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명화 수록 무삭제 완역본) 현대지성 클래식 54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외젠 들라크루아 그림, 안인희 옮김 / 현대지성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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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문학 작품 중 가장 위대한 작품 중 하나로 꼽히는 파우스트는 괴테

(Goethe, Johann Wolfgang von)가 인생 전반에 걸쳐 썼기에 그의

문학세계와 철학세계가 어우러져 있는 작품이다. 프란츠 리스트(Franz

Liszt)는 파우스트를 주제로 교향곡을 작곡했고 들라크루아(Eugene

Delacroix)는 파우스트의 회화를 그렸을만큼 후대의 예술가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현대지성에서 펴낸 '현대지성 클래식 시리즈' 중

한권으로 괴테가 60년에 걸쳐 완성한 역작이다.


파우스트는 전설의 인물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모든 학문에 정통한 대학자의 이성적 인식의 한계에서 시작되어

메피스토와의 '내기'로 이어져 인간의 욕망과 욕구에 대한 무한한 충동이

가져오는 타인의 희생을 동반하는비극에 대해 이야기 한다. 그레서 이

드라마의 부제에 '비극'이라는 단어가 포함된다. 메피스토가 제공하는

새로운 체험에 만족할 수 있다면 자신의 영혼을 가져가도 좋다고 이야기

하는 파우스트와 인간이 이성을 필요로 하는 이유는 다른 동물보다 더

동물적으로 되기 위해서라고 독설을 퍼붙는 메피스토의 대화는 묘한 충돌과

운명에 대한 변곡점을 제시한다.

여기에 비해 2부는 공적인 영역에 머물며 반란군을 제압하고, 지폐를 만들고

중세의 기사가 되어 여신과 결혼을 하기도 하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활약을 펼친다. 가상현실과 같은 괴테의 글은 감각적 구체성을 바탕으로

고전적 예술관의 페러다임에 전환을 가져온다. 맹목적 현대주의의 단편을

보여주며 결국 파우스트는 환각에 빠지게 된다.


괴테는 파우스트를 통해 인간의 '앎'에 대한 허무와 무상을 이야기한다.

아무리 채우려 해도 그 한계가 있으며 결국 그 한계는 자신을 침잠시킬

뿐이라는 뚜렷한 현실을 보여준다. 원래 전설상의 파우스트는 중세 말의

마법사로, 자연과 세계의 비밀을 인식하기 위해 악마와 계약을 맺고

방황하다가 결국 파멸하고 단죄받는다는 것이 전설의 기본 내용이다.

여기에 괴테의 생각과 상상의 날개를 더해 중세 기독교의 권위와 금기에

맞서 기독교의 도그마가 지배하는 현실 자체가 이미 지옥 임을 그러내며

그에 대항하는 인간중심의 사고체계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졌는데

그 분량의 방대함으로 이미 우리를 절망 시키는 책 중 하나이다. 책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의 말이 하나의 시처럼 문학적 언어로 쓰여져 있긴 한데

사실 조금 버거운 책이기도 하다.


책의 내용 중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문장 하나를 적어 본다. '그가 지상에

머무는 한 네게 금지된 것은 없다. 인간은 노력하는 한 헤매기 마련이지'

결국 인간은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며 좌충우돌하는 인생을 살게 될 것이고

그렇게 노력하며 살다 보면 어느새 목표하는 지점에 다다르게 될것이다라는

의미를 가진 이 문장이 방황하는 현대의 인생들에게 전하는 괴테의 위로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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