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가이드북이 아닙니다. 감성 가득한 전주 에세이, 《언제라도 전주》를 읽으면 힐링과 즐거움이 가득찹니다. 작가님의 일상이 녹아든 전주의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그 거리를 걷고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전주는 몇 번 다녀온 도시예요. 맛집도 많고 볼거리도 풍부해서 늘 활기찬 기억만 있었는데, 이번엔 전주의 느린 호흡을 처음 알게 됐어요. 친구와 말없이 걸었던 산책길, 우연히 추천받은 시집 한 권, 서학동 사진미술관에서의 짧은 인연 등 작가님의 경험이 마음에 스며들었습니다.책 속에서 반가웠던 전동성당은 저도 조용히 초를 봉헌하고 돌아섰던 기억이 있는 곳이에요.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이 글로 전해지니 더욱 감성적으로 다가왔고요. 바, 차가운 새벽에서는 “숲을 닮은 칵테일”을 주문하면 바텐더가 진짜 그 숲을 상상해 칵테일을 만든다는 장면이 인상 깊었습니다.전주 초코파이를 책에서 만났을 때는 괜히 뿌듯했어요. 갈 때마다 사서 회사에 나눠줬던 기억이 떠오르더라고요. 어느 브랜드였는지는 저도 헷갈리지만, 전주 초코파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죠.전주는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러야 제맛인 도시라는 걸 이 책 덕분에 알게 되었습니다. 다시 전주를 찾는다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전주의 얼굴을 만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