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cm 다이빙 - 현실에서 딱 1cm 벗어나는 행복을 찾아, 일센치 다이빙
태수.문정 지음 / FIKA(피카)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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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인터스텔라' 주인공 쿠퍼는 블랙홀 속에서 과거의 자신을 향해 외친다. 'Stay'. 누구에게나 멈추고 싶은 순간이 존재한다. 영원히 움직이지 않았으면 하는 시간,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시간, 우리에겐 그런 시간들이 있다. 그리고 시간들은 우리의 숨결과 세포 하나하나를 기억하고 우리는 기억을 먹고 산다. 나도 그렇다. 


우리는 다른 사람을 의식하며 산다. 다른 사람의 , 시선, 행동, 심지어 숨소리 조차도 의식하며 산다. 그런데 놀라운건 그들은 전혀 나를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무도 신경쓰지 않는데

혼자 의식하고 신경쓰고 눈치를 본다. 그러다 보니 행동은 부자연스러워지고 어색하고

경직된다. 말로는 '신경 안써' 말하지만 이미 신경은 타인에게 가있다. 정작 그들은

아무것도 모르는데 말이다. 


'감정은 습관이다'

말에 동의한다. 감정은 학습되어지고 학습은 습관으로 자리잡는다. 굴러가는 낙엽을 보고도 웃고 울던 우리가 어느새 유치해서 웃지 않고, 별거 없다며 울지 않는다. 사실 어쩌면 우린 울고 웃는 방법을 잃어 버린건지도 모른다. 화낼 만한 것에 화내고, 웃을 만한 것에 웃고, 만한

우는 과정 속에서 우리에겐 무표정이 습관처럼 자리잡게 것이다. 그리고 상황을

들키지 않으려 많은 연기를 한다. 웃기는 것은 평생을 하는데도 도통 연기가 늘지 않아

동네 사람들이 알고 눈치챈다. 차라리 억지스러운 연기는 안하면 좋겠는데 정작 본인은

자신의 연기력이 얼마나 형편 없는지 모른다. 우린 그렇게 만들어진 습관이 익숙해져 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록 사실은 그러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없이'라는 의미를 가진 말은 불행과 고통이라는

괴물들을 어깨에 매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역설적이면서 현실적인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살아야 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견뎌야 하며, 버티고 일어서야 한다.

슬프지만 우린 주문을 계속 외워야 한다. 불교에서 말하듯 인생은 고해(苦海)이기 때문에

고해를 건너기 위해 끊임없이 노를 젖듯 주문을 외워야 한다. 


백창우의 '나이 서른에 우린' 보면 '우리들의 노래와 숨결과 만남과 약속이 나이 서른엔

어떤 뜻을 지닐까'라는 가사가 나온다. 저자(혹은 저자들) 서른이라는 나이에(혹은 즈음에) 현실이라는 세계에서 살짝 비껴서서 지나온 삶을 돌아 보며 앞으로의 삶을 준비하는 'Half Time' 갖는다. 그리고 조금 무모하다 싶은 다이빙을 한다. 나에게도 '나이 서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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