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모로 산다는 것

참모로 산다는 것 - 왕권과 신권의 팽팽한 긴장 속 조선을 이끌어간 신하들의 이야기, 개정판
신병주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3년 6월

참모의 사전적 의미는 '조직 내에서 관리적 기능과 자문·정책조언 기능을 수행하면서 조직 목적 달성에 간접적으로 기여하는 이'를 지칭하며 이들의 모임을 참모조직 혹은 막료조직이라고도 한다. 참모조직은 조직목표를 직접적으로 수행하는 계선조직(line)을 지원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저자는 조선왕조 500년을 통해 최고 권력자인 왕의 국정 운영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쳤던 정도전, 김육, 정약용등 42명의 참모들을 어떻게 발탁했고 활용했는지에 대해 살펴보며 그들의 리더쉽과 팔로우쉽이 정치에 미친 영향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조선은 왕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 되었던 중앙집권제의 나라였지만 왕 혼자 모든 통치 활동을 할 수 없기에 왕을 도와 줄 신하, 즉 참모가 필요했다. 조선은 500년 이상 장수한 나라로 총 27명의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왕이 존재했고 그들은 저마다 다른 국정 목표와 방향을 가졌기에 이를 함께 꾸려나갈 참모들이 절실했다. 이에 저자는 조선 건국기에 정도전과 하륜, 세종때의 황희, 세조를 인정한 신숙주, 단종의 복위를 꾀한 성삼문, 선조때의 이이와 류성룡, 개혁가 조광조, 남한산성의 최명길 이외에 송시열과 이덕형, 정약용등 익히 이름을 들어 봤던 이들과 남곤, 조경, 김석주, 최석정, 김신국, 이건창등 생소한 인물들까지 총 42명의 참모들을 소개한다.

영화 남한산성을 보며 유난히 눈길이 갔던 인물이 있다. 병자호란 당시 주화파의 거두였던 최명길이다. 주전파가 득세하던 시기였던 당시 누구보다도 청나라와 조선을 잘 알았던 그는 싸우다 장렬하게 죽자는(정작 자기들은 싸우지도 않았음) 주전파에 맞서 이치를 들어가며 싸우지 말 것을 끝까지 주장한다. 대의와 명분을 들어 죽음으로 싸울것을 주장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모두가 예스할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용기다. 그의 이 말은 아직도 가슴이 찡하다. '무엇이 임금이옵니까. 오랑캐의 발 밑을 기어서라도 제 나라 백성이 살아서 걸어갈 길을 열어줄 수 있는 자만이 비로소 신하와 백성이 마음으로 따를 수 있는 임금이옵니다. 부디 전하께선 이 치욕을 견뎌주소서' 이렇게 간언하고 충언할 수 있는 참모가 있다면 이라는 부질없는 생각을 해 본다

참모는 주군을 잘 만나야 그 뜻을 제대로 펼칠 수 있다. 천리마는 늘 존재하지만 그 천리마를 알아보는 백락伯樂은 예나 지금이나 늘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눈을 가진 지도자와 그런 눈에 발견되는 천리마가 절실한 시기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