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요소들이 가득한 이야기가 엄정한 논리와 공존한다. 가히 대단하다고 말하고 싶다.책은 마법과 주술이라는 소재가 등장하는 가상 세계에서 벌어지는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존의 추리소설과는 다른, 공상적인 엄격한 추리소설의 골자를 매력적으로 선사한다. 비현실적인 인물과 상황이 존재하기에, 이에 맞춰 논리는 오히려 더욱 치밀하고 촘촘하게 설계된 듯하다. 어울리지 않음이 오히려 새로운 미학을 만들어냈다고 본다. 나는 '저주받은 데인인'이 정말 나타났을 때와 '미니언'의 정체가 밝혀지는 순간이 가장 인상깊었다. 첫 번째는 생각 못 했던 내용이라 놀랐다. 그저 공포감을 고조시키는 용도로 언급된 줄 알았는데 정말 나타날 줄이야. 두 번째는 추리 결과를 말하는 대목에서 책 속에 숨어 있던 문장들이 떠오르며 딱 맞아떨어지는 것이 짜릿했다.책의 분량이 방대하지만, 매끄러운 서술로 인해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다. 너무 빨리 읽혀 아쉬움이 남을 지경이었다. 다수의 등장인물과 생소한 배경 설정을 고려할 때 독자의 이해를 돕는 것은 결코 용이한 작업이 아니었을 텐데, 모든 설정이 자연스럽고 납득 가능하도록 탁월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 망할 세계에서 흔들리고 뒷걸음질 칠지라도웃을 수 있고 사랑할 수 있다는 걸 꼭 기억해!"책을 다 읽고 닫기 직전 "망할 세계"라는 것부터 잠시 생각했다.- 물밑의 가상의 세계가 정말 없어질 것이니까 붕괴될 예정인 세계인 것- 망할 무엇이라고 표현해서 못마땅함을 나타내니 못마땅할 세계인 것둘 다 맞는 것 같네, 하고 책을 닫았다.황홀한 동화 같은 이야기였다.비록 주인공의 삶이 순탄치 않았지만, 결국 한 발짝 더 나아가는 선택을 한 것이니까. 그리고 사랑을 알았고, 사랑하는 법도 알았으니까.환상적인 배경의 이야기를 읽고 나면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절로 생긴다.이 책이 그러했다.
호은의 가족사는 조금 복잡하다. 엄마와 아빠는 이혼했고, 엄마는 애인이 있으며, 아빠는 새 부인의 딸인 승지를 키우는데, 승지의 엄마는 돌아가셨다. 그리고 어느 날 아빠는 승지와 승지의 토끼를 호은에게 맡기고 사라진다.엄마와 호은, 승지는 아빠를 찾아다니며 아빠의 자취를 따라가지만, 결국 아빠를 찾지 못하고 엄마는 승지를 친척 아줌마를 자처하며 돌봐주게 된다.엄마와 아빠는 서로 잘 맞는 부분이 없어 보인다. 아빠는 이상적이고 평등한 사회를 꿈꾸는 몽상가이고, 엄마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꿈 정도는 희생하는 현실주의자이다. 삐걱이는 시간을 보내다 엄마는 집을 나가고, 아빠는 새 사람을 만난다. 그 사이에서 딸 호은이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의구심과 애정, 사랑에 대한 의문을 갖고 계속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 방황한다. 엄마와 호은의 관계가 안정적이게 되며 서로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승지의 등장이다. 정말 달가울 수 없는 아이의 등장이다. 이 아이의 거처를 해결하기 위해 잠시 동안은 같은 목표를 지니게 된 모녀. 나는 소설 속 상황을 비교적 그대로 잘 받아들이는 편인 것 같다. 아빠도 엄마도 승지도 호은도 모두 그럴 것 같다. 그리고 나도 여동생이 있다. 가족들 성향도 우연히 조금 비슷한 것 같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의 말들, 특히 호은의 생각과 호은의 눈에 비치는 세상이 너무나 공감되었다.
딱딱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책들이 있죠. 아니면 정말 유명해서 한 번쯤 들어봤지만 읽어보지 않았던 책들도 있습니다.이 책은 이런 다양한 책들을 여러 가지 테마로 보여줍니다. [금서가 던지는 질문], [어처구니없이 죽은 작가들], [전쟁의 불길 속에서 탄생한 작품들] 등 흥미로운 테마 안에서 작품들을 소개합니다.만화로 보여서 더 쉽고 흥미롭게 볼 수 있었습니다. 한 권 다 읽으면 어디서든 아는 체하기 딱 좋을 것 같습니다. ㅎㅎ
강렬함과 오싹함, 숨 막히는 템포.폭설로 인해 오도 가도 못 하는 큰 저택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과 저택 주인이었던 정신과 의사의 시점이 교차 편집되며 미스터리를 증폭시킨다.이야기들이 딱 만나는 그 순간, 소름 돋게 된다.이 책의 매력을 보자면 대부분의 등장인물이 악하다. 자신의 목적에 배반하는 이가 있다면 쉽게 죽이고 배신한다. 그리고 그런 부류의 사람들이 모여 있으니 아찔하다.펼치는 순간 한 번에 볼 것이다. 끊어 읽는 것이 불가능한 매력적인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