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사회

소비사회 - 절망에서 행복하기
이종희 지음 / 좋은땅 / 2022년 12월

우리는 물질적 풍요와 여유로움속 소비사회에 산다. 토마스 홉스(Thomas Hobbes)의 표현과 같이 '인간은 인간에게 늑대가 된다'는 마치 권투 선수가 링에서 상대를 치지 않으면 자신이 맞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 처럼 극단적 경쟁사회는 극단적 피로를 만들어낸다. 현대 사회의 피로는 쉬어도 해소되지 않는 몸과 마음에 깊숙이 내면화된 피로로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신경과민, 만성피로, 우울증, 무력감, 소진증후군, 분노조절장애, 강박장애, 대인공포, 권태감, 공황장애, 불면증,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 타인을 향한 이유없는 공격과 같은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한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 현상에 대해 '당신의 권태와 우울증은 당신탓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그것에 대한 이유들을 경제학과 인문학과사회학을 통해 설명한다.

현대자본주의는 많은 격변을 거쳐 산업자본주의에서 소비자본주의로 변화되었고 우리는 시민에서 소비자로 살고 있으며 소비 정체성을 가진다. 이에 저자는 현대사회를 '소비사회'로 현대인을 소비인간(Homo Consumus)으로 정의한다. 보드리아르(Jean Baudrillard)에 따르면 현대의 일상생활에서 대부분의 경우 소비는 미디어에 의해 유도된 소비형태로서 생산성의 명령에 복종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사물은 장소에 어울리지 않게 존재하고 있는 것이며, 사물의 풍부함 자체는 역설적으로 가난함을 의미한다. 즉 재고품이라는 것은 결핍에 붙어 있는 쓸모없는 장식이며 고뇌의 표시인 것이다. 끝없는 소비와 부를 향한 경쟁이 악순환되면서 우리 일상은 시지프스의 괴로운 노동이자 징벌이 된다.

소비사회는 개인도 누구도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한다. 단순히 명성과 성공을 성취하기 위한 관심이 아니라 경쟁과 스트레스와 좌절이 증가하면서 개인은 타인의 따뜻한 관심과 인정을 더욱더 목말라한다. 이에 반해 소비사회는 타인에 대한 관심은 현저히 줄어들고 자신에 대한 관심을 가질 여유조차 없이 바쁘다. 저자는 이에 대해 20세기에는 모두가 돈에 목말라 했듯이 21세기에는 모두가 타인의 관심에 목말라한다고 말한다. 관심에 목마른 인간과 관심조차 없는 사회는 너무도 대립적인 아이러니를 보인다.

이렇듯 절망적인 상황앞에 저자는 긴 어둠은 아침이 가까웠음을 말하며 어두운 터널의 끝은 항상 새로운 세상으로 향한다고 말한다. 자본권력은 개인의 소비 없이는 존재할 수 없기에 개인과 개인간의 블록화등을 통한 저항과 연대는 자본권력을 위축시키고 이는 공급자 중심의 소비경제가 아닌 새로운 형태의 소비경제를 만들어 나갈 기틀이 된다. 개인의 행복이 중심이 되고 개인의 가치가 우선시 되는 소비형태는 지금의 공급자 주도의 소비경제 보다는 나은 소비체계가 될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