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메스
야마다 무네키 지음, 김진아 옮김 / 빈페이지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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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유를 몇 가지 들어보자면, 첫째, 특정 인물이 끝까지 주인공인 서사가 아니라 여러 사람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고, 긴 시간의 흐름이 신선했다. 둘째, 인공지능 기술이 터무니없지 않고 소설에 맞게 매력적으로 묘사된 부분이 좋았다. 셋째, 멸망이라는 테마의 허망함과 바라는 자와 바라지 않는 자의 대립 구도가 실감났다. 넷째, 간절한 바람과 기도밖에 할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과 동시에 강인한 의지를 표현하는 장면들이 마음에 와닿았다.

일본 작가이기 때문에 더 잘 쓸 수 있었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소행성 충돌로 인한 지구 멸망에 대한 두려움과 허망함을 여러 세대가 겪는 비극과 그 표출구를 더 잘 표현한 것 같다. 많은 자연재해로 인해 의지만으로 극복할 수 없었던 비극을 많이 겪어 온 나라 사람이어서 그런지, 더 밀도 높은 표현력으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하나의 카테고리 장르로 묶어두기에는 이 소설 정말 크다. 지하세계 벙커, 인공지능 아바타, 가족 구성원과의 사랑, 지구 종말, 종교와 비슷한 집단들, 커뮤니티 기능과 희망 등 많은 내용을 담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 방대한 양의 내용을 담으면서도 지저분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큰 틀이 지탱하고 있는 느낌이라 신선하면서도 산만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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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 스페이스
칼리 월리스 지음, 유혜인 옮김 / 황금가지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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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기업이 우주 사업을 독점하는 시대. 그야말로 이윤 추구를 위한 집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AI 시스템에 의해 인간이 통제된다. 그곳에서 테러 사건으로 인해 신체 부위를 기계로 대체한 주인공이 사망한 동료의 비밀을 풀어 나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광활한 우주 배경과 다양한 상상력을 가미한 인공지능 기술들이 눈에 띄었다. 평소 SF를 좋아하기도 하고 AI 연구자로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엄격한 눈으로 소설을 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몰입도 높게 읽히는 책이었다. 주인공이 진실을 파헤쳐 가는 내용이 흥미로웠으며, 후반부에 이르러 스릴 넘치는 추격신은 보는 동안 조마조마했다.

내 기준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AI를 너무 인격화한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설이기 때문에, 또 인격화된 AI도 언젠가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문제없이 읽을 수 있었다. 다소 어둡고 암울한 분위기가 책 전반에 흐르고 있기는 하나, 어두운 터널을 지나 한 줄기 빛으로 나아가는 느낌이기에 어떻게 보면 밝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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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품은 맛있다 네오픽션 ON시리즈 32
강지영 지음 / 네오픽션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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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라는 소재를 이렇게 흥미롭게 풀어낼 수 있다니, 감탄했다.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인간의 욕망과 의지를 탐구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두 인물의 변화를 따라가며, 꿈과 현실의 경계가 어떻게 흐려질 수 있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인생이 어떻게 달라질 수 있는지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다. 역시 스릴러의 대가 작가님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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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해피엔딩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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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소미는 가족을 잃고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곰 인형과 나누는 대화는 위로가 되어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곤 한다. 장난감 가게에서 만나는 사람들, 사건을 쫓는 형사, 장난감 가게 사장님 등 소미와 관련된 산발적인 이야기들이 서서히 연결되며 소미는 성장하게 된다

이 소설은 아픈 기억을 정면으로 마주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히 다독이며 말해 줍니다. 상처를 보듬고 치유하는 것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지우고 잊는 것도 방법이라는 것.
힘든 기억 속에서 허우적대기보다 과거는 과거로 두고 미래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어두웠던 과거 이야기를 포함하나 대부분 힐링되고 행복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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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걷는 여자 클래식 추리소설의 잃어버린 보석, 잊혀진 미스터리 작가 시리즈 6
메리 피트 지음, 최호정 옮김 / 키멜리움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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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추리소설의 매력을 가득 보여 준다. 문체가 옛스럽긴 하나 내용과 문체가 아주 잘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탐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과, 서술자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전하는 형식으로 구성되고 결국 현재와 이어지는 결말이 이색적이었다. 제3자가 들은 이야기를 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각 인물의 정확한 사정과 속내를 파악하기 어렵다. 누구나 범인이 될 수 있고, 독자가 상상하도록 밑밥을 깔았다고 생각한다.
빠른 속도감과 고전의 느낌을 낭낭하게 느낄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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