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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은하계 초공간 개발위원회의 프로스테트닉 보곤 옐츠다." 그 목소리가 말을 이었다. "모두들 분명 잘 알고 있겠지만, 은하계 변두리 지역 개발 계획에 따라 너희 항성계를 관통하는 초공간 고속도로를 건설하게 되었다. 애석하게도 너희 행성은 철거 예정 행성 목록에 들어 있다. 이 과정은 너희 지구시간으로 이 분도 걸리지 않을 것이다. 경청해줘서 고맙다." - P65

"모든 계획 도면과 철거 명령은 알파 켄타우리 행성에 있는 지역 개발과 너희 지구 시간으로 오십년 동안 공지되어 있었다. 그러므로 너희에게는 공식적으로 민원을 제기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이제 와서 야단법석을 떨기 시작해봐야 이미 너무 늦은일이다."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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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상상 속에서 수도 없이 불렀기에 낯설지 않은 존재의 이름이 구체적인 발음과 형태를 띠고 혀끝에서 흘러내리는 순간, 그는 이 유용한 도우미를 가족 비슷하게 맞아들이기로 결심했다. - P26

세상은 한 통의 거대한 세탁기이며 사람들은 그속에서 젖은 면직물 더미처럼 엉켰다 풀어지기를 반복하는 동안 닳아간다. 단지 그뿐인 일이다. - P29

"무엇이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손님의 뜻대로 하겠습니다.
검색 결과로는 그것을 듣는 사람들, 즉 남성들이 자신의 사회적관계나 생물학적 나이를 고려하지 않고 아저씨보다는 오빠를선호하는 비율이 높다고 나옵니다." - P33

혈연을 비롯한 모든 관계를 한순간에 잘라내는 도구는 예리한 칼날이 아니다. 관계란 물에 적시면 어느 틈에 조직이 풀려끊어지고 마는 낱장의 휴지에 불과하다. - P51

수많은 유추 행위를 통해, 주인이 직접 말하지 않은 것이라도 상황을 통한 짐작으로 종합하는 경지에 이른다. 그에 따라 늘어나는 경험과 지식의 질량은 그에게 필요치않은 무거운 털외투처럼 나날이 몸을 감싼다. 그러나 그 외투를벗고 가벼워져야 한다는 판단만은 들지 않는다. - P141

우주의 나이가 137억 년을 조금 넘나 그렇다. 그 우주 안의 콩알만한 지구도 태어난 지 45억 년이나 되고. 그에 비하면 사람의 인생은 고작 푸른 세제 한 스푼이 물에 녹는 시간에 불과하단다. 그러니 자신이 이 세상에 어떻게 스며들 것인지를 신중하게 결정하고 나면 이미 녹아 없어져 있지. - P184

시간적 재정적으로 유여한 중산층 이상의 이들이나 유언장 같은 걸 작성하고 재산 분배를 지시하며 변호인의 공증을 받을까, 웬만한 장년층은 그날 하루도 다른 날과 마찬가지로 온 힘을 다해 살아낼 수밖에 없으며 오늘도이렇게 지나가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상태에서 마지막을 맞을 것이다. 적어도 명정의 몇 안 되는 친구들은 자신의 삶 마지막의 모습에 별도의 주석을 달지 못했었다. - P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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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 중 전개 시점이 현재일 때 배우들은 가상의 벽을 지키면서 왼쪽 문을 통해서만 들어온다. 그러나 과거를 다루는 장면에서 이런 경계는 깨어지고, 등장인물들은 벽을 ‘통과해서’ 방을 드나들고 앞 무대로 나온다. - P5

윌리: 생각해 봐. 집을 사려고 평생 일했어. 마침내 내 집이 생겼는데 그 속에 사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거요.
린다: 여보, 인생은 버리며 사는 거예요. 항상 그런 거지요. - P7

린다: 소시민도 위대한 사람들처럼 지치긴 마찬가지야. 이번 3월이면 회사에서 일한지 서른여섯 해가 돼. 그동안 새로운 지역을 개척해서 회사의 노른자로 만들어 놨더니, 이제 늙으니까 봉급을 안 주는구나. - P35

윌리: 우습지 않아? 고속도로 여행, 기차 여행, 수많은 약속, 오랜 세월, 그런 것들 다 거쳐서 결국엔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더 가치 있는 인생이 되었으니 말이야. - P63

찰리: 윌리는 세일즈맨이었어. 세일즈맨은 인생의 바닥에 머물러 있지 않아. 볼트와 너트를 짜 맞추지도 않고, 법칙을 제시하거나 치료약을 주는 것도 아니야. 세일즈맨은 반짝이는 구두를 신고 하늘에서 내려와 미소 짓는 사람이야. 사람들이 그 미소에 답하지 않으면, 그게 끝이지. 모자가 더러워지고, 그걸로 끝장이 나는 거야. 이 사람을 비난할 자는 아무도 없어. 세일즈맨은 꿈꾸는 사람이거든. 그게 필요조건이야. - P95

린다: 여보. 오늘 주택 할부금을 다 갚았어요. 오늘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집에는 아무도 없어요. 이제 우리는 빚진 것도 없이 자유로운데. 자유롭다고요. 자유롭다고요. 자유……. - P95

이 시기는 제1차 세계 대전 이후 1929년 대공황 직전으로, 미국이 세계의 자본가로 득세하던 시절이기도 했다. 활발한 물자 생산은 그것을 수요자와 연결하는 세일즈맨을 필요로 하였고, 세일즈맨은 얼마나 발이 넓고 선을 잘 대어 바이어와 연결을 잘할 수 있는지, 바이어에게 얼마나 좋은 인상을 주어 높은 실적을 올릴 수 있는지에 따라 인정받거나 도태되었다. - P97

비극을 적극적인 영웅의 극, 그러나 지나가 버린 시대에만 가능한 극이 아니라 지금 여기 소시민에게도 가능한 극 개념으로 살려 내고 있는 것이다. - P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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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농업의 도래와 함께 비로소 인간의 마음속 극장에서 미래에 대한 걱정은 주연배우가 되었다. - P153

역사란 다른 모든 사람이 땅을 갈고 물을 운반하는 동안 극소수의 사람이 해온 무엇이다.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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