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로드 야생 온천

오프로드 야생 온천 - 미 대륙의 자연 온천을 찾아서 ㅣ 또 다른 일상 이야기
황상호.우세린 지음 / 지성사 / 2023년 1월

온천을 좋아한다. 국내 유명 온천은 물론 국내의 숨겨진 온천까지 섭렵했을 정도로 좋아한다. 따뜻 혹은 뜨거운 물 속에 들어가 있으면 그렇게 편할 수가 없다. 특별히 자연과 마주하는 노천 온천은 더 좋다. 겨울이면 일부러 노천 온천이 있는 곳을 찾아 갈 정도로 따뜻함ㅁ과 서늘함의 경계는 중독이다. 덕분에 나의 겨울 온천 여행은 계속 된다. 국내보다 더 온천이 많은 곳이 일본이다. 각양 각색의 온천이 있는 그곳은 늘 나의 휴가지 내지는 여행지가 된다. 특별히 나가노현(長野県) 북부 시가 고원(志賀高原) 인근에 있는 노천 온천은 날것 그대로의 느낌을 가지기에 겨울의 어느날 몸을 담그기엔 그만인 곳이다. 저자가 소개하는 미국인근의 온천들중 몇군데는 낯이 익다.

저자가 '구글은 미끼를 던졌고, 누군가 덥썩 물었다. 세상 모든 블루를 유리구슬 한 알에 가둬놓는 듯했다.'고 소개하는 아파인 카운티의 카슨리버 온천은 지인과 함께 카약 투어를 하다 가 본 곳인데 역시나 여기서도 소개를 한다. 원주민들에게 온천은 제사를 지내며 신과 만나는 장소로 그들의 그레이트 스피릿(Great Spirit)이 살아 숨쉬는 신성한 곳이다. 그들은 인간과 자연의 공생과 조화를 꿈끄며 살아왔기에 그곳에 가면 그들의 문화와 생각을 만날수 있다.

저자 부부가 '야생 온천'이라는 제목을 지은 이유가 있다. 이들은 잘 꾸며진 공간이 아닌 거의 날것 그대로의 온천을 주로 찾았다. 상업지역과 떨어지다 보니 당연히 편의시설도 없거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오히려 만족과 자연스러움을 제공한다. 야생이란 이름답게 오프로드를 이용해야 하기에타이어가 터지는 것은 일상이고 오일탱크도 터지고 핸드 브레이크도 고장나고 폐차 시켜야 하는 상황도 곰에게 유기농 청포도를 빼앗기는 상황도 맞이하고 때론 나체 온천에서 눈을 어디다 둬야 할지 모르는 당황스러운 상황도 맞이한다. 거적때기 천막이어도 그 흔한 썬베드가 없어도 저자들에게 야생 온천은 살아있음의 증명이요 살아감의 증거이다.

이 책은 야생 온천을 찾아서 보고(seeing) 듣는(hearing)것이 아니라 관찰하고 (observing) 귀 기울이는(listening) 여정의 기록이다. 에고(Ego)를 넘어선 에코(Eco)흫 꿈꾼다. 20세기 최고의 살인라 불리는 찰스 맨슨(Charles Manson)이 좋아했던 사막 나체온천은 언젠가 꼭 한번 가보고 싶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