무소유의 가치가

많고 적음에 있지 않고 비우고 또 비움에 있음을 알려준다. 때문에 죽음

마저도 소탈하게 초월하며 그냥 삶의 한 과정이라고 말할 수 있었을 것이다.

'더더더..'의 세상을 사는 우리에게 '무소유'는 삶의 방향이 바뀌는 화두가

될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정독 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