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도슨트 12: 원주

원주 -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 ㅣ 대한민국 도슨트 12
김경엽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2월

원주 인근에 산다. 덕분에 원주에서 유명하다는 곳은 거의 가본 것 같다.그러전 중 이 책을 만나 가 본 곳과 안 가 본 곳을 나누고 보니 역시 거의다 가 본 곳이라 기억이 새록새록하다. 이 책은 원주에 대한 기본적인역사적 배경을 먼저 설명하고 지역의 곳곳을 누비며 그곳에 담긴 생생한 이야기들을 소개한다.

먼저 약간의 인연과 친분이 있던 지학순 주교님의 이야기를 이 책에서만나니 더욱 반갑다. 지금도 지인들이 만나면 특유의 깐깐함과 넉넉함을 동시에 지니셨던 그분을 이야기 한다. 그 분과의 인연은 원동 성당이 아닌 풍수원 성당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에서 처음 뵌 주교님은 그냥 시골에 선한 사람이었지만 눈 빛 만은 누구보다 강렬했던 기억이다. 그 후 원동 성당에서 다시 뵌 그 분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과도 같은 분이셨고 그곳 사제관은 우리들의 피난처가 되기도 했다. 이 책에선 생협과 신협 운동 그리고 천주교정의사회구현사제단등을 함께 소개한다. 1993년 선종하신 지학순 주교는 긴급조치 위반혐의로 징역 15년과 자격정지 15년을 선고 받은지 47년, 선종하신지 19년 만에 무죄 선고를 받았다. 지금도 가끔 가는 원동 선당은 정말 포근하고 조용하다. 그 안에 앉아 있으면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과 침묵이 마치 어머니의 품을 연상케 하고 기도가 저절로 나오는 그런 곳이다.

이 책에는 신림에 있는 용수막 성당도 소개한다. 굉장히 이국적이고 멋드러지게 지은 100년이 넘는 성당인 이곳은 성당으로 들어 가는 길 옆의 바위에서 조차도 시간의 흐름을 느낄 수 있고 건물을 둘러 덮은 시간의 흔적들은 멋스러움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가져 온다. 특히 이곳에서 맞이하는 일몰은 정말 예쁘다.

이밖에도 치악산, 강원감영, 출렁다리, 뮤지엄산, 원주역, 한지테마파크,혁신도시, 받뎡리 선생의 생가 등을 부제인 '한국의 땅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에 맞게 세세히 소개한다. 아쉽게도 신림에 있는 성황림은 아직 가보지 못했다. 1년에 한 번 개방하는 이곳은 미리 신청을 해야만 입장이 가능하다. 올해에는 꼭 가 볼 생각이다. 저자가 이곳에서 나서 오랫동안 살아서 그런지 한곳 한곳 소개 할 때 마음의 진심이 느껴졌다. 특별히 운영이 중지된 역이나 영화관을 소개할 땐 저자의 아쉬움 마저도 그대로 담겨 있었다. 이 책 시리즈는 이중환의 '택리지', 김정호의 '대동지지'처럼 발로 뛰며 직접 쓰는 우리의 땅과 사람, 문화를 기록한 인문지리지이며 사람사는 이야기 책이다. 출판사의 서평에 담긴 문장 하나를 적어 본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시간이 흐르면 사라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