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의 카테고리가 추리 소설이라 '추리'에만 집중한다면 매력을 온전히 못 느낄 것 같다. 약간은 더 넓은 관점에서 스릴러 소설 정도로 생각하면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다.사람들이 모여 있고, 살인 사건이 발생하고, 범인을 찾아야 탈출한다. 이 클리셰가 들어가 있지만 나름 탄탄한 구조를 가지고 뻔함을 지웠다. 범인이 누구냐, 무슨 트릭이냐 이런 것에 너무 초점을 두고 보지 말고 흘러가는 스토리와 인물 관계를 보다 보면 종국에 반전이 마음에 들 것 같다. 특히 범행 동기에 관한 부분이 임팩트가 있었는데, 끝까지 봐야 즐길 수 있으니 긴 책이지만 끝까지 보시길.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공허함을 떠올렸다. 「할리와 로사」 속 인물들은 서로의 고향을 함께 여행할 정도로 가까우면서도, 끝내 본명조차 모른다. 「해변의 오리배」의 엄마와 딸과 콘서트 하나 함께 보지 못한다. 「최선의 합주」에서는 결혼식을 마친 오빠 부부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동생 사이의 간극이 그려진다. 세 편 모두 어딘가 쓸쓸하고 공허한 감정을 안긴다. 그런데 이 공허한 감정이 싫지 않다. 오히려 애잔하고 좋다. 이 책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다. 한 책에 이런 다양한 감상평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책이 굉장히 잘 읽힙니다. 여름날의 더위를 물러나게 할 만큼 잘 읽히는 스릴러를 찾고 있다면 추천합니다.할머니가 남기고 간 마늘밭에서 거액의 돈다발을 발견하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스포일러 없는 후기를 위해 사랑, 집착, 의심, 광기, 욕망 정도로 키워드를 압축해 봅니다.
더운 여름, 시원한 바다로의 휴가를 떠올리며 『언제라도 동해』를 읽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KTX 기차 창밖으로 펼쳐지는 바다, 조용한 동네 식당의 정갈한 한 끼,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과 바닷가 마을의 일상들이 눈앞에 펼쳐졌다. 직접 가지 않아도 풍경과 분위기를 따라가게 된다.동네 독립 서점에 들르는 재미도 있다. 큐레이팅된 책들을 보며 평소 접하지 못했던 독립 서적들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여행을 가면 한 곳씩 꼭 들러보는 편인데, 동해의 <여행책방 잔잔하게>는 특히 반가웠다. 여행을 가게 된다면 꼭 들러보고 싶은 곳이다.이 밖에도 동해를 여행하는 사람에게 너무나 매력적일 맛집과 문화 공간이 소개되어 있다. 읽으면서 여행하는 기분을 느끼고, 직접 가서 또 한 번 느끼면 얼마나 좋을까.
캐드펠 수사 시리즈 중 이 책을 가장 재밌게 봤다. 중세 시대 인물들이라 종교관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순종적인 모습만 보여주는데, 여기엔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말하는 인물이 등장하기 때문에 더 역동적이다. 그리고 사건 당사자들이 적극성을 보여주기 때문에 사건들이 더욱 흥미로울 수 있었다. 종교 논쟁이 조금 포함되는데, 캐드펠의 사고방식과 주교의 판단이 아주 마음에 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