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책을 읽으며 공허함을 떠올렸다. 「할리와 로사」 속 인물들은 서로의 고향을 함께 여행할 정도로 가까우면서도, 끝내 본명조차 모른다. 「해변의 오리배」의 엄마와 딸과 콘서트 하나 함께 보지 못한다. 「최선의 합주」에서는 결혼식을 마친 오빠 부부와,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못하는 동생 사이의 간극이 그려진다. 세 편 모두 어딘가 쓸쓸하고 공허한 감정을 안긴다. 그런데 이 공허한 감정이 싫지 않다. 오히려 애잔하고 좋다. 이 책의 매력이지 않을까 싶다.다른 사람들의 리뷰를 보니 다양한 의견이 있는 것 같다. 한 책에 이런 다양한 감상평을 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