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놀리틱 스톤, 빛으로 그린 바위

모놀리틱 스톤, 빛으로 그린 바위
조신형 지음 / 사이트앤페이지 / 2023년 5월

모놀리틱 스톤(monolithic stone)은 ‘한 덩이 바위’라는 뜻. 이름처럼 이음매 없이 통짜 콘크리트로 만든 건축이다. 철근 없이 매끈한 곡면의 비정형 건축물로 건축가가 추구해 온 “하나의 재료가 곧 하나의 공간을 이루는 건축”이다. 생전 기도에 전념하시던 어머니를 기억하는 막내 아들의 의뢰로 만들어진 3평 남짓한, 겨우 한 사람이 들어 갈 수 있는작은 예배실 그곳에는 추억이 있다.

이 예배실은 건축물이 아니라 산 속에 있는 흔한 바위와 같다고 한다. 벽돌과 같은 재료의 구축성도 보이지 않고, 일반적인 건물에서 확인되는 창과 지붕의 형태등도 드러나지 않는다. 초고성능 콘크리트(UHPC, Ultra High Performance Concrete)란 재료가 있었기에 가능한 건축물인데 만드는 기간 동안 불편함과 어려움은 저자의 글에서 흠씬 뭍어난다. 좁은 진입로로 인해 자재를 작은차로 요러번 실어 날라야 했던 일, 커푸집 몰드를 만들기 위해 수차례 실험을 거듭해야 했던 일, 건축주의 생각과 의도에 맞추기 위해 고심을 한 흔적들이 책의 곳곳에 담겨있다. 40만평의 공간에 단 3평. 그 안엔 어머니의 기도가 들어 있을 것이다. 간절히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던 생전 어머니의 모습이 느껴진다. 그 마음이 막내아들에게 전해졌기에 그 공간은 깊은 교재로 충만할 것이다.

개인 기도실은 종교를 가진 사람이라면 한번쯤 꿈꿔 본 공간이다. 나 역시도 혼자 묵상하기 위한 기도 공간을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영동고속도로 변에 있는 작은 교회를 보며 한번 지어 볼까하는 생각을 한적도 있고 풍수원 성당에 있는 기도굴을 보며 이것도 좋겠네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다. 이 책을 보며 다시 그런 생각이 분출한다. 이탈리아의 좁은 집들에 테라스가 달려 있는 것은 혼자만의 공간에 대한 그들의 열망의 반영이라고 한다. 오롯이 혼자이고 싶을 떄, 그분과의 만남에 누구의 방해도 받고 싶지 않을때, 복잡한 세상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싶을 때, 생각이나 상념의 정리가 필요할 때, 그곳이 필요하다.

건축물은 '건축주의 의도가 잘 반영된 것이 가장 잘 지은 건물'이라도 한 안도 다다오(安藤忠雄)의 말이 생각난다. 그런 면에서 이 작은 기도실은 좋은 작품이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