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끝 위스키 (블랙 에디션) - 마케터의 시선으로 본 스코틀랜드 증류소
정보연 지음 / 모요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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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열풍을 지나 위스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살제로 작년 위스키

수입량은 3만톤을 돌파하였고 와인 수입량은 20$ 감소했다고 한다.

얼마전까지 매니아들의 전유물이던 싱글몰트 위스키 역시 대세의

가도에 들어서는 중이다. 한때 가난한 대학생 신분으로 발베리의

매력에 빠져 허우적 거렸던 나에게 이 책은 물 만난 고기의 마음을

가지고 추억을 더듬게 한다.



저자의 노력이 대단하다. 아니 위스키의 마력에 빠진 사람들은 대부분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처음 위스키를 접했을 때처럼 플랫폼 마케터였던

저자도 위스키의 신세계를 경험하고 직접 관련된 원서로 된 잡지나

책을 찾아 읽고 스터디를 만들어 이야기를 나누고 테스팅을 하며

증류소를 공부하고 페어링(pairing) 을 탐구한다. 저자는 일본, 핀란드,

호주를 거쳐 위스키의 종착역인 스코틀랜드 중류소에 이른다. 위스키에

대한 지식이 쌓여 가면 자연스레 느끼게 되는 갈증이 있다. 그 하나는

직접 만들어 볼까이고 또 하나는 한번 공부해 볼까이다. 그래서인지

저자의 글에서는 여타의 위스키 관련 서적들이 상품 소개에 치중하는

것과는 달리 위스키가 탄생한 공간을 이야기하고 브랜드의 가치와

생산자들의 삶과 그들의 시간을 이야기한다.



위스키는 비싸다. 그러나 위스키가 만들어 지는 과정을 들으면 왜

비싼지 이해할 수 있다. 스카치 위스키라고 부르려면 최소 3년이상

숙성해야 하며 보통 8-10년 정도 숙성해야 시장에 출시한다. 때문에

숙성 연도는 곧 가격과 직결된다. 저자가 소개하는 오크통 이야기가

좋은 예이다. 오크통을 공수해서 18개월동안 세리 와인에 담았다 뻈다를

반복하는 과정을 거쳐 제대로 된 오크통을 건조하는데만 보통 2년여의

시간이 걸린다. 그 긴 시간의 세월이 지나야 비로소 증류수를 담을 수

있고 또 여러 시간들이 쌓여야 만날 수 있다. 우리는 그 시간과 만나는

것이다. 맥캘란에서 제조한 위스키의 풍미는 80%까지 오크통에서

결정된다는 소개는 김치나 위스키나 장인의 맛을 낸다는 것은 같은

이치를 가진다는 말이 이해가 된다. 그만큼 좋은 재료와 좋은 물과 기후

여기에 좋은 사람의 손길이 더해져야 장인의 맛이 나온다. 위스키는

시간이 만들어 내는 묘약이라고 한다. 그래서인가. 디스틸러들은 위스키는

예술품이며 예술품처럼 완벽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을 읽는 내내 증류소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몇 년전

몇 곳의 와이너리를 방문했을 때 느꼈던 그 마음을 다시금 느껴보고 싶다.

현재 가장 비싼 싱글 몰트 위스키는 60년동안 세리통에 숙성시킨 후 단

40병만 병입한 '맥캘란 1926'의 파인 앤 레어(Fine & Rare)버젼으로 175만

파운드(한화 약35억)에 낙찰되었고 하니 어쩌면 그림의 떡일 수도 있을것

같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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