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움직이는 책이었습니다.철학이 어려운 사람들,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것 말고는 실천하기 어려운 것이 철학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습니다.스스로를 알아가는 과정, 언어에 대한 생각, 죽음에 관한 이야기까지 어느 부분 하나 거를 것이 없었습니다.
자기 전에 책을 들었는데, 마치 바로 옆에서 할머니가 책을 읽어주는 듯한 정겨운 느낌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딱딱한 미술사가 아니라서 훨씬 재미있게 읽혔어요. 작품과 작가에 얽힌 이야기뿐 아니라 ‘할미’의 생각과 조언도 담겨 있어서, 아이들과 함께 보면 더없이 좋을 것 같은 책이었습니다.유튜브 영상도 찾아봤는데, 보고 있으면 시간이 훌쩍 지나가더라고요. 정말 재미있습니다. 딱딱한 미술사가 지루하게 느껴졌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세요!
표창원이 추천한 범죄소설이라고 해서 바로 읽어봤다. 실제로 존재할 법한 연쇄살인자의 비틀린 심리를 현실감 있게 담아낸 작품이다. 단순한 욕망이 아니라 인체 구조에 대한 병적인 집착에서 비롯된 범행이라는 점에서, 범죄자의 사고방식에 오히려 납득이 갔다. 세상에는 정말 이해 불가능한 차원의 악이 존재하구나.검시관 랜은 특히 인상 깊은 인물이다. 여성 법의학자로서 사건 현장에 직접 나서고, 누구보다 집요하게 진실을 좇는다. 그녀의 과거를 알고 나면 그 태도가 더욱 놀랍고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정말 강인한 정신력을 가진 캐릭터다.작가가 실제 검시관이라는 점이 내용 곳곳에서 드러난다. 부검 장면이나 수사 과정이 지나칠 정도로 정교하고 현실적이다. <양들의 침묵>을 연상시키는 분위기 속에서, 미국 법의학 수사의 생생한 현장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스릴러를 좋아하고 약간 잔혹한 묘사에 거부감이 없다면 몰입해서 단숨에 읽게 될 책이다.
『아이들의 집』은 읽자마자 재독할 만큼 깊은 인상을 준 작품이다. 인물 이름이 ‘정사각형’, ‘가루’, ‘색종이’처럼 성별이나 특징을 알 수 없게 설정된 점에서, 작가가 편견 없는 시선을 유도하고자 했다는 의도가 느껴졌다.아이들의 실종, 종교 집단의 폭력성, 장애와 성소수자에 대한 포용 등 다양한 사회 문제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기괴하고 오싹한 분위기 속에서도 중요한 메시지를 잃지 않는다.작가는 아이들이 편견 없이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을 그린다. 그런 공간은 결국 어른에게도 필요한 이상향이다. 또, 행정 시스템의 비효율과 소외된 이들의 어려움을 조용히 짚는 장면들 역시 인상 깊었다.강하게 밀어붙이지 않고 담담한 문체가 매력적이다. 담담히 말을 던지듯 하지만, 그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