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지

인물지 - 시공을 초월한 제왕들의 인사 교과서
공원국.박찬철 지음 / 시공사 / 2023년 6월

흔히 ‘인사(人事)는 만사(萬事)’라고 한다. 사람을 잘 쓰고 못쓰고 하는 용인술(用人術)에 따라 모든 일의 성패가 달려있다는 말인데 참 어렵다. 요즘은 더욱 허구한 날 ‘인사가 망사(亡事)’가 되는 일이 많다 보니 인사를 이야기 하는 것도 쉽지 않다. 난세든 평사든 나름의 인물이 있을텐데 그 인물을 발견하지 못하는 지도자와 그런 지도자 밑에서 일하기 싫은 인물들의 숨바꼭질은 지금도 계속된다.

중국의 인재학에는 “인재는 데려다 쓰는 것이 아니라 찾아서 모셔다 따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유비의 삼고초려만 봐도 그헐다. 원전 인물지는 조조의 능력 제일 주의에 의한 인재 발탁 방법과 적재 적소에 배치하는 방법에 관해 적은 글인데 이 책은 조조의 인사참모였던 유소의 글을 바탕으로 중국 고대 상·주시대부터 명·청시대까지 약 100여 명의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 그리고 그 말의 힘을 아는 이들은 함부로 말하지 않는다. 저자는 번저와 장의라는 인물을 소개하며 '말의 힘'을 이야기한다. 말의 힘이 있으려면 우선 정통해야 한다. 수박 겉핥기식의 지식은 금새 한계를 드러내기에 정통함은 말의 권위를 세운다. 모 프로그램에 나왔던 육군부사관 학교의 경례구호인 '정통해야 따른다'가 기억난다. 사실 이 부대의 구호인 정통은 '정성이 통해야'라는 의마를 가진 '(精通)'이다. 하지만 정성이 통하려면 그 분야에 대한 정통함은 당연히 상존해야 한다. 리더와 참모는 정통해야그 말에 권위가 서고 수하들로 하여금 따르게 한다.

사이비가 도처에 넘쳐나는 요즘 사이비에 대한 저자의 글은 기억에 오래 남는다. 사이비의 가장 큰 특징은 '겉으로 넘친다'이다. 뭔가 막힘이 없이 다 아는 것 같이 행동하다 막상 막히기 시작하면 물타기를 시전하며 핑계를 대고 책임을 미루며 위기를 모면하려고 한다. 요즘 정치인들의 모습과 흡사하다. 아무도 책임지려하지 않고 누구도 진심이 없다. 저자는 이런 이들을 '사이비'라고 부른다. 지금 우린 너무 많은 사이비들과 함께 살고 있다. 이런 사이비들의 다른 특징은 지나친 경쟁심과 호승심으로 조직의 와해를 가져오는 동인이 되며 대부분 자신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엄격한 잣대를 가지고 마음대로 재단하려 하며 이는 개인 뿐 아니라 조직에도 해가 되지만 오직 자신만 모를 뿐이다.

시대가 변하듯 각 시대에 맞는 인재상은 분명 다를 것이다.

그러나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비록 중용을 이야기하던 공자의

시대에도 없었고 지금도 거의 존재하지 않지만 중용의 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직하고 성실하고 마음이 굳고 자신의 분야에

정통한 이는 어느시대이건 필요한 인재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진솔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