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림 없이 이해하는 지진의 과학
홍태경 지음 / 김영사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지진의 과학』은 말 그대로 지진의 모든 것을 담은 책입니다. 지구과학, 특히 지질학 분야의 내용을 세심하게 정리해 놓았죠. 논문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최대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단어를 고르고 예시를 풍부하게 들어 설명하는 저자의 친절함이 느껴집니다. 일상적으로는 감지하기 어려운 자연현상인 지진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며,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이해하고 대비할 수 있는지를 체계적으로 풀어냅니다.

P파와 S파 말고 T파가 있다는 것, 북한 핵실험이 지진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 지진계에 기록된 잡음이 코로나19에는 확연히 줄어들었다는 것 등 몰랐던 상식들을 알아갈 수 있어 유익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언제라도 전주 - 전주의 멋과 맛과 책을 찾아 걷다 언제라도 여행 시리즈 1
권진희 지음 / 푸른향기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감성 가득한 전주 에세이, 《언제라도 전주》를 읽으면 힐링과 즐거움이 가득찹니다. 작가님의 일상이 녹아든 전주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거리를 걷고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전주는 몇 번 다녀온 도시예요. 맛집도 많고 볼거리도 풍부해서 늘 활기찬 기억만 있었는데, 이번엔 전주의 느린 호흡을 처음 알게 됐어요. 친구와 말없이 걸었던 산책길, 우연히 추천받은 시집 한 권,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의 짧은 인연 등 작가님의 경험이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

책 속에서 반가웠던 전동성당은 저도 조용히 초를 봉헌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있는 곳이에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이 글로 전해지니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왔고요. 바, 차가운 새벽에서는 “숲을 닮은 칵테일”을 주문하면 바텐더가 진짜 그 숲을 상상해 칵테일을 만든다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

전주 초코파이를 책에서 만났을 때는 괜히 뿌듯했어요. 갈 때마다 사서 회사에 나눠줬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느 브랜드였는지는 저도 헷갈리지만, 전주 초코파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죠.

전주는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러야 제맛인 도시라는 걸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전주를 찾는다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전주의 얼굴을 만나고 싶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 책 읽는 샤미 45
박현숙 지음, 해랑 그림 / 이지북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청소년 소설은 짧은 삶의 시간 속에서도 깊은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십대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이 책은 혼란스러운 감정 속에서 아이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용기를 얻게 한다.

‘겨울이’는 병든 아버지, 떠난 어머니, 폐지를 주워 생계를 잇는 할머니와 함께 동생을 돌보며 살아간다. 친구들과 어울리기 위해서조차 ‘돈’이라는 벽이 가로막히는 현실은 아이의 마음을 점점 무겁게 한다. 사랑하지만 표현하지 못했던 아버지와의 관계는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통해 비로소 따뜻하게 마무리된다.

또한 친구 ‘사랑이’는 경제적으로 풍요롭지만 부모의 무관심 속에서 외로움에 방황하는 인물이다. 엇나른 선택을 하지만, 그 안에는 이해받고 싶은 마음이 숨겨져 있다.

『지금도 늦지 않았어, 사랑해』는 제목처럼, 사랑은 언제든 표현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내 아이가 자라 언젠가 이 책을 읽고, 세상과 타인을 깊이 바라보는 마음을 갖게 되길 바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꿰뚫는 세계사 - 시대를 이끈 자, 시대를 거스른 자
김효성.배상훈 지음 / 날리지 / 2025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꿰뚫는 세계사』는 익숙한 이름의 인물들을 ‘패자’와 ‘영웅’이라는 시각이 아닌, 구조 속의 인간으로 다시 바라보게 합니다. 안토니우스, 네로, 마리 앙투아네트, 잔다르크, 시몬 볼리바르 등, 그들이 남긴 결정의 순간을 중심으로, 누가 옳고 그른지를 단순히 가르치기보다는 독자가 스스로 질문하게 만들죠.

폭군이라 불리는 왕들도 시대의 권력 구조 속에 있었고, 잔다르크나 마리 앙투아네트 역시 상징이나 이미지 조작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링컨 역시 처음부터 이상적인 인물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선거를 앞둔 지금, 과거를 바라보고 의미 있는 시각으로 관찰할 수 있다면 더 좋은 방향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러닝클럽
김쿠만 외 지음 / 냉수 / 2025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기획이 신선하다. 숨 가쁘게 달리던 인생의 순간들이 떠오른다. 목적을 가지고, 때로는 아무 이유 없이 달리기도 한다. 우리는 왜 달리는가? 달릴 때 사라지는 잡념, 숨이 차오를수록 또렷해지는 내 호흡. 오래 달리거나, 빠르게 달리거나, 가끔 달리거나, 꾸준히 달리거나—모두 각자의 이유로 달린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달리고 싶어졌다. 날씨 탓, 독서 핑계를 대며 집에만 있었는데, 밖으로 나가고 싶어졌다.


 러닝!<러닝클럽>이라는 앱이 있다. 주행 기록과 러닝 데이터를 관리해 주는 가상 러닝 앱으로, 일반적인 러닝 앱과 달리 ‘눈밭 달리기’, ‘뒤로 달리기’ 같은 특이한 기능이 있다. VR 퀘스트, 러닝 브리드라인, 소셜 네트워킹 기능도 제공한다. 


눈밭 달리기는 말 그대로 눈 쌓인 들판을 헤치며 달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 황당한(?) 취미에 동참한 사람이 또 나타난다. 테슬라. 둘은 음주 눈밭 달리기 기록까지 남기던 그 시절을 '낭만의 시절'이라 부른다.


창밖으로 폭설이 내리는 가운데, 술을 사러 나갔다가 눈밭에 넘어지고 있는 조와 테슬라를 바라보면 어떤 생각이 들까?


사람마다 달리는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삶의 목표도 저마다 다르다. 이해할 수 없어도, 받아들일 수 있다. 달리는 모양이 ‘개 같다’ 해도, 네 발로 기어간다 해도, 즐겁게 달린다면, 그 모습 자체로 충분하지 않을까?인생을 살다 보면 제때 숨을 쉬지 못하고, 제때 땀을 흘리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은유든 신체적 증상이든, 그만큼 현실이 얼마나 숨 막혔는지를 보여준다. 정말 억울하고 화가 날 때, 눈물도 목소리도 나오지 않는 것처럼.


호흡을 느끼며 달리는 것. 물리적으로 함께 있지 않아도, 함께 있음을 느낀다.달려서 도망치는 것의 장점을 알았다. 그 자리에서 달리면, 잡을 체력이 없는 사람들은 따라오지 못한다. 그냥 달리기만 하면 된다. 이 얼마나 획기적인 도망인가!


육상의 꽃이 되지 못하고 실패자가 되어도, 그 속도로 그대로 달린다. 아버지와 함께 달린다.아는 만큼 보인다. 


보고 싶은 만큼 본다. 

그리고 삶은 보이는 것으로 부터 넓어지거나 좁아진다.

우리는, 그리고 나는 어떤 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은건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