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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그 천년의 이야기 - 상식으로 꼭 알아야
김동훈 지음 / 삼양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건축!!내가 느끼는 건축이라는 의미는
웬지 건축하면 딱딱하고 복잡하고 그러면서도 길을 지나다 팅빈 공터였는데 어느 순간
그 공터에 하늘높이 솟아오르는 건물을 보면 '와우~~~, 언제?'하는 탄성도 자아내게 하지만 그저 그걸로 끝나버리는 그런 정도의 의미라고나 할까?
솔직히 이 책 역시 어떤 수들의 나열 내지는 설계도의 그림들로 채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하였다.
나에게 건축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고층아파트와 공공기관의 건물들이 전부였다. 그래서인지 건축에 대한 별다른 흥미, 관심은 그다지 갖지 않았다. 적어도 이 책을 받고 읽기 전까진~~~~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알아갈수록 페이지를 넘길수록 감탄! 탄성! 그리고 굳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어떤 경이감마저 들었다.
건축과는 전혀 거리가 먼 나로서는 서양의 건축, 중세 기독교의 건축, 서양의 근세,근대 혹은 동양의 건축 양식 따위는 그다지 중요하게 다가오지 않았다. 그런데 책에 실려있는 건축물 하나하나를 만나면서 그 안에 담겨 잇는 그 시대 사람들의 생각, 발자취, 생활들이 고스란히 담겨져 전해져오는 듯한 느낌은 또 다른 감흥이라고 할까? 어떤 건축양식을 떠나서 새로운 앎이였다.
쿠푸왕의 피라미드를 보면 왕의 지휘아래 약 10만명의 인부들이 20년이상 걸려 완성하였으며 돌이 대략 230만개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피라미드는 왕의 무덤으로만 사용되었기 때문에 귀중한 왕의 유품들이 후세에 도굴꾼들에 의해 파헤쳐질 것을 우려하여 가짜 묘실까지 만들었다고 하니 과연 세계 7대불가사의의 하나 라고 할 만큼 손색이 없다.
'평화의 도시'라는 뜻의 예루살렘은 도시 전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유네스코세계유산으로 등재하는 유산은 표기할 때 그 유산을 소유한 나라 이름이 함께 표기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지만, 예루살렘은 나라이름을 표기하지 않는다. 물론 역사적인 이유가 있지만 역사를 넘어 예루살렘은 도시 그 자체가 세계 유산이자 인류역사의 현장이기 때문이다.
방어의 목적으로 세워진 아크로폴리스는 도시에서 가장 높은 곳에 지어져 '높은언덕에 세워진 도시' 라는 뜻으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성당으로 지어졌지만 현재는 박물관으로 이용되고 있는 아야소피아대성당 역시 그 웅장함과 규모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벨렘 탑 역시 나에겐 충격이였다. 바스코다가마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벨렘탑은 타호강 어귀를 지키는 요새로 바다와 강이 만나는 지점에 서 있는데 처음 탑을 만들때에는 물속에 아랫부분이 잠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 한다. 이유는 스페인의 지배에 대항하는 독립운동가,진보주의자 등 정치법들을 가두는 감옥으로 물이 들고 빠짐으로 고문을 하였다고하니 생각만 해도 몸이 으스스 떨린다.
그것도 잠시 만화속 예븐 공주들만 살 것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크렘린 궁을 보고 있으려니 저절로 마음이 편해지는 듯 하였는데 붉은 광장의 역사를 알게 되니 또 한번 움츠러들었다.

한편, 자신의 막강한 힘을 과시하기 위해 건물을 지은이도 있었는데 루이14세가 바로 주인공이다. 루이 14세는 파리의 루브르궁전을 대신할 궁전으로 아버지의 사냥용 별장이 있는 곳에 큰 궁전을 지었다. 이는 태양왕이라는 자신의 강력한 권력을 과시하고 귀족이나 관리들을 궁전안에 머물게 하여 자신에게 대항할 힘을 키우지 못하게 할 속셈도 있었다고 한다. 역시 프랑스의 태양왕 루이14세답다.
루이 14세가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궁전을 지었다면 사랑하는 아내를 위하야 궁전을 지은이도 있는데, 무굴제국의 제5대황제인 샤자한이다. 샤자한은 왕비 뭄타즈마할이 떠나자 국민들에게 2년동안 상을 치르도록 하고 왕비를 위해 타자마할을 지었다고 한다. 타지마할은 신 세계7대불가사의의 하나로꼽힐만큼 좌우대칭의 균형이 잘 잡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가운데 하나이다.
이 밖에도 물과의 투쟁의 역사를 안고 있는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 방어선(지구 온난화가 계속될 경우 암스테르담 방어선도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사라질 위기에 처한 곳 가운데 하나라고 한다.), 가우디의 건축물 구엘공원도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자연경관을 그대로 살린 위대한 건축물이다.
중국의 역사라 할 수 있는 만리장성과 자금성, 일본 불교건축의 대표격인 호류사 그리고 히메지성 역시 사진으로만 보아도 감탄이 저절로 나오는 건축물들이다. (실제로 가서 보면 그 장엄함에 압도될 듯 하다)
우리나라의 대표격 건축물로 석굴암과 불국사, 그리고 정조대왕의 정치적 뜻이 담기 수원화성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특히 서양의 건축물들만 보다가 우리 건축물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평온하고 그 부드러움이 더해지는 듯 하였다. 어쩌면 내 안에 같은 한민족이라는 의식이 깔려있어서 그런것이지, 아니면 우리것에 대한 자부심때문인지 정확히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이 밖에도 흙으로만 지은 아프리카의 건축물, 절벽을 파고 들어간 인도의 아잔타석굴, 프랑스 박물학자 앙리의 목숨을 건 탐험에 의해 발견된 앙코르, 폴로경기를 위해 만들어진 이맘광장, 건축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무려 3000명이나 되는 사람들을 노예시장에 팔고 완성된 미르아랍마드라사, 지금까지도 누가 세웠는지 신비에 싸인 페루의 마추픽추등등 정말로 많은 건축물들과 천년의 역사가 함께 고스란이 담겨 여행을 다녀온 듯한 느낌이라고 할까? 이 책을 읽고나서 달라진게 있다면 사진이나 혹은 매체를 통해 보이는 건축에 대하여 예전에는 단지 보이는 전체의 웅장함 혹은 놀라움이 전부였는데 이젠 그 안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호기심도 생기고 과연 저 안에는 또 어떤 역사가 숨겨있는지 궁금함이 생겼다면 너무 과장이고 억지일까? 그렇더라도 이 책을 읽고난 지금은 궁궁하다...정말 어떻게 그 많은 건축물들을 세우고 만들고 장식하고 깎았는지...그리고 그 사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받았는지...그리고 희생되었는지....그리고 지금 인류가 남긴 유산들을 잘 관리하여 후대에까지 남겨줄 수 있는지....
책을 덮은 지금 건축에 대하여 왜 상식으로 알아야 할 부분인지 조금은 이해가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