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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서랍 - 말, 인생을 원하는 대로 끌고 가는 힘
김종원 지음 / 성안당 / 2018년 8월
평점 :
말이 입술에 머무는 시간은 길어야 10여초에 불과하지만 상대방의 가슴 속에는
아주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고 기억 될 수 있다.
저자는 이러한 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말의 서랍'이라는 상징적 도구를 통해
적재적소에 필요한 말을 꺼내 사용할 수 있는 준비를 하자고 이야기 한다.
그러면서 말을 하는것도 중요하지만 듣는 것, 즉 '경청'의 힘을 말한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고 세상 속에서 살아야 함을 인정 한다면 서로 관계를 맺기 마련이고
그 관계는 대부분 말로 형성하게 된다. 국어사전에는 '주의를 기울여 열심히
들음과 남의 말을 공경하는 태도'로 설명되어 있는 경청은 둘 다 집중해서 듣는다는
의미를 가진 단어이다. 대화는 혼자 하는것이 아니기에 타인의 말을 잘 듣는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아무리 좋은 말과 중요한 말을 하더라도 제대로 듣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입장을 바꿔서 만약 자신이 말하는 입장이라면 상대방의 불성실한
경청태도는 그에 대한 불신과 불쾌감을 가져 올 것이다.
이처럼 대화의 시작은 들음이다.
침묵이 금이라고 했던가. 세상에는 말이 필요없는 순간도 많다. 말하지 않아도
마음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있고 그냥 바라만 보아도 눈빛으로 전해지는
마음이 있다. 길게 장황하게 구구절절 말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마음이 전해 진다. 말이 절제되고 조절되는 순간 내면의 언어는
더욱 더 강렬한 빛을 발할 것이며 무겁게 걸쳐 입고 있는 위선의 겉옷들을 살며시
벗겨내어 민낯으로 드러내 진정한 말의 자유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
말들을 저장할 '말의 서랍'이 필요한 것이다.
기다란 가지 끝에 아슬아슬하게 앉아 있는 잠자리의 이야기는 강렬하다.
세상의 눈으로는 분명 좁고 불편해 보이는데 정작 자신은 '지금도 충분히 행복해.
이 자리를 사랑하니까'라고 말하는 그런 내면이 부럽다. 억지로 무언가를 얻으려
타인을 비난하고, 순진을 가장한 야비하고 치사한 나날을 보낼 이유가 없다. 어차피
나는 내가 만들어 가는 것이고 인생은 인생 그 자체로 행복이다.
오늘 내가 살고 있는 내면은 어제까지 내가 한 말과 행동의 합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