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의 시간들

돌봄의 시간들 - 돌봄에 관한 9가지 정동적 시선
권범철 외 지음, 생태적지혜연구소협동조합 기획 / 모시는사람들 / 2023년 7월

돌봄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어릴때는 어른들의 돌봄을 받고 어른이 되면 아이들을 돌봐야 하고 나이가 들면 다시 자녀들의 돌봄이 필요하다. 누구나 돌봄의 주체가 되기도 돌봄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절대돌봄(유년기)-자기돌봄(청년기)-서로돌봄(커플기)-배치돌봄(장년기)- 절대돌봄(노년기)로 표현하며 전 생애에 걸친 돌봄 연대를 이야기한다.

핵가족화의 확대로 돌봄이 개인영역으로 더 많이 치우치는 경향이 있는 요즘 돌봄의 사회화와 두려움은 각자에게 더욱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으나 누구도 이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는 돌봄 없이는 살 수 없다. 돌봄 속에 태어나, 돌봄 속에 돌아가는 것이 인생이다. 이 말은 어떤 식으로든 돌봄이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는 더이상 돌봄이 시혜적이거나 예외적인 활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이분법적 사고의 오류를 지적한다. 무의식적으로 정상과 비정상을 나누고 우성과 열성을 분류하는 사고의 체계는 가부장적인 시대의 돌봄 마인드를 그대로 가져와 돌봄은 여성적인 일이며 부차적인 일이며 사적이고 개인적인 일이며 무능력을 드러내는 수치스러운 일이라 치부한다.돌봄은 서로가 서로를 향해 마음으로 다가가는 접근이며 관계 활동이고 그 영역은 인간에 국하되지 않고 자연 그리고 살아가는 모든 것들로 이어진다. 때문에 돌봄은 '우리'를 만드는 일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불평등을 다룬다. 제공자와 수혜자 각각이 겪는 불평등에 대해 이야기하며 구조적인 문제들을 지적한다. 서로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유급과 무급이라는 경제적 문제가 더해지고 역기에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위장 돌봄(Care Washing) 까지 다룬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