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전병근 옮김 / 김영사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유발 하라리 지음 / 김영사

부제 : 더 나은 오늘은 어떻게 가능한가









역사학자와 인류학자이자 철학자를 동시에 녹여 놓은 석학자 유발 하라리가 『사피엔스』 와 『호모 데우스』에 이어서 내놓은 작품이 나왔다.


역사학과 인류학이 블렌딩된 석학자라면 당연히 기계와 데이터 사이에서 자신의 위치를 잃어버릴 수도 있는 우리 호모사피엔스 개개인의 미래에 대해서 누군가는 고민해야 하는 사안에 대해서 철학적인 사색을 통해 정리를 해 놓은 책.


우리 사피엔스가 가야 할 로드맵에 대해서 전한다.


물론 불편한 진실과도 마주하며, 가끔은 내가 어쩔 수 없는 미래에 대해서 안타까운 점들도 많이 보인다.


과거 우리는 드넓은 바다와 높은 산을 바라보며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한 용기와 망원경 그리고 믿을만한 동지들과 어깨동무하면 웬만한 시련은 극복하며 인류의 한계에 도전하고 극복하면서 삶의 영역을 넓혀 왔다면, 이제는 인공지능은 인류에 새로운 무용계급을 창출할지도 모르는 세상이 된다고 한다.


거기다 핵 전쟁과 급격한 기후 변화는 지구의 주인이 과연 지난 수천 년 동안 호모사피엔스가 주인 노릇을 하다가 앞으로 불과 수백 년 뒤에도 과연 주인 노릇을 할 수 있을까?라는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에서 한 개의 끄트머리를 쥐게 만들어주는 작가라고나 할까....


산업혁명 이후 급속하게 세상이 변하니, 미래에는 이런저런 세상이 열리니 뭐 이런 꿈속을 헤매는 이야기보다는 산업혁명은 계량화된 노동자의 안정적인 공급을, 보병 전쟁은 교육과 훈련을 마친 대단위의 병사들을 건강하게 만드는 보건 혁명을 통해서 사병들을 길러왔고 덕분에 우리는 100세를 우습게 알게 된 세상에 살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


자동화, 전산화, 고 생산능력, 유전자 조작 등은 이미 불필요한 잉여 노동력을 만들어 냈고, 지속적으로 불안정한(높은) 실업율은 저임금 구조를 고착화 시키고 있다.


앞으로 생각하는 전산화는 대다수 직업을 추억 속으로 매몰시킬 것이다. 의사, 변호사, 교사, 상담사, 택배기사, 버스와 택시 기사는 물론이고.... 심지어 전쟁터의 병사들도 로봇으로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


남아도는 잉여 인력 속에서 필연적으로 탄생하는 잉여인간들의 탄생은 과거 노예 시장에서 노예를, 대농장을 경작할 농노들을, 산업혁명 일선의 방적공장과 자동차 컨베이어 벨트에서 실타래와 스패너를 돌리는 노동자를 필요로 하지 않고 거기서 대신 발생하는 불용不用 인력들을 어찌할 것인가...


책을 읽지 못하는 전 세계의 다양한 사람들 중 대부분은 아마도 이 책 속에 나오는 도도한 변화의 움직임을 느끼지도 못할 것이며, 일부 선택된 일부 독자들 또한 그중의 대부분은 이 큰 흐름에 어찌 감당하지 못할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 살고 있는 우리들 중 누군가는 예전에 지금의 흐름을 감지하고 큰 강물의 흐름 속에서 뭍으로 뭍으로, 쓰나미가 밀려오는 광활한 태평양 큰 바다 한복판에서 부표 하나 붙들고 살아남을 수 있어서 지금 빌 게이츠가 있고, 스티브 잡스가 존경받는 것이며,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한 페이지로 세계를 한 줄기로 엮으려 하고 있는 것이며, 마윈은 중국 시장 내 모든 곳에 24시간 배달을 장담하고 있는 것.


정보의 쓰나미는 인터넷의 세상이 된 지금 내가 원하는 정보는 널린 듯하지만 내게 쉽게 5~6인치 작은 화면을 통해서 클릭 몇 번으로 입수되는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정보들은 100% 쓰레기이며 그것들은 내 주의와 맞바꾸는 단지 흥미진진해 보이는 뉴스거리일 뿐이라는 사실을 일찍 깨달아야 한다.


그런 뉴스에 노출되는 나는 질 낮은 뉴스 상품이면서 그 정보를 입수하는(소비하는) 소비자는 부지불식간에 스스로 상품이 되고 마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선정적인 헤드라인에 끌려 클릭 한 번으로 주의를 뺏기면 웹과 앱을 뒤에서 조종하는 3류 정치인들과 광고주들의 달콤한 유혹에 넘어가 3류 정치인의 거짓 공약에 휘말리고, 필요하지도 않은 제품에 현혹되어 내 카드 번호를 불러주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다 부정과 부패로 탄핵을 해야 할 지경에야 정신을 차리고, 택배가 도착해서 개봉하는 잠시 잠깐의 행복함뿐인 쇼핑의 말로에는 연체 중인 카드가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잘 알아야 한다.


세상을 바꾸는 혹은 나를 바꿔야 하는 뉴스는 공짜로 내게 배달되지 않는다는 불변의 진리를 빨리 터득하고, 저 광활한 정보의 바다에 빨리 뛰어들어 난파하고 있는 거짓 정보로 가득 찬 5인치짜리 돛단배에서 빨리 뛰어내려야 할 것이다.


내게 필요한 정보, 미래를 바라보는 자료를 양산하는 유발 선생의 새 책에 한 표 던진다.









*****








_ 공짜로 무언가를 얻는 경우 당신이 상품이다.


_ 현재의 정치 분위기는 자유민주주의의 문제를 두고 논쟁하는 것은 더없이 좋아하면서도 자신들을 향한 비판은 어떤 것도 거의 참지 못한다.


_ 자유주의 정치 체제는 인류가 산업 시대를 거치면서 증기기관과 정유공장, 텔레비전으로 대표되는 세상을 관리하기 위해 구축된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현재 정보기술과 생명기술 분야에서 일어나는 혁명적 변화에 대처하는 데 곤란을 겪고 있다.


_ 생명기술과 정보기술의 혁명은 기술자와 기업가, 과학자 들이 만들지만, 이들은 자신의 결정이 어떤 정치적 함의를 갖는지 거의 알지 못하고, 어느 누구도 대표하지 않는다. 의회와 정당이 알아서 행동을 취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그럴 것 같지 않다.


_ 21세기 포퓰리즘의 반란은 사람들을 착취하는 경제 엘리트가 아니라 더 이상 사람을 필요로 하지 않는 경제 엘리트에 맞서는 구조로 전개될 것이다. 이는 지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높다. 착취에 반대하는 것보다 사회와 무관해지는 것에 맞서 투쟁하기가 훨씬 더 힘들기 때문이다.


_ "모든 국민을 잠시 속일 수 있고, 일부 국민을 늘 속일 수 있어도, 모든 국민을 늘 속일 수는 없다"/ 에이브러햄 링컨의 원칙


_ 집권 과두제는 언론 독점을 통해 모든 정책 실패를 반복해서 남의 탓으로 전가하고 국민의 관심을 외부의 위협 - 실제든 상상이든 -으로 돌릴 수 있다. 그런 과두제 하에서 살다 보면 늘 이런저런 위기가 국민 의료나 공해 같은 따분한 문제보다 우선한다. 국가가 외부 침략이나 끔찍한 전복 사고에 직면했다는데 누가 과밀 병원과 강물 오염에 대해 걱정할 시간이 있겠는가? 이런 식으로 끝없는 위기의 흐름을 만들어냄으로써 부패한 과두제는 지배를 무한정 연장할 수 있다.


_ 지난 20세기 후반부 동안 각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나은 교육, 뛰어난 의료 서비스, 더 큰 소득을 누렸다. 하지만 다가올 수십 년 동안에는 기술적 파괴와 생태학적 붕괴가 합쳐져서 젊은 세대는 현상 유지만 할 수 있어도 다행일지 모른다.


_ 인공지능, 빅 데이터 알고리즘, 생명공학에 대한 이야기에 참을성을 잃거나 지루해 하면 단 한마디 마술 같은 단어로 사람들의 주의를 다시 모을 수 있었다. 바로 일자리다. 기술혁명은 조만간 수십억 인간을 고용 시장에서 몰아내고, 막대한 규모의 새로운 무용無用 계급을 만들어낼지 모른다. 이는 현존하는 이데올로기는 모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사회적, 정치적, 격변으로 이어질 것이다.


_ 아마 환자와 노약자를 돌보는 휴먼 캐어 산업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인간 일자리의 보루로 남을 것이다. 실제로, 사람들의 수명은 길어지고 출산율은 낮아지면서 연장자를 돌보는 일이야말로 인간 노동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분야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_ 모든 형식의 예술 중에서도 특히 음악이 빅 데이터 분석에 가장 취약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입력과 산출을 정확히 수학적으로 서술할 수 있기 때문이다.


_ 2050년 고용 시장은 인간-AI 경쟁보다는 상호 협력이 두드러진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생겨난 새로운 일자리는 모두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할 가능성이 높고, 따라서 비숙련 노동자의 실직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거라는 점이다. 


현금출납원이나 방직공장 노동자가 로봇에게 일자리를 잃고 나서 암 연구원이나 드론 조종사, 혹은 은행의 인간-AI 팀원으로 새 일을 시작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것이다. 


필요한 기술을 갖추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인간 일자리가 많이 생긴다 해도 새로운 '무용' 계급의 부상은 불가피할지도 모른다. 실제로는 두 세계의 최악을 함께 겪을 수도 있다. 높은 실업률과 숙련 노동력의 부족이 동시에 닥치는 것이다. 많은 사람이 19세기의 마차 몰이꾼이 아닌 말의 운명을 맞을 수 있다. 마차 몰이꾼은 택시 기사로 전환할 수 있었지만, 말은 점점 고용시장에서 밀려나기 시작해 결국에는 완전히 퇴출됐다.


_ 이미 지금도 자신이 평생 같은 일을 할 거라고 보는 사람은 극소수다. 2050년이면 '평생직장'이라는 생각뿐 아니라 '평생 직업'이라는 생각까지 원시적이라고 간주될 것이다.


_ 지난 수십 년 동안 전 세계 사람들은 인류가 평등으로 나아가고 있으며 세계화와 신기술이 그 여정을 앞당겨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실제로는 21세기에 역사상 가장 불평등한 사회가 생겨날 수 있다. 세계화와 인터넷은 국가 간 격차를 메우지만 계급 간 균열을 키우려 위협한다.


_ 근대 후반에 이르러 평등은 거의 모든 인간 사회에서 이상이 되었다. 여기에는 공산주의와 자유주의라는 새로운 이데올로기의 부상이 일부 작용했지만,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대중이 전례 없이 중요해진 요인도 있었다. 산업 경제는 평민 노동자 대중에게 의존했고, 산업화된 군대 역시 평민 병사 대중에게 의존했다. 민주주의와 독재 정부 모두가 대중의 건강과 교육, 복지에 대거 투자했다. 생산 라인을 가동할 건강한 수백만 노동자들과 참호에서 싸울 충성스러운 수백만의 병사들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_ 평균적인 호모 사피엔스는 150명 이상의 개인과 서로 친밀하게 알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_ 수천 년 동안 생태계의 연쇄 살인범으로 행동해온 호모 사피엔스는 이제는 생태계의 대량 살인범으로 변해가고 있다. 만약 우리가 지금의 경로를 답습한다면 모든 생명체의 상당수가 멸종되는 것은 물론 인류 문명의 기초까지 잠식할 수 있다.


_ 공동의 적은 공동의 정체성을 형성하기 위한 최선의 촉매제다.


_ 테러에 대응하는 정부의 과잉 대응이 테러범들보다 우리의 안전에 훨씬 더 큰 위협이 된다.


_ 1914년과 2018년 사이에는 몇 가지 핵심적인 차이가 있다. 특히 1914년에는 전쟁이 세계 전역 엘리트들의 구미를 당겼다. 전쟁을 잘만 치르면 자국의 경제 번영과 정치권력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구체적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2018년의 상황에서 전쟁은 이겨봐야 많은 종이 사라질 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_ 모든 형태의 겸손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도 신 앞에서의 겸손일 것이다. 사람들은 신에 관해 이야기할 때는 언제나 자신을 극도로 낮춘다. 하지만 그런 다음에는 신의 이름을 활용해 신도들 위에 군림한다.



   





*****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 유발 하라리 지음 / 김영사

----------------------------------

당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반드시 관심을 가져야 하는 21가지 의문점에 대해서 얽혀진 실타래에서 한 줄기 가닥을 끄집어내 내게 생각하고 고민해서 앞으로 다가올 남은 21세기를 슬기롭게 살려면 잘 생각해보라고 숙제를 던진다.

----------------------------------


  


 

 


 

 

 


 

 
 



p.s

출판사와 가깝게 지내는 사이가 되면 가끔은 이렇게 정식 출간된 서적이 아니라 가제본 형태 혹은 교정지 형태의 따끈따끈한 책(인쇄물?)을 받아 보는 호사를 누릴 수도 있다.


덕분에 유발 선생을 국내 독자들 중 1등으로 만나보는 기쁨을 맛보았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조선관청기행 - 조선은 어떻게 왕조 500년을 운영하고 통치했을까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201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관청 기행 - 박영규 지음 / 김영사

부제 : 조선은 어떻게 왕조 500년을 운영하고 통치했을까







 

조선 500년의 관청 현황과 그 기능 그리고 그 관청에 얽힌 이야기들을 들여다본다.


얼마 전부터 『한 권으로 읽는 **』 시리즈로 조선, 고려, 고구려 등을 들여다보는 저자로서 역사를 전공하지 않은 저자는 철학과 독문학 전공자로서 역사 쪽에 관심을 두고 책을 써 가는 중


일반인들이 읽기 좋은 수준의 대중 역사서를 만드는 중인데 그렇다고 가볍지는 않은 책을 만들어 낸다.


그 길고 깊은 우리 역사를 깊이 파서 정확하게 정의하고 멋지고 깊이 있는 우리 문화를 만천하에 정확하게 알리는 정통파 연구가로서의 사학자들도 필요하고 그 유산을 오래 보전하는 보존 전문가도 필요하지만 그 집대성된 여러 자료들을 한데 모아서 잘 정리해서 필요한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 또한 저자의 몫이고 강사의 몫이며 그를 잘 풀어서 영상과 함께 재미있게 전파하는 스타 강사들도 나타는 것은 좋은 현상


덕분에 많은 사람들이 우리 역사와 문화에 관심을 많이 가지는 것 또한 최근의 트렌드.


텍스트를 특정 계층만 점유하던 시절이 있었고, 책을 찍어서 사전을 끼고 번역서를 공부해야 했던 시절을 지나 출판과 정보의 홍수를 인터넷에서 가볍게 볼 수 있는 세상이지만, 세상을 보통 사람들은 거기에 스토리를 엮어서 재미있게 들려주는 동영상과 방송으로 흘러가 연예인인지 사학자인지 구별이 잘 안되는 경계인들로부터 편하고 재미나게 이야기를 듣는 것이 시청률, 시청률은 몸값으로 이어지는 요즘....


사학자를 원하는지 사학을 기반으로 하는 탤런트를 원하는지 모르겠으나, 일반인들에게 어떻하면 쏙쏙 잘 집어넣어 주는가가 그 저자와 강사의 동력이고 미래 가능성이 아닐까...


이번에 나온 책은 텍스트로 조선의 관청을 잘 정리해서 요점만 차곡차곡 잘 쌓은 듯 하다.


지나간 우리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잘 전파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역사에 철학을 엮어 지금의 역사를 새로 쓰는 것으로 이어지는 철학이 가미된 역사 공부와 미래 역사에 대한 길을 안내하는 소신도 좀 필요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본다.


겨우 몇 달, 몇 년 사이에 과거의 역사와 지금의 정치사와 미래에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신선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늘어나고 촛불로 밝혀진듯해서 살짝 한숨을 돌리는 요즘이다.


아무튼 저자 박영규는 역사를 발굴하고 캐는 사학자라기보다는 우리 역사에 대해 독자들의 수준을 감안하여 다양한 역사들을 눈높이에 맞게 적절하게 편집한 책이 한 권 나왔다.










***








_ 조선 시대 관직은 실직과 산직으로 나뉜다. 실직은 실무를 담당한 실제 관직을 말한다. 산직은 벼슬이 있으나 근무처는 없는 관직으로 일종의 명예직


_ 실직은 녹관과 무록관으로 구분한다. 녹관은 녹봉이 있고, 무록관은 당연 녹봉이 없다. 


_ 녹관은 정직과 체아직으로 구분한다. 정직은 지속적으로 근무하고 정기적으로 녹을 받는 정규직, 체아직은 일정 기간씩 교대로 근무하되 근무할 때만 녹을 받는 임시직 또는 계약직. 체아직은 녹봉  없이 1년에 네 차례 근무평정에 따라 녹봉을 주되 직책을 보장하지 않았다. 조선 시대의 무반직 중 하급직은 대부분 체아직이었고, 기술 관료와 훈도도 마찬가지. 체아직에는 전체아와 반체아가 있었음. 전체아는 1년 동안 보장, 반체아는 6개월 단위로 근무를 평정해 근무 연장 여부를 결정


_ 양반을 중심으로 문관인 동반 벼슬과 무관인 서관 벼슬로 나뉘었고, 체아직은 서반 벼슬에 많음. 《경국대전》에 따르면 관직 수는 5,605개인데, 그중 체아직이 3,110개. 체아직이 전체 관직 수의 절반을 넘었던 것. 특히 문관인 동관 벼슬은 전체 1,799개 중에서 체아직이 105개로 약 6%에 불과했으나, 무관인 서반 벼슬은 전체 3,826개 중에서 3,005개가 체아직으로 무려 80%에 달했다. 그만큼 조선 사회는 무관 보다 문관을 훨씬 더 우대.


_ 자신의 신분을 유지하기 위한 무록관을 받아들이지만 경제적 수익은 뒷거래로 올림. 이것도 조정에서도 알고 있었던 일.


_ 조선 왕조에서 왕이 후궁을 맞아들이는 제도는 태종 대에 처음 만듬, 초기에는 중국 황제의 


_ 궁녀는 법으로 천민 중에서 뽑아 쓰도록 함. 하지만 궁녀는 임금과 왕비의 심부름꾼이자 살림꾼이었기 때문에 함부로 뽑을 수 없었다. 결국 조선 시대 내내 법은 지켜지지 않았고 대개 평민이나 중인 출신의 딸을 뽑았다.


 후궁 중에는 과부도 있었고, 자매를 후궁으로 받아들인 정종, 정종 대의 기록이 보여주는 과부 결혼과 자매가 한 남자에게 시집을 가는 것은 신라나 고려 시대에 종종 있었던 일. 조선 시대에 이르러 많이 사라지긴 했으나 이는 조선 초기만 해도 그러한 풍습이 성행했음을 보여줌.


_ 자식이 없는 후궁들은 출가해서 비구니로 살다가 여생을 마치는 사례가 많았음.


_ 궁녀란 말 그대로 궁궐 안에서 근무하는 여성들을 말한다. 궁녀는 궁중 여관의 별칭으로 궁궐 내에 거주하면서 일정한 지위와 월급을 받는 왕조 시대의 여성 공무원을 가리킴. 나인은 원래 궁궐 내에 산다는 뜻의 내인으로 이를 관습적으로 나인이라 부른 것. 궁궐에 들어온다고 처음부터 나인이 되는 것은 아니고 15년을 일해야 비로소 나인이 됨. 나인이 되고 나서 다시 15년이 지나여 상궁이 됨.


_ 지밀은 왕과 왕비를 직접 챙기는 곳이라 모든 궁녀들이 원하는 근무처. 인물이 곱고 공부를 잘 해야 하며 출신 집안도 평민이 아니라 중인 이상. 지밀 궁녀의 월급은 250만 원에서 980만 원 내외, 일반 궁녀는 200만 원에서 400만 원, 노비인 비자는 90만 원 정도를 받음. 하루 쉬고 하루 일하는 2교대 근무.


_  집현전 존속 기간은 37년. 세종 2년(1420년)부터 세조 3년(1457년)까지. 집현전 제도는 원래 중국에서 유래한 것으로 한나라  때 처음 등장. 그 조직이 확대되어 학문적인 기관으로 성장한 것은 당 현종 무렵. 우리나라가 이 제도를 도입한 것은 삼국시대지만 구체적으로 조직을 갖추고 집현전이라는 명칭을 처음 사용한 때는 고려 인종 대. 1459년 6월 사육신 사건으로 단종 복위 사건과 연루되어 혁파.


_ 육조라는 조선시대 정무 행정기관의 전신은 고려 6대 성종. 원나라 복속기에 사라졌다가 원나라 영향을 벗어나는 공양왕 원년에 조준, 정도전 등의 개혁 세력이 중심이 되어 도입. 고려 시대 육조의 서열은 이,병,호,형,예,조, 공조 순이었으나 유교 국가 조선은 유교 경전 《주례》의 순서에 따라 이,호,예,병,형,공조 순으로 바꿈.


_ 조선 후기에 지나치게 무과 급제자가 생기면서 여러 가지 폐단이 나타남. 양민이면 누구나 무과에 응시할 수 있었으나 대개는 양반 자제들이 시험을 치름. 무과는 문과에 비해 상대적으로 급제가 쉬워 손쉽게 관직을 얻을 수 있었음.  문과의 복시가 33명으로 고정된 것과 달리 무과는 숫자가 늘어나 심지어 수천 명의 합격자가 나오기도 함.


_ 한양은 성광 안쪽인 것, 한성부의 관할 구역은 성밖 10리까지.


_ 향리는 세습직. 무록직으로 백성에게 돈을 착복하는 구조.








***







조선관청 기행 - 박영규 지음 / 김영사

------------------

500년 조선을 받쳐주던 행정기관의 종류와 기능 관원들의 출신 배경과 업무 그리고 녹봉의 유무 등... 조선 최고 정무기관인 의정부 정승 부터 말단 역참의 관노비까지의 조직과 구성원 급여 등을 알아본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 중국은 싱가포르에서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미래를 만드는가
임계순 지음 / 김영사 / 201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 임계순 지음 / 김영사







마오쩌둥이 중국 대륙을 통일할 당시만 해도 망해버려 서양에 의해 특히나 일본에 의해 처참하게 헐벗고 찢어진 대륙을 겨우 꿰매는 준이었고, 러시아 또한 힘을 잃어가는 시점에 서방을 중심으로 냉전의 대립각을 세우던 시절, 어쩌면 소련식 체제 모델을 그대로 복사해서 쓸 수밖에 없던 시점 대약진과 문화혁명을 겪으며 내부적 결속을 다지다 마오의 사망(1976)과 덩샤오핑의 등장으로 개혁개방이라는 새로운 모토를 채택하고 나름 공산당 중심으로 자기들만의 길을 묵묵히 걷고 있었다. 중국식으로....


이후 일반인들은 그저 남북이 한국전쟁을 치를 때 인민군을 도우러 인해전술로 압록강을 넘은 혹은 명,청 시대에 비단을 파는 땟놈 정도로 하대하며 우린 그들을 잊으려 했었다. 그렇다고 눈앞에 있는 북한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분석하고 세상으로 나오게 노력하지 않고 그저 남북의 대립각만 세우고 군벌의 부패를 위한 방패로 안보만 들먹거린 게 아니었는지도 궁금하다.


아무튼.... 한국전쟁 직전에 중국을 통일한 마오 이후에 덩이 집권하면서 중국에는 보이지 않는 묘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었다. 물론 우리는 한국전쟁 이후 휴전선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것과 민생의 피와 땀을 동력으로 경제개발 우선 정책으로 모든 것을 희생하면서 앞도 뒤도 돌아볼 겨를도 없이 얼떨결에 흘러버린 40여 년이 흘러버렸고...


이 중요한 1950년부터 2020년 약 70년간 중국에 무슨 일이 있었고, 무엇을 행하고 있으며, 어디를 향해가고 있는지를 열어본 논문과 같은 벽돌 책(702p)


늘 그렇듯이 벽돌 책은 한가지 줄기를 잡고 바닥부터 구름 위까지 다 열어본다.


중국의 미래를 싱가포르 모델에서 가능성을 찾아내고 기존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의 골격을 유지하면서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를 유지하는 것을 덩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라고 주장하는 모델을 찾아냈다.


1978년 중국 지도자들이 '싱가포르 모델'에 주목하여 13억이라는 거대한 중국의 노동시장을 세상에 접목시킨 것.


저자는 덕분에 2008년 하반기 미국발로 시작한 경제 위기가 전 세계로 확산되었을 때 중국이 이웃나라들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었던 것은 정부가 사회 자원을 무한도로 가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기도 하다.


중국 지도부는 단체를 구성해서 싱가포르 모델을 시찰하고 활발한 교류를 통해서 지금 세계 시장에서 패권을 놓칠지도 모른다고 우려하는 트럼프에 맞서서 시진핑은 큰소리를 뻥뻥 치고 있고, 실제로 세력이 기운다는 것을 감지한 미국정부는 무역전쟁을 선포하는 등급으로 중국과 대립각을 날로 세우고 있다. 


이번 2018년 촉발된 북미 간의 대화와 중미 간의 무역전쟁을 보면 어지간히 미국이 몸이 닳아 있는 상태인 듯하다.


왜냐... 급해 보이는 미국이 중국에 먼저 시비를 걸었던 것으로 보이니... 지금 이대로 잘 돌아가면 멀쩡한 중국을 미국이 건드릴 필요는 없어 보이는데, 동북아의 정세 차원에서 중국을 다스리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글로벌 파워 혹은 헤게머니를 뺏길 수도 있다는 조바심에서 촉발된 전쟁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나저나 이 책은 중국이 싱가포르 모델에 왜, 어떻게, 언제부터, 누가 주목하고 그 주목한 결과 큰 결단을 하고 어떻게 무엇을 받아들여 지금의 중국을 잠자는 용에서 살짝 눈뜨는 용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서 열어본다. 


결론적으로 저자가 알아보는 내용들을 한 3가지로 압축해보자면,  중국이 싱가포르에서 무엇을 배우려 하는가 중국이 싱가포르로부터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그 결과 중국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에 대해서 알아본다.


여러 가지로 새겨볼 내용들이 많다.









****







_ 양국 간의 외교관계는 일반적으로 수교 이후 상호 외교관계가 빈번해지며 교육, 문화 등의 교류가 추진되는 것이 상례다. 리콴유는 일찍이 아시아에서 중국의 중요성을 인식했지만 중국과의 수교를 신중하게 풀어 나가야만 했다.  인국의 74% 이상이 중국계 화인(華人) 중심 국가다. 그는 여러 번 중국을 방문해서 지도자들과 만나 싱가포르 내의 공산주의 세력을 억압하는 것에 중국 측은 간섭하지 않겠다는 양해를 얻어냄으로써 양국의 평화공존에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_ 중국이 '싱가포르 모델'에 집착하는 이유는 일당이 장기집권하는 싱가포르식의 정치 운영은 국가가 개방의 진전 과정과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 집권당이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당내 정치를 조정, 처리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중국 지도자들이 '싱가포르 모델'에 대하여 친근감과 매력을 느낀다고 볼 수 있다.


_ 싱가포르가 "정책을 실행하여 효과를 보는 국가"로 인정받게 된 이유는 엄격하게 법치를 실현하여 공직자들이 청렴과 효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중국에서도 추진하고 있는 정책들이 효과를 보려면 우선 중국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부터 척결하고 법치국가를 건설해야 하기 때문에 중국 지도자들은 '싱가포르 모델'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_ 싱가포르는 1971년 유엔에서 중국정부가 타이완 정부를 대신해서 중국 대표권을 가지는 문제에 대해서 미국이 반대함에도 싱가포르는 찬성표를 던졌다. 왜냐하면 싱가포르는 중국은 하나이고 타이완은 중국의 일부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_ 중국의 외교는 더 이상 '도광양회'도 '화평굴기'도 아닌 '패권굴기'이다. 중국의 광대한 시장과 성장하고 있는 구매력으로 인하여 중국의 경제 시스템은 마치 블랙홀과 같이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빨아들이고 있고 일본과 한국이 불가피하게 빨려 들어가고 있다. 중국은 군사력을 이용하지 않고도 그냥 국가들을 흡수할 뿐이다. 중국인들은 동아시아를 얻기 위해 싸울 필요가 없다. 그들의 경제적 유대관계를 동아시아 지역으로 점차적으로 확대하면서 13억 인구의 소비시장을 제공하면 된다.


_ 1980년부터 5년간 부총리를 역임한 라자라트남은 싱가포르에는 과거를 되돌아볼 황금시대의 역사가 없어 미래지향적이 될 수 있었다고 지적하며, 싱가포르는 사막으로부터 오지는 않았지만 유목민에 의하여 건립되었다고 말한다. 라자라트남이 지적한 것처럼 역사가 없고 전통이 없는 일확천금을 벌면 고국으로 돌아가겠다고 모여든 유목민과 같은 이민자들의 사회이기 때문에 '아사비야 스피릿(asabiyya spirit)' 즉 '단체 결속력'이 강했는지 모른다. 아마도 리콴유를 위시한 새 정부 지도자들은 전통에 매달리지 않았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독특한 환경에 맞도록 정치제도를 만들어 가면서 끊임없이 그들이 목표로 하는 국가, 즉 "다민족 사회이지만 실질적으로 평가받는 평등한 사회"를 건설하고 지도상의 붉은 점에 불과한 나라가 아니라 "빛나는 붉은 점처럼 반짝이는 국가 건설"을 위해 매진할 수 있었을 것이다.


_ 싱가포르는 영국 식민시대의 유산인 영국 정치체제를 채용했다. 영국식 내각책임제이다. 다민족 국가이며 인종적으로 동등하다는 내용이 포함된 자유민주주의의 권리와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하지만 싱가포르의 국가 이념은 싱가포르식 '사회민주주의'다. 개인의 사유재산은 인정하지만 토지공개념을 포함한 사회주의적 요소가 아주 강하다. 싱가포르에서는 국가 이익과 공공의 이익이 개인의 이익보다 우선되어야 한다는 사회민주주의가 추구되고 있다. 즉 국민의 생존과 안정이 제일 먼저다. 국가 정책의 바탕에는 민주주의는 공동선을 추진하기 위한 수단의 하나일 뿐 목적 그 자체가 될 수 없다는 이념이 지배하고 있다.


_ 싱가포르 공화국은 민주주의를 표방하고 있기는 하지만 혐의자는 영장 없이 체포와 구금을 할 수 있는 비민주적인 요소도 시행되고 있다. 국가 안전과 공공질서 유지의 명목으로 만들어진 국가보안법과 같은 국민의 기본권을 유보하는 법규들도 존재한다.


  범죄에 대한 처벌에는 무거운 벌금 이외에 징역, 채찍, 교수형이 있다. 싱가포르는 영국 식민지 시기의 편형을 그대로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그 범위를 더 확대하여 실시했다.


_ 리콰유는 인구밀도도 높고 비우호적인 주변국 사이에 존재하며 경제적으로 배후지가 없고 천연자원도 없으며 다민족, 다종교적인 배경을 가진 싱가포르를 '국가의 생존'위기로 호소하며 국민을 단결시키고 사회질서를 확립하는데 성공했다.






****



.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 - 임계순 지음 / 김영사

-------------------

마오 이후 덩이 집권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게 된 개혁개방의 내부에 있던 중국식 사회주의 경제체제라는 과업의 밑그림인 싱가포르의 발전과정과 중국에 어떻게 접목되어 개혁개방을 넘어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지금의 중국, 그 출발지를 열어본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죽음 공부
최준식 지음 / 김영사 / 2018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 최준식 / 김영사

부제 : 아름다운 삶을 위한 죽음 공부









아름다운 삶의 졸업식을 어떻게 치를지에 대한 마음의 준비물을 챙긴다.



책에서 저자는 죽음을 맞이하는 합리적인 방법을 찾는다는 것.


죽음은 죽은 자의 운명이 달라지는 것이지만 그것을 감당해야 하는 것은 살아남은 자의 몫이기도 하다. 한국인의 죽음학을 연구한 저자는 죽음을 맞이한 본인은 물론 가족들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준비물들에 대해서 차근차근 챙긴다.


죽음을 목전에 둔 사람들이 유언장을 어떻게 써야 할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지속할지 아니면 처음부터 거절할지 와  죽음을 앞두고 몰아치는 고통의 물결 앞에 어떻게 대항할 것인가와 유족들의 마음을 어떻게 잘 보다듬을까가 그 주요 내용인데....


대부분 우리는 삶과 죽음의 선을 냉정하게 긋고 그 선을 넘는 것을 아주 혐오하고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 하며, 하물며 공자가 생전에 했던 사후 세계에 대한 질문을 터부시함은 물론 망자들의 동산인 공동묘지와 화장장 등은 절대 내 마을에 와서는 안 될 시설들로 혐오시 하는 우리의 문화에서는 그 선을 넘어가는 행위에 대해선 아무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는 것 또한 엄연한 현실.


그게 아니면 이 생에서도 살아가기 힘든데 그 언덕을 넘어서의 고민까지 지금 하는 것이 너무 사치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노후에 조금이라도 안정적인 삶을 위해서 없는 돈을 끌어모으고 원하는 아파트와 주식에 올인하고자 부담스러운 대출까지 끌어다 위태롭게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왜 그 종점에서 누구든지 반드시 만나야 하는 삶의 졸업식에 대해서는 왜 다들 이리 무심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저자의 말대로 조금이라도 여유가 있는 시점에 당하는 죽음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을 준비해야 할 때가 아닐까...


아직은 삶의 자전거라는 페달을 열심히 밟아야 하는 시점이라 나도 전혀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 '임종학'이라는 학문의 창문을 살짝 열어본 나이고 아직은 이 책의 그림자를 밟아 따라갈 일은 없는 지금이지만, 주위에 부모들의 죽음을 목도한 사람들에게는 한 번은 읽어보라고 권해볼 책이다.


절대 죽음은 당하는 것이 아니라 맞이하는 죽음이 돼야 하기에.....






***








_ 우리의 몸이 너무 낡아서 더 이상 우리의 영혼 혹은 의식을 담을 수 없게 되면 우리의 영혼은 자동적으로 몸을 빠져나갑니다.


_ 이른바 '죽음'이란 그리 슬퍼할 일이 아닙니다. 이 힘든 지상에서 삶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가는 것이니 졸업식과 같은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_ 한 사람이 평생 쓰는 의료비 중 절반을 죽기 전 한 달 동안 받는 치료에 쓴다고 합니다. 특히 죽기 전 3일 동안 그 의료비 중 25%를 쓴답니다. 마지막 단계에 마구 쏟아붓는 것이지요, 그런데 이 치료는 정말로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아무 효과도 없으니까요, 그러니 이때 들어가는 돈은 그냥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돈을 버리는 것도 아깝지만, 그런 치료가 당사자를 더 고통스럽게 만드니, 반드시 피해야 합니다.


_ 의사들이 진통제 처방에 소극적인 이유는 마약류는 당국의 관리 대상이라서 잘못 관리하다가는 처벌을 받을 위험이 있고 제한적인 의료보험의 처방 인정 관행과 의사들의 말기 통증관리에 대해서 연구가 부족하기 때문


_ 국내 호스피스 병동을 갖춘 종합병원은 10여 개. 필요 병동은 2,500개 정도이나 현재 운용되는 병상은 900개가 좀 안되는 형편, 겨우 최근에 호스피스가 건강보험 급여에 포함됨.


_ 임종 환자의 경우 연명술로 다시 살려낼 수 있는 시간은 20~30분. 말기 암 환자의 삶을 연장하기 위한 고통의 시간이 연장되는 것일 뿐. 게다가 전기 충격은 잘못 시술시 뇌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


이번 기회에 수의에 대한 발상 자체를 바꾸는 것은 어떨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수의를 꼭 새 옷으로 장만하지 말고 고인이 생전에 좋아하던 옷을 가져다 쓰면 좋지 않겠는가 하는 것이지요. 고인이 마지막 가는 길이니 새 옷을 지어드리자는 생각도 좋지만, 한 번 더 생각하면 고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새 옷을 입히는 것보다 생전에 즐겨 입던 옷을 입혀드리는 게 더 낫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그러는 게 쓸데없는 낭비도 줄이고 고인을 편안하게 해드리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임종학 강의 - 최준식 / 김영사

------------------------------

어느날 갑자기 당하는 죽음이 아닌 맞이하는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하자는 내용으로, 생을 마감하는 자와 살아남은 자 모두에게 삶의 졸업식을 잘 차분하게 삶을 마감할 수 있도록 가이드 한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크기의 생물학
모토카와 타츠오 지음, 이상대 옮김 / 김영사 / 2018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모토카와 다쓰오 지음 / 이상대 옮김 / 김영사

부제 : 코끼리부터 박테리아까지, 세포에서 개체까지, 크기를 통해 들여다본 동물, 그리고 인간, 크기의 생물학






저자는 이학부를 나온 생물학자로서 다양한 조사자료를 기반으로 동물의 크기와 신체 구조, 생리적 활동에 걸리는 시간, 서식 생활에 맞는 생활방식 등등을 과학적인 통계를 기반으로 그 생명들이 어떻게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는지에 대한 코드 값을 알려준다.


근데 초판 출판 연도가 25년 전인 1992년도에 나온 책이 지금 2018년에도 먹힌다는 사실은, 최초에 접근한 방식의 기본 자료와 검증 방법이 합리적이었고 지금껏 그 이론들을 뒤집을 반론이 없어 정설로 자리 잡아서인 듯.


제목에서 보듯 코끼리부터 박테리아까지의 삶의 방식을 생물학적 입장에서 캔다.


초식동물이 풀을 먹고, 육식동물이 먹이사슬에 의해서 차례대로 먹어치우고 최상위 포식자에 인류가 있다. 뭐 이런 식의 물고 물리는 생존과 먹이 획득의 체인 구조를 파는 것이 아니라는 것.


예를 들면 3톤의 코끼리와 쥐는 각자 살 만큼 살다 간다는 결론을 먼저 내려주는데, 예를 들면 3톤의 코끼리는 심장을 천천히 뛰게 해서 약 20억 회를 뛰는데, 30그램의 쥐는 무게와 부피가 약 10만 배로 작지만 상대적으로 빨리 뛰는 심장 박동수 덕분에 일생 동안 같은 숫자인 약 20억 회를 뛰다가 간다는 것.


일류는 인류의 시각으로 모든 지구상의 물리적 상태를 철학적으로 해석해버린 큰 착오를 일으킨 적이 있고, 무조건 상위 포식자는 덩치가 크다고 단정 지었기 때문인데, 생물학에서는 인류적인 시각으로 만들어진 크기와 부피, 길이와 시간 등등을 상대화해서(물론 사람 기준으로) 크다, 작다 그리고 빠르다, 느리다의 기준이 나온 것.


다들 자신들만의 세상에서 잘 살아가고 있는데 이 이론은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쥐서 미개하다, 개화했다의 논리로 이어져 제국주의의 침략군은 미개한 민족을 개화시키는 노력을 한다는 논리까지 이어졌던 것.


지금의 세상은 인류의 사이즈에 맞지 않게 모든 것이 오버사이즈가 된 세상이다. 


뭔 말인가 하면, 자동차 덕분에 삶의 영역이 수천 Km까지 가더니 비행기의 발명으로 대륙과 대양을  넘나들고, 컴퓨터와 디바이스의 발전은 지식의 저장능력과 언어의 번역 능력의 한계를 없게 만들었고, 유전자 변형으로 곡식은 괴물처럼 크게 빨리 자라게 되었다는 것, 하지만 사람의 신체는 그대로이고, 철학적으로는 훨씬 덜 성숙한 아니 후진하는 바보들을 양산하고 있는 듯하다.


이 언밸런스와 오버사이즈는 둘 사이가 조화롭지 못하다 보니 사회적 일탈자들을 속속 양산하고 있다.


늘 이야기하지만, 과학 기술의 발전에 버금가는 철학적 소양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언제 제2의 히틀러, 전두환이 2MB, 최순실의 노리개가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세상이 종전보다 더 빨리 돌아가고, 더 복잡해지면 좀 더 감시체계를 강화하고 좀 더 사람을 만드는 작업을 게을리하니 이 지경에 이른 것.


지금이라도 세상의 사이즈에 맞게 한층 작아진 사람들을 제 크기로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우리가 작다고 얕보던 여러 동물들의 삶의 방식이 자신들만의 세계에서 더 잘 살아가고 있다고 대변해준다.


만물의 영장이란 위치는 과학기술의 발달 만으로 만족되는 필요충분조건은 절대 아닌 것.







****






_ 우리의 상식의 대부분은 인간이라는 동물이 우연히 지금의 크기였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다. 생물학을 통해 비로소 사람이라는 생물을 상대화하고 자연 속에서 사람의 위치를 알 수 있다. 지금까지의 물리학 중심의 과학은 결국 인간이 자연을 착취하고, 제멋대로 해석해온 것은 아니었을까?

 

_ 숨을 한 번 들이마시고 내쉴 때마다 심장은 네 번 고동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것은 포유류에 속하는 동물에서 몸의 크기와 상관없이 모두 적용되는 사실이다. 포유류에 속하는 동물은 모두 일생 동안 심장이 20억 번 박동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명을 한 번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나누면, 일생 동안 5억 번 숨을 마시고 내쉰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것도 포유류에 속하는 동물은 대부분 몸의 크기에 상관없이 같은 값을 나타낸다.


_ 각각의 동물은 저마다 다른 세계관과 가치관, 그리고 논리를 가지고 있다. 설령 그 동물의 뇌수 속에 그런 세계관이 없다 해도, 동물의 생활방식이나 몸의 구조 속에 세계관이 배어 있음이 틀림없다. 그것을 해독하여, “아하, 이 동물은 이러한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이러한 몸 구조를 가지고, 이러한 행동을 하는구나!” 하고 그 동물의 세계관을 읽어내서 인간이 납득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이 바로 동물학자의 소임일 것이다.

_ 단순한 물리적 시간으로 따지면 코끼리가 쥐보다 훨씬 오래 산다. 쥐는 기껏해야 몇 년밖에 살지 못하지만, 코끼리는 100년 가까이 살기 때문이다. 그러나 심장의 박동수를 가지고 잰다면, 코끼리나 쥐나 똑같은 길이만큼 살다가 죽는 셈이다. 작은 동물은 체내에서 일어나는 모든 생리적 현상의 템포가 빠르다. 따라서 물리적인 수명이 짧더라도 코끼리나 쥐나 자기의 일생을 다 살았다는 느낌만은 같을지도 모른다.

_  자신의 크기를 아는 것이야말로 사람이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인 교양이다. 생물을, 그리고 인간을 크기라는 시각을 통하여 이해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다.


_ 위대하게 보이는 코끼리도 가능하다면 '보통의 동물'로 돌아가고 싶을 것이다. 쥐도 그러할 것이다. 그래서 포식자라는 압력이 없어지면, 코끼리는 작아지고, 쥐는 커져서 포유류로서 몸집에 무리가 벗는 보통의 크기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것이 동물들이 '섬의 규칙'을 따르는 이유에 대한 한 가지 해석이다.


_ 큰 동물일수록 체중에 비해 에너지를 적게 사용한다. 즉 체중이 늘어남에 따라 단위 체중당 에너지 소비량은 줄어든다는 뜻이 된다. 결국 에너지 소비량의 증가는 체중 증가의 18분의 1밖에 안 되는 것이다.


_ 빨리 고기를 만들어내고 싶으면 작은 동물을 기르는 게 좋다. 적은 양의 먹이로 많은 양의 고기를 만들어 내고 싶으면 변온 동물을 기르는 것이 좋다. 그렇게 하면 정온동물로 할 때보다 10배나 많은 고기를 얻을 수 있다. 소를 길러서 쇠고기를 먹는 것은 시간상으로 보나 에너지상으로 보나 엄청난 낭비다.


_ 탈피는 비용과 위험을 수반하는 일이다. 시간과 비용(껍질을 일일이 다시 만들어야 한다)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


.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 - 모토카와 다쓰오 지음 / 이상대 옮김 / 김영사

-----------------------------

동물의 크기와 신체구조를 꼼꼼히 들여다보고, 모든 동물은 일정한 심장박동과 호흡 숫자를 가지고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최적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을 단지 인간의 잣대로 왜곡해서 보고 있었던 우리를 일깨워 준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