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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박스 - 낯선 역사에서 발견한 좀 더 괜찮은 삶의 12가지 방식
로먼 크르즈나릭 지음, 강혜정 옮김 / 원더박스 / 2013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원더박스
로먼 그르즈나리著 강혜정譯
어떻게 살 것인가? 쉬운 질문 같은데 손에 딱 잡히지 않는 말이라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헤매게 됩니다. 원더박스는 수집가들이 여기저기서 모은 진기한 물건들을 쌓아 놓은 보물창고이다. 역사도 마찬가지로 각종문화의 보고이다. 역사를 통해 전승되어 내려오는 사상과 교훈을 뽑아 낼 수 있는 인류의 유산이다. 원더박스를 열어 재치고 꼼꼼히 밑줄 쳐 가면서 읽어야 할 책이다.
저자는 역사가 삶의 방식을 둘러싼 딜레마를 해결할 중요한 영감의 원천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좀처럼 활용하지 않음을 안타까워한다. 역사는 과거를 들여다봄으로써 삶의 방식의 미래를 찾을 수 있다. 여러 시대에 걸쳐 다양한 문화권의 사람들이 살아온 방식을 탐구하다 보면 오늘날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마주치는 난관과 기회에 어떻게 대처할 지에 도움이 되는 귀중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역사로부터 배운다 함은 어찌 보면 선조들이 세상살이 방식 중에 가장 바람직하고 설득력 있는 것들을 찾아내고 실천한다는 의미다.
책은 크게 4개 파트 12개 주제에 대한 서술로 이어진다. 첫째파트 인간관계에서 사랑, 가족, 공감, 둘째파트 먹고살기에서 일, 시간, 돈, 셋째파트 세상탐구에서 감각, 여행, 자연, 넷째파트 관습타파에서 신념, 창조성, 죽음방식에 대해 말하고 있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처지가 되어 그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는 기술이다. 공감에는 상상력을 통한 비약이 요구되며 이를 통해 타인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세계관을 형성한 신념 경험 희망 공포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성 프란체스코가 산피에트로 대성당 밖에서 거지와 옷을 바꾸었을 때 했던 행동이 바로 공감이다.
우리 삶에서 돈의 역할을 줄이고 돈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진다는 것이 사치와 완전히 담을 쌓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늘날 사치라고 하면 무조건 물질적인 것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좋은 와인, 빠른 차, 비행기 1등석 등등 하지만 친밀한 인간관계, 의미 있는 일, 대의에의 헌신, 주체할 수 없는 웃음, 혼자 보내는 평온한 기간 등이 ‘풍요로울’ 수도 있다.
신념은 우리가 세상과 자신을 보는 렌즈 같은 것이다. 신념은 선택에 지침이 되지만, 그에 비추어 우리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신념에 대한 관점을 조명하는 데도 역시 역사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첫째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가정 교육제도 정부 등이 우리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미묘한 방법을 드러내야 한다. 둘 째 신념을 바꾸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알아보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망각된 과거의 교훈을 찾아내어 소위 신념과 일상 행동 사이의 간격을 좁힐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눈 내린 들판을 걸어 갈 때는 그 발걸음을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걷는 나의 발걸음은 뒷사람의 이정표이다" 서산대사의 말씀이 생각이 납니다. 원더박스를 개방하고 선조들의 발자국중 가장 안정되고 가지런한 발자국을 이정표로 삼기에 부족함이 없는 책이다.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이지만 어렵지 않으면서 고개 끄덕여 가면서 며칠 만에 읽을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