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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아, 넌 누구니 - 나조차 몰랐던 나의 마음이 들리는 순간
박상미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18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근육은 몸이 힘을 쓰게 하는 요소로 우리말로는 힘살이라 부른다.
몸에 근육이 없으면 몸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듯이 우리의 마음에도
근육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런저런 문제에도 잘 견딜 수 있는데 마음에
힘살이 없으면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고 불안과 우울에 시달리며 노화도
빨리 오고 마음이 늙어 버려 포기도 익숙해지고, 스스로를 안심시키고
보호한다는 핑계로 혼자만의 방으로 깊숙이 숨어 버린다. 이 책에서는
이렇듯 숨어 버린 나를 밖으로 끄집어 내야 하며 프로이드의 말처럼
모든 답은 내안에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먼저 '비난에 당당해지기'를 제안한다. 나의 단점을 제일 모르는
나이기에 바깥으로 향한 창을 열고 나를 그들에게 보여줘서 그들에 눈에 비친
객관적인 나를 보게 된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해
받아 들이고 인정하고 수용해야 한다. 어쩌면 그 모습이 허울과 위선 그리고
가식에 덮힌 내가 아닌 진짜 나일수도 있다.
사람은 감정의 동물인지라 화가 날 수도 있고 짜증이 날 수도 있다.
이 때 내 감정의 주인은 나이기에 누구 때문에가 아니라 '나 화가나. 나 짜증나'가
맞다. 감정 조절의 실패를 항상 남 탓으로 돌리지 말고 그대로 받아 들이고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운다면 과거형으로 이미 종료된 상황 때문에 온종일
스스로를 힘들게 하고 괴롭히는 부정적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감정의 쓰레기는
과감하게 쓰레기통에 버리면 된다.
대부분의 관계가 깨지는 것은 묵은 감정이 싹 틔운 '독이든 말'때문이다.
실제 이혼 사유의 다수를 차지하는 성격차이의 대부분이 '말' 때문이라고 한다.
좋은 말도 한두번인데 듣기 싫은 말을 계속해서 듣다 보면 한계에 도달하고 결국
폭발하게 된다. 이 지경 쯤 되면 해결 방법 조차 거의 없다. 여기까지 가지 않기
위해 비우는 연습이 필요하다. 물이 가득찬 컵에 물을 부으면 넘치기 마련인것 처럼
우리네 마음에도 우울, 분노, 짜증, 섭섭함 같은 감정이 넘칠 정도로 차 있으면 옆
사람이 던지는 농담을 받아 줄 여력이 없어 웃자고 던진 말에 죽자고 덤비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잘 비우기'가 정말 중요하다. 비워야 또 채울 수
있다. 글로 써보는 방법을 택하던, 누군가 믿고 의지할 만한 사람을 찾아 가던, 종교적인
힘을 구하던 어떠한 방법을 통해서든 비워야 산다.
세상에서 가장 해석하기 어려운 언어가 마음의 언어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마음도 잘 모르면서 마치 남의 마음을 잘 아는 것 처럼 오지랖을 떨었던
나의 모습이 생각나 얼굴이 화끈 거린다. 나이가 든다고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듯이 나이가
들었다고 마음의 근육이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이제라도 마음의 힘살을 길러 '꼰대'가
아닌 '어른'이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